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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태 직론직설

【박성태 칼럼】 삼성전자 총파업만은 안된다. 노사 손잡고 세계1위 기업 만들어 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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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반도체 산업의 심장부인 삼성전자가 창사 이래 최대의 위기 국면에 직면했다. 오는 5월 21일부터 예고된 총파업은 단순히 노사 간의 임금 협상을 넘어, 글로벌 반도체 패권 경쟁이 격화되는 시점에서 국가 경제의 근간을 흔들 수 있는 중대한 변곡점이 되고 있다. 지난 23일 평택캠퍼스에 집결한 4만여 명의 조합원이 외친 성과급 제도 투명화와 상한제 폐지는 단순한 금전적 요구를 넘어선, 조직 내 뿌리 깊은 ‘불신’의 발로라는 점에서 사태의 엄중함이 크다.

 

“사측에 무리하게 돈을 달라는 것이 아니라, 성과급이 어떻게 책정되는지 투명하게 알기를 원한다”는 노조의 핵심 요구사항은 공정한 보상 시스템에 대한 정당한 권리 주장이라는 측면에서 나름의 타당성을 지닌다.

 

특히 경쟁사인 SK하이닉스가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 재원으로 고정하고 상한을 폐지하며 산정 기준을 단순화한 사례는 삼성전자 직원들에게 뼈아픈 상대적 박탈감을 안겨주었고 결국 노조 총파업이라는 강수를 두게 되었다.

 

하지만 파업이라는 수단이 가져올 결과는 노사 모두에게 가혹하다. 업계와 학계는 삼성전자 노조의 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단순한 생산 차질을 넘어 글로벌 공급망과 시장 지위까지 흔들릴 수 있다는 경고를 하고 나섰다.

 

업계에 따르면 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생산 중단으로 인한 일일 손실액만 약 800억 원에 달하며, 1개월 이상의 장기 파업 시 누적 영업이익 손실은 최대 10조 원 내외에 달할 수 있다. 이는 반도체 공정 특상 라인이 단 하루만 멈춰도 수율을 회복하는 데 최소 3개월에서 최대 6개월이 소요되는 구조적 특성 때문이다.

 

더욱 우려되는 점은 재무적 손실보다 치명적인 ‘보이지 않는 비용’이다. AI 반도체 패권 경쟁의 승부처인 HBM(고대역폭메모리) 시장에서 TSMC나 엔비디아와 같은 글로벌 파트너사들이 리스크 분산을 위해 대체 공급선을 확보하기 시작하면, 삼성전자의 글로벌 점유율 하락은 불가피하다. 파업이 길어질수록 핵심 인재의 유출과 브랜드 신뢰도 하락이라는 ‘크리티컬 존(Critical Zone)’에 진입하게 되며, 이는 결국 성과급의 재원인 영업이익을 스스로 깎아 먹는 역설적인 상황, 즉 ‘구조적 모순(Structural Paradox)’을 초래하게 된다.

 

이제는 감정적 대립이나 ‘맞불집회’식 대응을 넘어, 노사가 머리를 맞대고 지속 가능한 해결책을 설계해야 할 때다.

 

사측은 첫째, 성과급 산정 체계의 전면적 개편을 서둘러야 한다. 기존의 EVA(경제적 부가가치)방식을 고집하기보다 산정 공식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분기별로 성과 예측 가능성을 제공함으로써 정보의 불투명성에서 오는 불신을 원천적으로 제거해야 한다.

 

둘째, 사업부별 특성을 반영한 합리적 보상 리포트 공유가 필요하다. DS(반도체), MX(모바일) 등 각 사업부의 실적 기여도와 자본 투입 특성을 고려한 독립적인 성과급 풀을 설계하고, 이를 데이터 기반으로 직원들에게 충분히 설명해야 한다.

 

셋째, 상시적 노사 파트너십 구축이다. 쟁의가 발생했을 때만 협상 테이블에 앉는 것이 아니라, 글로벌 시장 점유율과 수율 현황 등 핵심 데이터를 정기적으로 공유하며 ‘위기의 공동체’라는 인식을 확산시켜야 한다.

 

노측은 반도체 호황으로 인한 영업 최대 이익이 마치 자신만들의 공로인 듯한 모양새를 취하면서 ‘그들만의 잔치’를 벌이겠다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귀 기울여야 한다. 노조가 요구하는 성과급 액수가 경쟁사인 SK하이닉스에 비해 적지만 일반 직장인들이나 자영업자, 소상공인들이 생각할 때는 평생 모아할 정도의 액수라는 것을 모를 리가 없다.

 

SK하이닉스·삼성전자 직원 16만 명이 ‘로또’ 수준의 성과급을 받는 동안 중소기업·협력사 직장인들의 박탈감은 삼성노조가 느끼는 박탈감보다 백배 천배 더하다.

 

사상 최대 순익을 기록한 TSMC가 올해 설비투자에 82조 원 쏟아붓기로 했다는 소식은 귓전으로 흘려버릴 얘기가 아니다.

 

대한민국 수출 비중의 37.3%를 차지하는 반도체 산업에서 삼성전자의 위상은 독보적이다. 노사는 이번 사태를 단순한 비용 지출과 요구의 문제로 보지 말고, 이번 사태를 계기로 공정한 보상과 기업의 성장은 서로를 견인하는 엔진이라는 점을 깨닫고 슬기롭게 대처해야 한다.

 

AI 시대라는 거대한 파고 앞에서 노사가 서로의 손을 잡고 ‘세계 제1의 기업’으로 성장해 나가기를 바란다.

 

글쓴이=시사뉴스 박성태 대기자

 


 

 

배재고등학교 졸업

연세대학교 졸업 행정학  박사   

전 파이낸셜뉴스 편집국 국장  

전 한국대학신문 대표이사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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