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정기 기자]
사모운용사 옵티머스자산운용의 사모펀드 중 390억원 규모가 환매 중단되면서 라임 사태의 초기 양상과 흡사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환금성이 낮은 폐쇄형 펀드 상품을 통해 투자자와 판매사를 속인 의혹이 비슷하지만 라임과 달리 다른 금융투자회사와의 공모 여부까지 알려지진 않아 금융감독원의 현장 검사 귀추가 주목된다.
2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4월말 기준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의 전체설정잔액은 5565억원이다.
판매회사별로는 NH투자증권이 4778억원(85.86%)로 가장 많고, 한국투자증권 577억원(10.37%), 케이프투자증권 146억원(2.63%), 대신증권 45억원(0.81%), 한화투자증권 19억원(0.34%)으로 나타났다.
이 중 현재 환매가 중단된 것은 ‘옵티머스 크리에이터 채권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 제25호, 26호’이다. 환매 연기 금액은 NH투자증권이 217억원, 한국투자증권이 168억원으로 총 385억원 규모다.
옵티머스운용의 펀드들은 주로 3·6·9개월의 만기로 구성됐으며, 목표수익률을은 연 3~4%였다. 특히 6개월짜리 상품이 주를 이뤘다. 이로 인해 반년만에 3%의 수익률을 볼 수 있다는 강점이 투자자를 자극했다. 또 만기 상환이 원활하게 이뤄지면서 판매 급증으로 이어졌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동안 옵티머스운용은 2403억원을 상환했고, 올해에도 2766억원을 상환했다.
문제는 부실 사모사채를 편입해놓고 공공기관 매출채권을 양수도한 것처럼 계약서를 위조해 펀드를 운영해왔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이에 대해 옵티머스운용은 딜 소싱 과정을 맡았던 법무법인이 채권을 위조했으며 판매사와의 대책회의에서 이를 시인했다고 입장을 표명했다.
이를 감안하면 전문가들은 환매 중단의 규모가 더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 드러난 이야기를 감안하면 손실 규모가 더 커지는 것은 기정사실"이라며 "최악의 경우 전액 손실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남은 건 투자금을 얼마나 회수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로 인해 판매사들은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현재의 제도상으로는 사모펀드의 자산(채권) 편입을 확인하는 프로세스에 구멍이 있다는 것이다. 사무수탁사인 예탁결제원은 운용사의 지시에 따라 종목을 입력하고 펀드 기준가와 수익률을 산출하는 역할만을 하고 감시나 관리의 기능이 없다. 이로 인해 판매사들은 예탁결제원이 만든 펀드명세서를 통해 채권 자산 편입을 확인할 수 밖에 없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이건 티슈진과 똑같은 상황"이라며 “판매사의 책임도 있지만, 사모펀드의 프로세스에 대한 대책도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