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민재 기자]
12일 국회에서 열리는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원자력발전소 부실 점검 등 안전 문제가 도마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과방위는 원자력안전위원회,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한국원자력통제기술원, 한국원자력안전재단, 한국수력원자력 등을 대상으로 질의를 진행한다.
앞서 원안위는 제9호 태풍 '마이삭'과 제10호 태풍 '하이선'의 영향으로 소외전력계통에 문제가 발생했던 원전 8기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당시 월성 2·3호기, 고리 3·4호기, 신고리 1·2호기 등 6기가 자동 정지됐다. 태풍으로 원전이 멈춘 것은 2003년 '매미' 이후 17년 만이다.
원안위는 변압기 관련 설비가 태풍에 실려 온 염분에 노출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재발 방지를 위해 관련 원전의 주변압기, 대기변압기, 계기용변성기 등 구간을 밀폐 설비로 변경하는 등 외부 노출부를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태풍 등 자연재해 영향 범위를 고려해 사전에 출력 감발 또는 예방적 가동 정지 등 안전한 원전 운영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원전 주변 드론 불법 비행에 대한 질의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
과방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삼희 의원이 원안위와 한국원자력통제기술원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지난 5년간 원전 주변 불법 비행 드론 적발 건수는 총 26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9건은 조종자를 발견하지 못해 처벌조차 하지 못했다.
김 의원은 자료를 통해 "드론 불법비행에도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은 사례는 원전 방호의 새로운 허점"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원안위는 "원전부지 내로 불법 침입하는 드론 위협에 대한 탐지·무력화 방안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장비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한수원은 자체 분석평가 결과를 통해 소형 드론의 공격에도 원자로 격납건물 등 주요 건물은 치명적 손상 없이 건전성을 유지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원전 사이버 보안의 취약성에 대한 지적도 제기된다.
과방위 소속 양정숙 의원이 한수원과 원자력통계기술원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최근 5년간 한수원에 발생한 해커들의 해킹 시도는 지난 9월까지 총 527건으로 집계됐다.
이에 대응하기 위한 한수원 내 사이버 보안 담당 인력은 현재 85명이다. 또한 원자력통제기술원의 사이버 보안 관련 인력은 14명이며 이들이 국내 원자력 시설 30기를 담당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해외의 경우 사이버 보안 인력이 담당하는 1인당 원자력 시설은 일본 1.0기, 미국 1.7기, 프랑스 0.6기, 영국 1.1기 수준이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는 1인당 2.2기로 상대적으로 많은 시설을 맡고 있다.
양 의원은 "원전 시설의 사이버 보안 인력을 현 상태로 유지할 게 아니라 보안시스템 강화를 위한 전문인력을 확충하는 데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과방위 국감은 처음으로 '종이 없는 국감'으로 진행된다.
회의장 내 기관 업무보고서는 사라지고 대신 이메일, USB를 활용해 사전에 발송하기로 했다. 의원들은 각자 자리에 설치된 개별 PC를 통해 파일을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