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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이화순의 아트&컬처] 사진작가 고경대 "제주 담으며 아버지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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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까지 경복궁아트카페 ‘담(談)’서 개인전
부친 고영일 사진 연구하며 작품세계 넓혀
고영일 사진 상설전시실 오픈 예정

 

안방 화장실을 암실로 썼던 아버지. 그 아버지를 이해하지 못했던 아들은 훗날 아버지의 길을 걷게 된다.

‘고영일 사진 따라하기’로 유명한 고경대 사진작가(62).  30일까지 서울 효자로 19 경복궁아트카페 ‘담(談)’에서 사진전 <오름 가는 길>을 열고 있다. 

 

전시 공간에 들어서는 순간, 제주의 청정한 자연과 시원한 바람, 저녁 노을 속에 빠져들게 된다. 제주 구좌읍 오름을 파노라마 기법으로 촬영해 무광 매트지로 인화한 작품 23점이 걸려있다. 담 카페는 미술 전시장을 겸한 곳이다.   

 

 

어릴 때부터 생활사진에는 줄곧 노출돼 있었던 고경대 작가가 사진에 본격 입문한 지는 9년여. 2011년 SLAP 생활 사진가 양성 훈련 프로그램을 수료하고서야 본격적으로 사진 작가의 길에 나섰다. 2013~2014년 사진 집단 ‘꿈꽃팩토리’ 단체전에 출품했지만, 그의 이력을 가만히 보면 범상치 않은 전시 기록을 발견하게 된다.

 

2015년 이후 아버지 고경일의 발자취를 따라간 아들의 전시를 만나게 된다.  2015년 서울 충무로의 갤러리 브레송에서 첫 개인전으로 고영일-고경대 사진전 <부전자전>(2015)을 연다. 이어 <이추룩 변헌 거 보염수과? 1960-2017> 개인전(2017), <이추룩 변헌 거 보염수과?-서귀포> 전(2018) 등으로 본격적으로 ‘고영일 사진 따라하기’를 보여왔다. 그야말로 ‘부전자전’인 셈이다.

 

아버지 고영일(1926-2009)은 사진집 ‘1960년대 제주사진’(1997), 추모사진집 ‘제주의 속살’(2011) 등을 낸 제주사진역사의 산증인이었다. 제주신문사 편집국장 등을 지내면서 1960~1970년대 고향 제주의 풍광과 사람들을 흑백사진으로 남겼다. 암 선고를 받고 83세로 사망하기까지 시간만 나면 발길 닫는대로 제주와 제주 사람들을 카메라에 담았다. 

 

 

아들 고경대의 전시명 <이추룩 변헌 거 보염수과?>는 ‘이토록 변한 거 보이십니까?’란 제주도 말. 아버지 고영일이 찍은 1960~70년대 제주 사진을 40여 년 후 같은 곳을 찾아 찍는 작업을 하고 있다. ‘고영일 사진 따라하기’란 이름 아래 아버지의 사진에 생명을 불어넣는 오마주 작업을 하고 있는 것이다.  

 

40여년 서울생활 후 제주로 낙향

 

작가는 초등학교 2학년때 상경한 이후, 서울 생활을 하다 2014년 고향 제주로 내려갔다. 제주 사진가들과 부친의 추모사진전을 준비하다가 아버지의 사진에 쏙 빠지게 됐고, ‘내가 해봐?’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사진도 2011년 배웠다. 2013년 어머니까지 아버지 곁으로 가면서 제주도로 낙향을 결정했다.   

 

부모님을 모두 잃은 50대 중후반의 고아는 그 허한 가슴에 아버지의 사진을 보고 또 보다가 카메라 한 대 둘러메고 사진 속 현장을 찾기 시작했다. 어쩌면 아버지를 찾기 위해서였을 것이다. 그렇게 고경대의 제주 사진은 시작됐다. 
 

 

 

이번 사진을 위해 그는 새벽에건 밤이건 걷고 또 걸으며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고 한다. 특히 해가 뜨면 공기가 달라지기에 작가는 2014년부터 5년간 구좌읍 중산간에 살면서 촬영을 했다. 그러던 어느날, 중산간 벌판 길에서 오름을 배경으로 빛과 바람과 구름이 만드는 그림을 발견하게 된다. 

 

작가는 제주가 고향이지만, 서울에서 40여년 살다 낙향했기에 그는 제주의 황홀경에 깊이 빠져들었다고 말한다. 

“전날 아무리 요란한 비바람이었더라도 여명의 시간에 중산간 벌판에 서면 언제 그랬냐는 듯 캄캄한 적막함이 가득합니다. 멀리 오름 위로 해가 뜨면 사방에 온몸을 휘감는 센 기운이 갑자기 휘몰아칩니다. 그 찰나, 그 그림을 놓치지 않으려고 매일 벌판에 나가 그 광경을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한라산과 그 무릎맡에 옹기종기 모여있는 오름들, 그리고 그 사이로 펼쳐지는 여러 모양의 밭담과 빛과 바람이 그려내는 하늘 그림들이 가득한 구좌 중산간 지경. 여름에는 새벽 4시반, 겨울에는 새벽 6시에 홀린 듯 제주와 사랑에 빠졌다.

 

자신의 본업을 ‘고영일 사진 따라하기’라는 그는, 이번 전시에서는 관객들이 자신처럼 제주의 ‘오름 가는 길’에 한번 빠져보길 권한다.  

 

고경대 작가는 “앞으로 20~30년 후 누군가 제가 한 작업 방식을 이어서 그만의 사진을 찍는 후배가 나오면 참 재미있을 것 같다”라며 “가족이 아니어도 제주를 기록해주는 누군가가 나오면 좋겠다”고 말했다. 

 

재단법인을 만들고 아버지 이름을 건 상설전시실을 열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제주시 건입동에 한창 막바지 작업을 하는 중이다.

 

제주 출생인 고경대 작가는 동국대와 성균관대에서 출판 및 신문방송학으로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고, 한국출판인회 사무국장과 동국대 언론정보대학원 겸임교수 등을 지냈다. 제9대 제주문화예술재단 이사장을 지내다가 지난해초 건강상의 이유로 사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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