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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기부와 결혼해 사랑하고 배우며 아름답게 살아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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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대구의 테레사 수녀’ 박언휘 종합내과 박언휘 원장

[시사뉴스 강성태 기자] ‘빈자(貧者·가난한 사람)의 어머니’ 마더 테레사 수녀(Mother Teresa)는 가난하고 병든 사람과 버려진 어린이들을 위해 평생을 나누고 봉사하는 삶을 살았다. 1979년 노벨평화상 시상식 때의 일화는 두고두고 회자되고 있다. 당시 시상식에서 “이 상금으로 빵을 몇 개 살 수 있을까요?”라고 나지막이 읊조리던 그녀는 시상식 만찬을 거부하고 그 비용과 상금을 빈자들을 위해 썼다.

 

테레사 수녀를 롤모델로 꼽는 박언휘 종합내과의 박언휘 원장의 삶 역시 이에 못지않다. 고액기부자모임인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인 박 원장은 소외된 이웃을 위해 평생을 봉사하며 살았고, 지금도, 또 앞으로도 그렇게 살 거란다. 지역 언론에서 ‘때가 되면 기부’라고 표현할 만큼 봉사와 희생이 몸에 뱄다. ‘대구의 테레사 수녀’로 불리는 이유다. 인생 후반기도 봉사와 기부로 결혼해 사랑하고 배우며 아름답게 살아가겠다는 박 원장을 시사뉴스가 만났다.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다들 힘든데 소외된 이웃을 위해 도움을 주고 있다. 특별한 계기가 있나.

 

어려서 부친의 사업실패로 매우 힘들었는데, 그때 장애인과 다문화가정, 그리고 소외계층의 삶을 보면서 반성하며 희망을 얻어 저의 꿈을 이루게 됐다. 당시 내 삶의 용기를 북돋아 준 그들에게 미미하지만, 돌려드리는 것뿐이다. 특히 대구지역에서는 처음으로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이웃들을 위해 천만 원을 구청에 기부했는데 뒤이어 나눔을 실현하는 기부행렬이 이어졌다. 따뜻하고 훈훈한 정은 나누는 사회를 만드는데 이바지한 것 같아 뿌듯했다.

 

또 장애인직업 재활 시설인 ‘숲 중증장애인 다수고용사업장’에 코로나19 마스크를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갖추도록 천만 원을 기부했다. 이곳에서 생산된 마스크는 현재 KF94 인증은 물론 대구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 제조업 허가도 받았다. 코로나19 예방은 물론, 장애인 일자리 고용 창출에도 도움을 준 것 같아 기뻤다.

 

 

지역 언론에서 ‘때가 되면 기부’라는 재밌는 제목으로 미담을 소개한 게 눈에 띈다. 때마다 기부한다는 게 쉽지 않은데.

 

설, 추석 등 명절은 물론 예기치 않은 재난까지 그렇게 우리 사회는 매년 다사다난한데 도움의 손길은 그에 못 미친다. 어렵고 소외된 이웃들이 아프지 않아야 우리 사회도 아프지 않고 건강해진다. 우리는 이미 그런 아픔을 처절하게 경험했다. 지난 2003년 2월 18일 총 12량의 지하철 열차가 불에 타고 승객 192명이 사망한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다. 대구 상인동 가스 폭발 사고와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 이후 최대 규모의 사상자가 발생한 사건이었다.

 

두 번 다시 떠올리기 싫은 그 날의 참사는 뇌병변장애와 심한 우울증을 앓아온 50대 장애인이 신변을 비관해 방화한 것으로 밝혀져 사회적인 충격을 안겼다. 우리 사회가 조금만 더 그들의 아픔을 헤아려줬다면 그런 참사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미약하지만 그렇게 나눔을 실천하다 보니 ‘때가 되면 기부’를 하게 됐고, ‘아너소사이어티(honor society)’에도 가입하게 됐다.

 

 

그동안 봉사활동을 하면서 기억에 남는 게 있으면 소개해 달라.

 

소록도에서 한센인 어르신들 가정을 찾아다니면서 건강 보조식품을 드리고, 뻥튀기 기기 돌리며 뻥 소리와 함께 뻥튀기 과자 나눠 먹으며 자유롭게 소통하는 것이 기억에 생생하다. 처음 소록도에 발을 디뎠을 때 일그러진 그들의 모습에 참으로 가슴 아팠다. 얼굴과 손발, 어느 한 곳 멀쩡한 곳 없이 섞고 문드러져 고통스러워했다. 그런 그들과 함께 울고, 아프고, 때론 웃으면서 생활했는데, 그 속에서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면서 보람을 느꼈다.

 

장애인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의료봉사를 할 때였다. 대구 빈민가의 한 할머니께서 자신의 병세와는 상관없는 약을 계속해서 타갔다. 알고 봤더니 아들이 아파서 대신 약을 타가는 것이었다. 할머니와 함께 아픈 아들이 있는 곳을 찾았다. 건장한 성인도 힘들 법한 산꼭대기 빈민가 옥탑방에 35세 된 아들이 누워있었는데, 이불을 걷으니 살이 썩고 문드러져 다리가 잘려나간 상태였다. 찰나의 순간이었지만 참 많은 생각이 들었다. ‘찾아오는 환자들은 그나마 낫구나’하는 생각과 함께 그동안 참 안일하게 봉사활동을 했던 자신을 반성하게 됐다. 그때부터 장애인들의 아픔을 들여다보고 함께 치유하고, 그들과 하나가 되려고 노력했다.

 

보이는 게 조금은 다른 그들과의 첫 시작은 어색하고 불편했다. 하지만 그런 편견이 깨지는 데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단지 몸이 불편할 뿐이지 오히려 비장애인 보다 긍정적이고 능력도 많다는 알게 됐다. 그러면서 무료 의료봉사, 국제휠체어 마라톤대회, 지체장애인 바다체험 등 다양한 활동을 지원하게 됐다. 봉사활동을 하면서 만난 장애인들이 장애인복지관을 많이 이용하는 것으로 보고, 이들이 더욱 편리하게 복지관을 이용할 수 있도록 차량을 개조하는데 지정 기탁을 하기도 했다.

 

다양한 분야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지만, 안타까운 것은 장애아동의 경우 치료에 대한 조기개입이 보다 빨리 이뤄진다면, 아동뿐만 아니라 보호자의 삶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장애 예방을 위한 조기 치료에 많은 관심을 두게 됐다. 앞으로는 조기개입을 위한 검사비 지원, 재활치료비 지원 등을 통해 장애아동들이 더욱 나은 환경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봉사활동 이력 중 눈에 띄는 게 죄다 남들이 꺼리는 오지다. 백두산 독도 제주도 등 그 먼 곳을 일반인도 아닌 장애인들과 함께했는데 힘들지 않았나.

 

오지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내가 필요한 곳을 찾다 보니 그곳이 오지였다. 봉사활동은 오지, 험지, 천재지변 지역 가릴 것 없이 다 같다고 생각한다. 생각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장애인들과 함께하는 봉사는 힘들기보다는 기쁘고 보람된 일이다.

 

마음먹기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한센병 전념 우려도 있는 소록도 자원봉사 역시 쉬운 게 아니다 어땠나.

 

40여 년간 한센인을 돌본 소록도 천사 간호사 마리안느와 마거릿, 너무나 훌륭한 일을 해오셨기에 노벨평화상을 추천 100만 명 서명운동까지 달성했는데, 이분들에 비하며 저의 자원봉사활동은 미미하며 쉽고 어렵다는 표현 자체가 무색하기만 하다. 아직도 일부에서는 한센병은 옮기는 것으로 알고 그곳을 찾는 것을 꺼리는데, 인식개선이 필요하다고 본다. 나균은 정복됐고 치료제도 개발돼 소록도의 일상은 아름답고 평온하다.

 

 

학교폭력에도 관심이 많다. 얼마 전에는 학폭피해자가족협의회에도 적지 않은 성금을 전달했다.

 

학창시절 나 스스로가 왕따였다. ‘공부 잘해서’, ‘선생님이 사랑해줘서’ 등등 이런저런 이유로 따돌림을 당했다. 덕분에 공부에만 매진하면서 꿈을 이뤘지만, 그들의 마음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학교폭력이 언론에 많이 등장하고, 또 쟁점이 되면서 관심을 받고 있지만, 정작 피해자 마음의 상처와 그 이후 어려움에 대해서는 제대로 헤아리지 못하는 실정이다. 그래서 늘 안타까웠다.

 

항상 마음 한쪽에 학교폭력 피해자들의 심리적 건강을 치유하는 데 일조하고 싶었는데, 때마침 학교폭력피해자 가족협의회라는 단체를 알게 돼 기쁜 마음으로 도울 수 있었다. 학교폭력 피해자를 줄이기 위해서는 예방이 중요하기에 예방프로그램도 함께 만들어 갈 생각이다.

 

또 올해 초에는 학교 밖 청소년기관에도 기부해 학교 밖 청소년 방송국을 만들어 학교 밖에서도 학교 안에서와 같은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했다. 앞으로는 학교 밖 청소년의 진로, 취업까지 고민하고, 이들이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봉사활동 이력이 워낙 특출해 모든 질문에 한곳에 몰렸다. 의사로서 박언휘 원장을 소개한다면.

 

저의 다양한 봉사활동을 높이 평가해줘 감사드린다. 대구광역시 시민상도 받았고, 국가에서 인정해줘 청와대에서 대통령께서 직접 상도 수여해줬다. 더 많이 봉사의 소임을 다라는 뜻으로 알고 앞으로 남은 삶을 의료적 봉사역량에 쏟을까 한다. 좌우명이기도 한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는 삶’을 위해 자신을 엄하게 다스리면서 의사로서 소임을 다하겠다.

 

왜 의사가 됐나.

 

제가 태어난 곳이 우리나라에서 가장 작은 기초자치단체 울릉군이다. 섬이다 보니 모든 것이 열악한 지역이다. 날씨가 궂으면 아예 육지로 나갈 수 있는 교통수단(배)까지 끊기게 돼 위급한 환자가 발생하면 환자를 돌볼 수 있는 병원이 없어 더 위기에 빠지거나 목숨을 잃는 상황이 발생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 과정들을 어릴 때부터 목격해 성장하며 반드시 의사가 되겠다는 결심을 굳히게 됐다.

 

의사로서의 삶에 만족하나.

 

어렸을 때 5대 성인의 반열에 오른 테레사 수녀의 삶을 책을 통해서 접한 후 내가 잘할 수 있는 게 무엇이 있을까 생각했다. 의사로서의 삶에 만족하면서 봉사와 기부의 길로 인생을 멋지고 아름답게 살아가겠다.

 

 

신념과 철학이 있다면.

 

춘풍추상(春風秋霜). 다른 사람에게는 온유한 사랑으로 대하면서 자신에게는 철저하고 엄하게 대하겠다. 조부와 선친의 독립운동가의 후손으로서 국가와 민족의 번영 발전을 위해 매일 매일 반성하며 살아가고 있다.

 

첫째 배려를 가장한 격리나 방치, 포기는 하지 않았는지, 둘째 알려야 할 위치에 있으면서 가르치려고 하지 않았는지, 또 알 권리를 권력으로 이용하려 하지 않았는지, 셋째 봉사를 해야 할 자리에 있으면서 혜택을 누리려고 하지 않았는지, 넷째 의무나 책임을 져야 할 자리에 있으면서 책임과 의무를 돌리거나 회피하려 하지는 않았는지 등을 돌아본다.

 

 

신념과 철학을 지키기 위한 노력이 있다면.

 

춘풍추상의 마음으로 위 네 가지 사항을 실천하기 위해서 반성하며 의사로서의 권위를 갖지 않도록 하고 늘 내원자들과 소통하며 의견을 존중하며 다양한 인성을 배움으로 쌓아가고 있다.

 

마지막으로 시사뉴스 독자에게 한 말씀 부탁드린다.

 

먼저 시사뉴스에서 취재에 해 줘서 감사드린다. 봉사와 기부의 형식은 다르지만, 저보다도 훌륭한 분들이 곳곳에 많이 있을 것이다. 늘 부족하다는 생각으로 다양한 세상을 배워가고 있다. 저의 인생 후반기는 봉사와 기부로 결혼해 사랑하고 배우며 아름답게 살아가겠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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