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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시장 상황 반영 못한 규제 남발로 집값·전셋값 동시 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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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에 내성 생겨 규제 강할수록 집값 급등…정부 정책 불신 커

 

[시사뉴스 김성훈 기자] 정부의 잇단 '집값 고점' 경고가 무색할 만큼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집값 상승세가 좀처럼 꺾일 기미가 없다.

 

서울과 수도권 아파트값은 각각 2년 11개월, 9년 3개월 만에 역대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정부가 다양한 규제 대책을 쏟아냈으나, 집값은 안정되기는커녕 다시 상승세를 키우고 있다.

 

특히 서울은 재건축 기대감이 커지면서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신고가 경신이 잇따르고, 경기와 인천 등에서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등 교통망 개발 호재가 있거나 상대적으로 그동안 저평가된 단지들이 강세를 보이면서 집값 상승을 이끌고 있다.

 

정부 경제수장들은 집값이 이미 고점이라며 추격매수를 자제하라는 경고했다. 앞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이어 주무부처 장관인 노형욱 국토교통부장관도 으름장을 놓았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30일 "서울 지역의 주택가격이 고평가됐을 가능성이 높아 수요자들의 합리적인 판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홍 부총리는 이날 제25차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 "지난주(22일) 한은이 금융안정보고서에서 서울지역 주택가격이 장기추세를 상회해 고평가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지난달 3일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도 집값이 향후 하락할 수 있다고 한 차례 경고한 바 있다.

 

한국은행이 공개한 금융안정보고서에서 따르면, 향후 과도한 레버리지가 주택가격의 하방 리스크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했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 대비 주택가격과 GDP 대비 민간신용 등을 토대로 분석했을 때 소득과 괴리된 주택가격 상승이 장기화하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또 노형욱 국토부장관은 오는 21일 취임 100일을 앞둔 노형욱 국토부 장관은 지난 1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국토부 출입기자단과 만난 자리에서 "과거에도 역사적 경험했지만, 산이 높으면 골이 깊다"며 "집값이 영원히 오를 수 없고 가다가 등락할 텐데 많이 올라간 게 폭이 크면 깡통전세, 대출 상환 부담이 커지는 문제 등이 생긴다"고 우려했다.

 

노 장관은 지난 5일 이어 재차 집값 고점을 경고하며 "집값을 어느 정도 추세선으로 안정되게 유지하는 게 정책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정부의 잇따른 고점 경고와 주택 공급 확대 신호는 별다른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집값 안정은커녕 집값 폭등으로 인한 피로 누적과 양도소득세 중과 등에 따른 매물 잠김으로 거래가 사실상 끊겼으나, 일부 단지에서 신고가를 경신하는 사례가 잇따르는 '거래 절벽 속 집값 상승 기조'가 굳어지는 양상이다.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 주간 상승률이 5주 연속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주택시장 동향 자료에 따르면, 이달 셋째 주(16일 기준) 수도권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0.40% 올라 전주(0.39%)보다 오름폭이 커졌다.

 

수도권 아파트값은 지난달 둘째 주부터 5주째(0.32%→0.36%→0.36%→0.37%→0.39%→0.40%) 통계 집계 이후 최고 상승률을 경신하고 있다.

 

경기도 아파트 매매가격은 0.50% 오르며 지난주(0.49%)에 이어 최고 상승률을 다시 한 번 갈아치웠다. 시흥시(0.64%)는 은계지구 및 정왕동 내 상대적 중저가 단지 위주로, 안산 단원구(0.52%)는 고잔·초지동 역세권 인근 주요 단지 위주로 상승세가 뚜렷했다. 또 양주시(0.46%)와 남양주시(0.43%)도 신축 대단지와 역세권 위주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교통접근성 개선 기대감과 집값 저평가 인식으로 매수세가 지속되면서 경기도 아파트 가격이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서울은 이번 주 0.21% 오르며 지난주(0.20%)보다 상승폭을 키웠다. 지난 2018년 9월 셋째 주(0.26%) 이후 152주 만의 최대 상승폭이다. 서울에서는 노원구가 이번 주 0.32% 오르며 20주 연속 서울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서초구(0.24%)와 강남구(0.25%)는 2019년 12월 셋째 주(0.33%) 이래 87주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서울에선 사실상 모든 부동산 거래를 규제할 수 있는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에도 신고가를 경신하는 단지들이 잇따르고 있다. 국토교통부의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에 따르면,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4차(전용면적 117.9㎡)는 지난 5월13일 41억7500만원에 거래됐다. 두 달 전 최고가인 40억3000만원보다 1억4500만원이 상승했다. 또 현대아파트1차(전용면적 196.21㎡)는 지난 4월 15일 63억원에 거래됐다. 한 달 전 실거래가 51억5000만원보다 10억원 이상 올랐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한계에 이른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부동산시장에선 정부가 집값 안정을 위해 어떠한 대책을 내놓아도 불안 심리를 잠재우기 어렵다는 것이다.

 

당장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정부가 사전청약을 늘리더라도 실제 입주까지 최소 4~5년이 걸리고, 실제 정부 계획대로 공공주택이 공급될지도 미지수다. 정부가 1년 전 서울 도심 내 주택 공급을 확대하겠다며 내놓은 8·4 대책이 지역 주민들과 지방자치단체의 반발로 지지부진하다.

 

정부는 지난해 8·4일 대책을 통해 오는 2028년까지 서울 3만3000가구를 비롯해 수도권에 총 13만2000가구 이상을 공급하기로 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신규 택지 후보지 중 지구 지정을 끝낸 곳이 단 한 곳도 없다.

 

정부의 공급정책이 속도전에 급급한 나머지 지역 주민들과 사전 협의 없이 무리하게 추진하다 혼선을 자초했다는 분석이다. 지자체나 지역 주민들과 별다른 논의 없이 정부가 일방적으로 강행하면서 반발을 불러 일으켰다는 것이다. 또 임대차3법과 양도세 중과 등으로 기존 매물이 급감하면서 수급불균형이 더욱 심해지고 있다.

 

여기에 대책 발표될 때마다 집값이 일시적인 안정세를 보이다 다시 급등하는 현상이 반복되면서 규제에 내성이 생겼고, 규제가 강할수록 집값이 급등했다는 '학습효과' 때문에 집값이 고점이라는 경고도, 지속적인 주택 공급 약속도 약발이 먹히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부동산 시장 상황을 반영하지 못한 규제 대책들을 남발하면서 집값이 급등하면서 정책에 대한 불신의 골이 깊어졌다고 분석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그동안 정부가 내놓은 부동산 규제 대책들이 시장 상황과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면서 집값 급등 등 각종 부작용을 초래했다"며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면서 어떠한 추가 정책을 내놓아도 불신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권 교수는 "수급불균형 해소를 위해서는 주택 수요에 맞는 충분한 주택 공급이 이뤄져야 한다"며 "지금의 수급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단기간에 주택 공급 늘릴 수 있는 대책이 나와야 하지만, 뚜렷한 대책이 없다 보니 집값 강세가 유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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