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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위선을 비웃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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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바로 살아라’ ‘말콤X’ 등 미국 사회의 인종차별에 대해 독설과 비판으로 정면 돌파해 뜨거운 이슈의 중심에 서 있었던 인디 시네아티스트의 선두주자 스파이크 리 감독이 이번엔 탁월한 유머 감각을 자랑한다.
기업비리의 집약체인 엔론, 월드콤 등의 사태를 보면서 탐욕과 기만이 훌륭한 통치와 사회적 책임을 대신하는 것 같다고 느꼈다는 스파이크 리는 ‘그녀는 날 싫어해’를 통해 비윤리적인 기업문화와 섹스에 관한 논쟁, 그리고 미국의 위선을 풀어내고 있다. 이번 영화의 포인트는 그의 전작들에서 볼 수 있었던 ‘독기’대신 ‘유머’를 선택했다는 것.

침대에서부터 회의실까지 미국의 태도
하버드 MBA 출신으로 제약회사 중역인 존 해리는 그의 상사의 부적절한 비리를 폭로했다가 해고당한다. 밀고자로 낙인 찍혀 일자리를 구할 수도 없게 된 존은 이제 생계를 꾸려나가는 것조차 어려운 상황. 이때 애인 파티마가 그녀의 여자친구와 함께 찾아온다. 돈을 지불할 테니 임신을 시켜달라는 것. 말도 안 된다며 펄쩍 뛰던 존에게 ‘수억 만 개 정자 중에 딱 2마리만 달라는 건데’라며 계속 설득하자 돈이 궁했던 존은 끝내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한다. 소문은 삽시간에 퍼지고 아기를 원하는 여자들이 줄줄이 그를 찾기 시작한다.
2002년 미국 7대 기업에 속하던 엔론사가 내부자거래, 공모, 사기 등의 최고 경영진들의 기업적 비윤리행위가 발각돼 수백억 달러의 빚을 안고 파산했다. 미국 역사상 최대 파산 규모라는 점에서 충격적이었으며 사회적으로 큰 파장이 일었다. 수만 명의 엔론사 직원들과 미국 시민들이 은퇴 연금으로 투자했던 엔론 주식은 하루아침에 휴지조각이 돼 버렸다.
엔론, 월드콤, 타이코 등 거대 기업과 그 외 수 많은 중소기업들의 파산, 그리고 공무 비리는 저녁뉴스나 각종 비즈니스 섹션에 기삿거리를 제공하며 근면 성실한 미국 시민들의 직장과 힘들게 저축한 통장의 돈을 빼앗는다. 이러한 사회적 단면들이 바로 스파이크 리의 ‘그녀는 날 싫어해’의 부분이다.
그의 영화는 그 사회의 인종, 섹스, 정치에 대한 계속되는 담론의 진화를 추적하는 도표로 해석될 수 있는데 ‘그녀는 날 싫어해’ 역시 침대에서부터 회의실까지의 윤리와 도덕에 대한 미국의 태도를 탐구하는 관례의 연장선상에 놓여 있다.

부도덕을 꼬집는 촌철살인 유머감각
이 영화는 인종차별, 정치, 기업 비리 등을 가볍게 조소하며 시종일관 밝고 유쾌한 톤을 유지한다. 존의 전 여자친구인 파티마를 비롯한 18명의 레즈비언들은 미모와 재력을 겸비한 성공한 비즈니스 우먼이다. 그러한 그녀들에게 단 한가지 부족한 것은 바로 완벽한 가족을 꾸리는 것. 모성애에 대한 열망과 아메리칸 드림을 실현하기 위해 그녀들은 섹시하고 능력 좋은 남자 존을 소개받아 선뜻 돈 만 불을 내고 동침한다. 감독은 존과 18명의 레즈비언들을 통해 섹스와 돈 거래, 나아가 미국의 위선을 위트 넘치게 풍자하고 있다.
주인공의 얼굴을 한 정자들이 난자를 향해 돌진, 수정되는 장면과 각양각색의 레즈비언들이 임신하기 위해 존을 찾아 하룻밤을 보내는 장면들은 이 영화의 백미다. 중국계 레즈비언이 아들을 낳아야 한다며 존에게 닭발을 먹이는 장면 등은 스파이크 리의 촌철살인 유머감각이 수준급임을 증명한다.
감독은 또한, 제약회사의 중역으로 회사 비리를 폭로했다가 내부고발자로 찍혀 해고당할 뿐만 아니라 자산까지 동결되는 ‘존’과 워터게이트 건물을 침입한 괴한들을 처음으로 발견하여 경찰에 신고해 워터게이트 사건을 만천하에 드러낸 계기를 마련했으나 그 후 생활이 평탄치 못한 프랭크 윌리스를 통해 미국을 구한 선량한 시민들을 ‘껌처럼 씹다 버리는’ 정부에 대해 통렬한 일침을 가하기도 한다. 물론 이 영화는 미국을 닮은 우리 사회에 관한 씁쓸 유쾌한 풍자로 대입해도 손색이 없다.


감독 : 배창호
배우 : 배창호, 강기화, 설원정
장터가 아직 우리 삶에서 풍요로웠던 1970년대 중반, 태석은 이십년 넘게 무거운 모루를 지고 각지의 장터를 떠도는 대장장이다. 다음 장을 향해 길을 가던 중 그는 서울에서 내려온 신영이라는 여공을 만난다. 아버지의 장례를 치르러 가는 길이라는 그녀는 장례식에 어울리지 않는 빨간 코트에 커다란 ‘스마일’뱃지를 단, 어딘가 모자라 보이는 처녀. 태석은 신영을 버스를 탈 수 있는 곳까지 데려가 주기로 한다. 길 위에서 태석은 줄곧 옛날을 떠올린다. 세상없이 사랑했던 그의 아내, 그녀가 있어 매번 돌아갔던 작은 초가집, 가장 절친했던 친구 득수, 그러나 그로 하여금 지난 이십여년간 집으로 되돌아갈 수 없게 했던 득수의 배신까지 그는 기억 속의 길을 미움과 그리움 속에 걷는다. 그리고 태석은 신영이 그 원수 같은 득수의 딸임을 알게 되고, 그녀를 집까지 데려다주기 위해 다시 길을 떠난다.

잔혹한 출근
감독 : 김태윤
배우 : 김수로, 이선균, 오광록, 고은아
착실하고 자상한 가장이자 평범한 샐러리맨 동철, 한순간 주식 투자 실패로 일생 최대의 위기에 봉착한다. 사채 이자 갚는 것도 한계점에 다다른 동철, 같은 처지에 놓여있던 만호와 우여곡절 끝에 유괴를 저지른다. 잠깐 아이를 빌린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출발한 그들의 유괴행각은 자꾸만 꼬이게 되고 프로페셔널 범죄세계에선 너무나 도덕적이고, 인간적인 동철은 인질에게도 쩔쩔매기만 한다. 이 때 걸려온 한통의 전화. ‘니 딸을 유괴했다! 유괴범의 딸을 유괴한 거지딸을 찾고 싶다면, 니가 한 유괴에 성공해라!’ 생계형 아마추어 유괴범이 어리버리 시작한 유괴,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꼬일 대로 꼬인 당황스런 상황이 주는 코믹함과 과연 주인공이 어떻게 이 상황을 해결할 것인가를 궁금하게 하는 긴장감이 영화를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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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건조 마늘과 양파를 냉동 제품으로 위장 밀반입 한 5명 적발
(사진=인천본부세관 제공) [시사뉴스 박용근 기자] 인천본부세관은 중국산 건조 마늘과 양파를 냉동 제품으로 위장해 밀반입한 5명을 관세법 위반 혐의로 붙잡아 검찰에 송치했다. 인천본부세관은 4일 A(50대)씨 등 5명을 관세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 세관에 따르면 A씨 등은 지난해 1~12월 중국에서 건조된 마늘 173톤과 양파 33톤 등 시가 17억 원 상당의 농산물 총 206톤을 국내로 밀수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건조 농산물에 부과되는 고율 관세를 회피하기 위해 냉동 농산물로 위장하는 방식으로 밀수를 시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현행 건조 마늘과 양파에는 각각 360%, 135%의 관세율이 적용되지만 냉동 농산물로 분류되면 27%로 낮아진다. 이들은 건조 농산물을 실은 컨테이너 적재 칸의 윗부분에는 냉동 농산물 상자를 넣어 현품 검사를 피하려고 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에 적발된 보세창고 보세사는 현품 검사를 할 때 사전에 확인한 냉동 농산물만 샘플로 제시하는 등 범행에 깊숙이 가담한 것으로 드러났다. 인천세관은 냉동 보세창고 외부에만 폐쇄회로(CC)TV가 설치돼 있어 내부 감시가 어려운 점이 악용된 것으로 보고 앞으로 창고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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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태 칼럼】 진짜 부동산 대책은 ‘가만 놔두는 것’이다
정부가 또다시 부동산 대책을 내놓았다. 표면적인 이유는 언제나처럼 ‘부동산 시장 안정’과 ‘투기 근절’이다. 하지만 이번 10‧15 부동산 대책의 내용을 들여다보면, 과연 이것이 시장 안정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그저 시장 자체를 마비시키려는 것인지 의구심을 금할 수 없다. 이번 대책의 핵심 논리는 ‘풍선 효과’를 원천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강남 3구 집값이 오르니, 그 불길이 번진 마포·용산·성동구를 잡고, 나아가 서울 전역을 조정대상지역이라는 족쇄로 묶어버렸다. 과천과 분당이 들썩이자, 그와는 무관한 인근 경기도 12개 지역까지 모조리 규제지역으로 편입시켰다. 이는 문제의 본질을 완전히 잘못 짚은 ‘연좌제식 규제’이자 ‘과잉 대응’이다. 첫째, 특정 지역의 가격 상승은 그 지역 나름의 복합적인 수요 공급 논리에 따라 발생한다. 강남의 가격 상승 논리와 서울 외곽 지역의 논리는 엄연히 다르다. 단지 행정구역이 ‘서울’ ‘수도권’이라는 이유만으로 모든 지역에 동일한 대출 규제(LTV, DTI), 세금 중과, 청약 제한을 가하는 것은, 빈대 몇 마리를 잡겠다며 초가삼간을 태우는 격이다. 둘째, 이러한 전방위적 규제는 ‘현금 부자’가 아닌 평범한 실수요자와 선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