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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소男과 바른생활 청년의 수상한 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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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만투성이의 냉소적 지식인과 바른생활 전도청년이 우연한 사건으로 만난다. 물과 기름처럼 섞이지 않을 것 같은 두 남자가 만나고 대화하고 싸우고 말리면서 쌓아가는 기묘한 우정을 시종일관 유쾌하고 진지하게 펼쳐내 이 영화는 올해 베를린 영화제를 기점으로 시애틀, 까를로비 바리, 홍콩, 시드니 등의 국제 영화제에서 잇달아 러브콜을 받으며 ‘세계가 주목하는 올해의 한국영화’ 자리를 거머쥐었다. 신동일 감독의 저예산 데뷔작이자 배우 강지환의 스크린 데뷔작이다.
방문자의 주인 되기 여정
‘Host & Guest’라는 영문제목이 말해주듯 이 영화는 결국 ‘방문자의 주인 되기 여정’이다. 세상에 대한 불만과 원망으로 마음의 문을 걸어 잠근 불만쟁이 시간강사와 강한 신앙심 때문에 정작 세상에 쉽게 섞여들지 못하는 대학원생. 세상을 방문자처럼 힘겹고 외롭게 살아가고 있다는 점에서는 닮아있는 이 두 사람은 자신들도 모르는 사이에 소통하고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각자의 삶에서 주인이 되어간다.
영화는 따뜻한 소통을 바탕으로 반전, 반미, 양심적 병역 거부, 소수자의 인권문제 등 한국사회의 민감한 정치사회 문제들을 유머와 위트를 통해 날카롭고 흥미롭게 풀어놓는다. 냉소적인 지식인으로 대변되는 호준이 먹다 흘린 라면가닥이나 성기가 신문에 실린 부시의 얼굴 위로 착지하는 장면 등 일상적이면서도 기발한 상황에서의 촌철살인적 장면, 동문서답식 대사는 블랙코미디의 진수를 보여준다.
강지환, 김재록 두 배우의 연기력 또한 새로운 발견이다. ‘방문자’는 강지환이 금순이 애인 ‘구닥’이 되기 전 선택한 작품이다. 스크린 데뷔작 ‘방문자’에서 보여준 신인답지 않은 안정적이고 인상적인 연기력은 차세대 스크린 유망주로서의 행보를 기대하게 한다.
‘미스터 소크라테스’ ‘그녀를 믿지 마세요’ ‘신장개업’ ‘8월의 크리스마스’ ‘영원한 제국’ 등에서 강한 인상을 남긴 배우 김재록은 ‘방문자’에서 독특한 개성이 묻어나는 표정 한 컷, 대사 한 마디, 행동 하나 하나가 유쾌한 웃음을 유발한다. 시니컬한 표정, 마른 몸집, 고집스러운 마스크 등은 불만투성이의 히스테릭한 남자 ‘호준’을 완벽하게 표현한다.
386세대에 대한 독기 품은 유머
이 영화는 특히 저예산 영화 데뷔작이라는 점에서 더욱 큰 관심을 보였다. 신동일 감독은 본인과 지인들이 모은 자금 1억3천만원으로 이 영화를 완성했다. 함께 한 스탭은 19명이었고, 촬영회차는 13회였다. 이후 자칫 사장될 수도 있었던 이 영화는 안목 있는 제작자에 의해 발탁돼 후반작업을 마칠 수 있었고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
결국 신동일 감독은 시애틀 영화제에서 최고의 신인감독에게 수여하는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하며 세계영화계의 기대주로 떠올랐고 앞서 초청된 베를린 영화제에서는 ‘한국의 우디 알렌’이라는 극찬을 이끌어냈다. 영원한 뉴요커 우디 알렌이 자신을 희화화한 인물들을 통해 웃음 안에 촌철살인의 날을 품었다면, 신동일 감독은 ‘2000년대 서울’에서 속물이 돼 살고 있는 386세대 ‘호준’에게 자신을 투영해가며 독기 품은 유머를 선보이는 탁월한 재능을 발휘해냈다.
이 같은 ‘방문자’의 행보가 현재의 한국영화계에 시사하는 바는 크다. 상업적 기획 아이템, 스타캐스팅, 과도한 제작비, 독점적 배급망 등 천편일률적 시스템에 의존하는 영화계 현실에 비추어볼 때 ‘방문자’는 한국영화의 안정적인 발전을 위한 새로운 활로와 다양성을 모색하는데 있어 의미 있는 사례로 기록될 것이다.

어느 멋진 순간
감독 : 리들리 스콧
배우 : 러셀 크로우, 알버트 피니, 마리온 코틸라르
잘생기고 능력 있는 런던증권가의 펀드 매니저 맥스 스키너. 업계 최고의 실력자인 그는 재능만큼이나 건방지고 바람기 많은 인물로 유명하다. 맥스는 유럽시장을 정복하려 온갖 경쟁을 하고 마침내 엄청난 이익을 내는데 성공한다. 이처럼 승승장구하던 그에게 삼촌 헨리가 사망했다는 소식이 전해져 온다. 어릴 적 부모님처럼 따랐지만 런던에서 성공한 이후 헨리에 대한 맥스의 애정은 잊혀진 지 오래. 맥스는 헨리의 죽음보다는 그의 유일한 혈족인 자신에게 남겨진 헨리의 거대한 주택과 와인농장의 가치가 얼마인지 계산한다. 그러던 중 맥스는 주식 비리에 연루되면서 강제 휴직 당한다. 맥스는 위기는 기회라 생각하며 헨리의 유산을 비싼 가격에 팔기로 결심하고 직접 프로방스에 간다. 런던의 도시생활에 익숙한 그는 프로방스의 비포장도로를 달리다 자신도 모르게 한 여성에게 사고를 낸다.

디어 평양
감독 : 양영희
어렸을 때부터 ‘조총련’이 운영하는 학교와 가정에서 ‘조국’인 북한에 충성해야 한다는 가르침을 받으며 자라 온 양영희 감독의 가족사에 대한 자전적 다큐. 나는 ‘재일 교포의 메카’로 불리는 도시, 오사카에서 태어나 오빠 셋의 귀여운 막내 여동생으로 자랐다. 아버지는 15살에 고향인 제주도를 떠나 일본으로 왔고 해방을 맞은 후 정세에 따라 북한을 ‘조국’으로 선택했다. 그 무렵 아버지는 어머니에게 첫 눈에 반해 열렬히 프로포즈해 결혼에 성공했다고 하는데, 평소 엄격한 성격의 아버지도 이 얘기가 나올 때면 얼굴을 붉히며 부끄러워하곤 한다. 부모님은 결혼 후 함께 열정적으로 정치 활동을 했고, 오빠들이 청소년이 되자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조국’인 북한으로 보낼 결심을 했다. 오빠들이 떠나던 날. 6살이었던 나는 ‘귀국’의 의미도 모른 채 끊임없이 눈물을 흘렸다. 어머니는 오빠들을 태운 배가 사라진 후에도 한참 동안 자리에 서서 먼 바다를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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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건조 마늘과 양파를 냉동 제품으로 위장 밀반입 한 5명 적발
(사진=인천본부세관 제공) [시사뉴스 박용근 기자] 인천본부세관은 중국산 건조 마늘과 양파를 냉동 제품으로 위장해 밀반입한 5명을 관세법 위반 혐의로 붙잡아 검찰에 송치했다. 인천본부세관은 4일 A(50대)씨 등 5명을 관세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 세관에 따르면 A씨 등은 지난해 1~12월 중국에서 건조된 마늘 173톤과 양파 33톤 등 시가 17억 원 상당의 농산물 총 206톤을 국내로 밀수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건조 농산물에 부과되는 고율 관세를 회피하기 위해 냉동 농산물로 위장하는 방식으로 밀수를 시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현행 건조 마늘과 양파에는 각각 360%, 135%의 관세율이 적용되지만 냉동 농산물로 분류되면 27%로 낮아진다. 이들은 건조 농산물을 실은 컨테이너 적재 칸의 윗부분에는 냉동 농산물 상자를 넣어 현품 검사를 피하려고 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에 적발된 보세창고 보세사는 현품 검사를 할 때 사전에 확인한 냉동 농산물만 샘플로 제시하는 등 범행에 깊숙이 가담한 것으로 드러났다. 인천세관은 냉동 보세창고 외부에만 폐쇄회로(CC)TV가 설치돼 있어 내부 감시가 어려운 점이 악용된 것으로 보고 앞으로 창고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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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태 칼럼】 진짜 부동산 대책은 ‘가만 놔두는 것’이다
정부가 또다시 부동산 대책을 내놓았다. 표면적인 이유는 언제나처럼 ‘부동산 시장 안정’과 ‘투기 근절’이다. 하지만 이번 10‧15 부동산 대책의 내용을 들여다보면, 과연 이것이 시장 안정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그저 시장 자체를 마비시키려는 것인지 의구심을 금할 수 없다. 이번 대책의 핵심 논리는 ‘풍선 효과’를 원천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강남 3구 집값이 오르니, 그 불길이 번진 마포·용산·성동구를 잡고, 나아가 서울 전역을 조정대상지역이라는 족쇄로 묶어버렸다. 과천과 분당이 들썩이자, 그와는 무관한 인근 경기도 12개 지역까지 모조리 규제지역으로 편입시켰다. 이는 문제의 본질을 완전히 잘못 짚은 ‘연좌제식 규제’이자 ‘과잉 대응’이다. 첫째, 특정 지역의 가격 상승은 그 지역 나름의 복합적인 수요 공급 논리에 따라 발생한다. 강남의 가격 상승 논리와 서울 외곽 지역의 논리는 엄연히 다르다. 단지 행정구역이 ‘서울’ ‘수도권’이라는 이유만으로 모든 지역에 동일한 대출 규제(LTV, DTI), 세금 중과, 청약 제한을 가하는 것은, 빈대 몇 마리를 잡겠다며 초가삼간을 태우는 격이다. 둘째, 이러한 전방위적 규제는 ‘현금 부자’가 아닌 평범한 실수요자와 선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