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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로 아픔을 치유하는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 ‘미라클 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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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진행됐던 강정 책마을 십만대권 프로젝트에 참여한 청년백수 최미라의 시선을 통해 해군기지 건설에 대한 논란을 겪고 있는 강정마을의 모습을 담은 감성 로드 다큐멘터리. 개인의 힐링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에 필요한 소통의 필요성을 담았다.

소통의 부재에 대한 반성

세상의 문제에 관심을 갖기에는 자신이 처한 상황을 헤쳐나가는데도 힘겨운 20대 후반의 청년백수 최미라는 이러한 자신의 신세에 답답하던 차에 제주도 강정마을에 책을 기부하는 행사를 알게 되고 삼 만권의 책을 나르는 배에 승선하게 된다. 배에는 300여명의 자원봉사들이 타고 있고 미라는 본인의 심정에 더 몰두하지만 자연스럽게 배에 승선한 사람들과 어울리게 되면서 어렴풋하게나마 강정마을에 대해서 알게 된다.

영화의 시작점부터 답답한 현실을 토로하는 여행자이자 청년백수인 최미라의 모습은 스펙 경쟁과 성공의 잣대에 찌들어 있는 현 청년 세대의 자화상을 여실히 보여 준다. 개인적인 힐링을 위해 아무런 정보도 없이 무작정 여행을 떠난 최미라는 얼마 지나지 않아 상처투성이인 제주도 강정마을의 아름다운 풍경과 마을 주민들을 만나게 된다. 영화는 여행자 최미라가 개인적 고민을 안고 떠났던 여행이 사회적 문제와 맞닿는 순간, 우리 사회 전반에 걸쳐 있는 소통의 부재에 대한 반성과 성찰의 필요성을 보여 준다. 

마을 공동체의 평화 복원에 대한 고민 

영화는 문화로 마을의 아픔을 치유하고자 하는 강정마을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뜻 깊은 메시지와 감동을 전한다. 지난 20133260명의 작가들의 평화도서관을 만들자는 제안으로 같은 해 4평화책방 1호점이 강정마을에 문을 열었으며, 6월에는 강정마을로 십만 권의 책을 모아 보내자는 시민운동이 시작됐고 4개월이 지난 10월에는 마침내 400여명의 시민들이 35000권의 책을 배에 싣고 강정마을을 찾았다.

미라클 여행기는 해군기지 건설에 대한 찬반 논쟁과 정치적 진영 논리보다는 강정의 소통과 평화의 복원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고 있다. 청년 세대가 겪고 있는 아픔이 개인의 문제뿐만 아니라 구조적인 문제까지 보여 주는 이 영화는 여행자 최미라의 무거운 눈물을 통해 관객들에게 잔잔하지만 묵직한 소통의 가치를 전하고자 한다. 이렇듯, 영화는 국가 정책으로 인해 지역 공동체가 파괴되는 모습을 단순히 강정만의 문제가 아닌 우리 사회 전반에 걸쳐 있는 문제라고 말한다.

시민들의 자발적인 행동으로 시작된 강정 책마을 십만대권 프로젝트는 총 대신 책으로 마을의 평화를 기원하는 이들의 바람처럼 해군기지 건설을 둘러싸고 갈라진 강정마을 사람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아 주는 역할을 한다. 영화는 강정 책마을 십만대권 프로젝트를 비롯한 다양한 에피소드들을 통해 해군기지 건설의 옳고 그름을 가리거나 정치적인 입장에서 해군기지 찬반 논쟁을 바라보기 보다는 마을 공동체의 소통과 평화 복원에 대한 고민을 있는 그대로 보여 주기 위해 노력했다. 반목과 대결로 가득 찬 것은 비단 강정마을의 이야기가 아니라 그 동안 이해와 소통의 부재로 파괴된 우리 사회 공동체의 이야기다.

강정마을뿐만 아니라 나아가서는 대한민국 사회가 안고 있는 소통의 위기에 대해 생각하고 반추할 수 있도록 화두를 제시한다. 또한 사회가 만들어 낸 상처에 아파하는 모든 이들에게 소통과 화합의 길을 제시하며 이들의 마음을 진정으로 보듬어 준다.

최인호 화백의 위트 넘치는 그림 더해  

영화는 제주도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칭송 받는 마을인 강정마을의 모습을 아름답게 담아냈다. 강정마을의 사시사철 맑은 물만 흐르는 냇길이소, 강정천 끝에서 보이는 가슴 트이는 바다의 풍경 등은 한 폭의 그림을 연상시킨다. 여기에 한국화단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젊은 미술인 최인호 화백의 위트 넘치는 그림이 더해져 영화의 서정성을 구축했다. 최인호는 가족이라는 테마로 위트와 깊이 있는 표현력을 지닌 화가로 유명하다. ‘미라클 여행기를 통해 정적인 그림과 동적인 영화가 만나는 매력에 빠진 최인호 화백은 영화에서 얘기하고자 하는 핵심적인 장면을 우화적인 그림으로 완벽히 표현했다.

음악인들의 감미로운 선율도 미라클 여행기의 감성을 더했다. 한국의 블루스 음악을 대표하는 강허달림과 김광석의 뒤를 잇는 포크음악인 손병휘 그리고 최근 남다른 내공을 자랑하며 부상하고 있는 인디가수 한국인까지 다큐멘터리 장르의 무한한 예술적 가능성을 보여줬다. 또한, 부산에서 음악 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는 미국인 뮤지션 바이올렛 리(Violet Lea)와 지노 브랜 (Gino Brann)은 허철 감독의 첫 번째 작품 영화판에 이어 다시 한번 작품에 참여한 것으로 눈길을 끌었다.

이렇듯, 허철 감독은 메타 창작을 통해 다양한 장르의 창작을 하나의 예술로 보여 주기를 바랐다. ‘메타 창작은 그리스어에서 유래한 함께라는 의미의 meta에 창작을 결합한 단어다. 주인공의 감성을 음악으로 영화 속 장면들의 시적 표현을 그림으로 교차시키며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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