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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미, 제가 좋아하는 곡을 들려드리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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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뉴스 조종림 기자] 우리의 일상은 일기장보다 음악에 자주 적힌다. 그날의 이야기, 그날의 하늘, 그날의 냄새가 음악과 함께 펼쳐지는 경험은 드물지 않다. 좋은 음악은 성능 좋은 타임머신이다.

데뷔 13년 차 가수 거미(34·박지연)의 음악들이 그렇다. 일찍이 ‘친구라도 될걸 그랬어’ ‘그대 돌아오면’ ‘날 그만 잊어요’ 등은 많은 이의 시간 여행을 도왔다. 노랫말이 연상시키는 상황, 노래를 듣거나 불렀던 순간 등이다.

최근 리메이크 앨범 ‘폴 인 메모리(Fall in Memory)’를 발표한 거미를 만났다. “활동할 때마다 외형적인 면을 포함해 모든 것을 완벽하게 준비해야 한다는 강박감이 있었는데 그걸 내려놓을 수 있게 된 거 같다”는 그는 '어중간한 길이'의 머리카락을 만지며 웃었다.

“‘폴 인 메모리’요? 여러 가지 제목이 후보이기는 했는데, 실제로 앨범을 만들 때 마음이 그랬어요. 각자 그때의 기억이나 추억으로 돌아갔으면 하고 생각했죠. 제 목소리를 통해서 옛날 생각을 하셨으면 좋겠어요.”

과장 없는 제목처럼 의도가 명백하다. 앨범에는 거미와 거미 주변인들의 취향을 고려해 선택된 ‘너를 사랑해’ ‘헤어진 다음 날’ ‘로미오 & 줄리엣’ ‘준비 없는 이별’ ‘해줄 수 없는 일’ 등이 담겼다. 모두 90년대 인기를 끌었던 곡들이다.

“제가 좋아하는 곡들을 다른 분에게 들려드리고 싶었어요. 예전부터 리메이크 앨범을 내야겠다는 생각은 했었고요. 생각만 하고 있었는데 최근 90년대 음악이 인기를 끌었잖아요. 반가우면서도 댄스곡들만 재조명되는 거 같아 아쉬웠어요. 콘셉트를 정하고 준비하기 시작했죠.”

저작권자, 가창자는 흔쾌히 거미가 자신의 노래를 부르게 했다. 리메이크를 좀처럼 허락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 신승훈(47)도 그랬다. 데뷔 후 지금까지 거미가 쌓아올린 것들이 값을 한순간이다.

“많은 분이 꾸준히 제 음악을 찾아주신다는 게 제가 쌓은 업적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노래하는 사람으로서는 ‘거미는 노래 잘하는 가수’라는 평이 아직도 나온다는 게 그렇네요.(웃음)”

남자의 목소리를 여자의 목소리로 부른 것을 제외하고는 원곡을 심하게 비틀지 않았다. 시간 여행으로 설명되는 ‘감동’을 위해서다. 본인도 그랬다. 연습생 박지연으로 노래할 때부터 지금까지를 훑었다.

“한동안은 ‘이렇게 음악을 계속해도 되는 걸까?’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어요. 힘들게 앨범을 만들었는데 빨리 묻히는 상황이 힘들었거든요. 제가 할 수 있는 다른 일이 있다면 음악은 정말 취미로 하고 싶었어요.”

2008년 발표한 정규 4집 이후 7년 동안 정규 앨범을 내지 않은 까닭으로도 들린다. 다행히 거미는 다시 용기를 내고 있다. 거미의 노래로 마음이 움직였던 팬들 덕이다.

“어릴 때는 ‘어떻게 하면 노래를 잘할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면 지금은 ‘어떻게 하면 음악으로 사람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을까’를 고민해요. 기술적인 면이야 꾸준히 하고 있는 거고요. 그건 죽을 때까지 해야 하는 거고, 예전에 기교를 중요하게 생각했다면 지금은 마음을 움직이기 위해서 고민하고 있어요.”

“이번 앨범은 장르, 스타일이 아닌 음악만 고민하면 됐다”는 거미는 머리를 질끈 묶고 전국의 거리에서 공연 중이다. 다시 많은 이가 거미의 목소리에 일상을 적고 있다.

“신인 때 버스킹을 했다면 지금 같지는 않을 거 같다. 많은 분이 나를 알아봐 주고 따라 불러준다는 게 신기하다”는 거미도 꾹꾹 눌러쓰고 있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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