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10.24 (금)

  • 흐림동두천 15.1℃
  • 흐림강릉 15.7℃
  • 흐림서울 16.5℃
  • 흐림대전 19.4℃
  • 흐림대구 19.1℃
  • 흐림울산 19.5℃
  • 흐림광주 22.1℃
  • 흐림부산 21.7℃
  • 구름많음고창 23.2℃
  • 맑음제주 26.3℃
  • 흐림강화 15.4℃
  • 흐림보은 18.0℃
  • 구름많음금산 19.7℃
  • 흐림강진군 23.0℃
  • 흐림경주시 18.6℃
  • 흐림거제 21.8℃
기상청 제공

시네마 돋보기

자본주의 최하층 노동자의 치열한 생존기 ‘산다’

URL복사


 ‘무산일기’ 박정범 감독의 4년만의 신작. ‘무산일기’가 한국사회의 변방에서 소외 받는 탈북자의 지독한 생존기를 다룬 작품이라면, 이번 작품 ‘산다’는 자본주의 사회계급간의 첨예한 갈등 속에서 모든 것을 빼앗겨버린 자본주의 최하층 노동자의 치열한 생존기를 통해 황폐해진 오늘날의 삶과 인간의 가치를 이야기하고 있다. 20여개 국제영화제 초청 및 수상을 했다.

연출과 연기 1인 2역

 일한 만큼 받고, 받은 만큼 먹고 산다. 강원도 건설현장 일용직 노동자로 살아가는 청년 정철에겐 이 간단한 명제조차 순탄치 않다. 정신이 오락가락하는 누나, 생부를 찾아 헤매는 어린 조카, 아이보다 어리숙한 친구 명훈을 모두 떠맡은 정철의 어깨는 밀린 임금을 못 받으며 더 무거워진다. 설상가상으로 정철은 인부들의 임금을 들고 도망간 팀장과 한 패라는 누명을 쓰고 건설현장 동료들의 압박을 받는다. 팀장을 잡아 결백을 증명해야 하는 한편, 얼마 남아있지 않은 일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아귀다툼을 해야 하는 정철의 겨울은 길고 혹독하기만 하다. 하지만 그는 이런 악조건 속에서도 틈만 나면 지난 여름 홍수에 반파된 집을 고친다.
 2011년 탈북자의 삶을 소재로 한 장편 데뷔작 ‘무산일기’를 통해 로테르담 국제영화제 대상, 샌프란시스코 국제영화제 신인 감독상, 모로코 마라케쉬 국제영화제 대상 등 세계적인 영화제에서 무려 17개의 상을 수상하는 기록적인 성과를 남기며 평단과 관객의 압도적인 지지를 얻은 박정범 감독의 두 번째 장편영화이자 박정범 감독이 연출과 주연을 동시에 맡았다는 점에서 더욱 이목을 집중시킨다.

사회의 폐부를 찌르는 사실주의적 시선

 박정범 감독은 ‘무산일기’에 이어 이번 작품 ‘산다’까지, 연이어 연출과 주연, 1인 2역을 맡았다. 감독 개인의 자전적 이야기가 녹아있는 인물인 만큼 자신이 직접하는 것이 가장 자연스럽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박정범 감독은 이번 영화를 통해 제29회 마르 델 플라타 국제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삶에 대한 강한 의지가 느껴지는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박정범 감독은 영화의 제작의도에 대해 “우리가 사는 이유는 행복해지기 위함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그 행복이라는 것이 누군가의 행복을 빼앗는 과정에서만 이루어 질 수 있는 것은 아닌가 라는 의문에서 이 작품을 시작하게 됐다. 한 일용직 노동자의 일자리를 향한 절실함이 또 다른 노동자의 일자리를 빼앗게 되고, 결국은 자신에게 돌아온다는 이야기를 통해 인간의 생존과 소유, 인간성과 욕심에 대해 말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더불어 영화를 보는 관객들에게 “이 영화는 생이 부질없고 덧없다고 생각하는 우리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다. 우리와 다를 것 없는 주인공을 통해,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 ‘행복’이란 무엇인지를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음 한다. 요즘같이 앞만 보고 치열하게만 살아가는 현대인들, 비루한 삶 속에서 죽음을 택하려는 사람들에게 이 영화를 통해 ‘그래도 희망은 있다. 살아라’라고 외치고 싶다”고 전했다.

공간으로 인물의 내면을 형상화

 주인공 정철은 먹고 살기 위해 강원도 전 지역을 휘젓고 다니는 사람마냥 많은 공간을 이동한다. 그는 공사장 일을 하고, 나무를 베고, 돌을 굴리고, 닭을 잡고, 된장을 만들고, 사람을 찾는다. 그 과정에서 거치는 공간 역시 다양한 모습을 하고 있다.
 영화 속에서 가장 눈에 띄는 공간은 바로 산사태로 인해 반파한 집. 영화 ‘산다’는 무너진 집을 재건함으로써 가족의 상처를 치유하고자 하는 한 남자의 이야기로 읽어도 무방할 만큼 집의 의미가 크다.
 더불어 영화의 주된 배경이자 자본가 계급과 노동자 계급, 갑을간의 갈등, 그리고 그 사이에서 생겨나는 이기적인 욕망들이 충돌하는 무대인 된장공장은 실제 박정범 감독의 부모가 운영하는 곳이다. 그렇기에 어렸을 적부터 지켜보았던 된장 만드는 과정이 시나리오를 집필할 때 많은 도움을 주었던 것. 콩물을 내리고 메주를 띄우고 항아리에서 숙성을 시키는 독특한 된장 제조 과정 또한 이색적인 볼거리다.
 영화는 국내 개봉을 앞두고 해외에서 먼저 호평을 얻었다. 지난 제15회 전주국제영화제 ‘디지털 삼인삼색2014’ 프로젝트를 통해 월드 프리미어로 첫 공개된 후 토론토 국제영화제, 로카르노 국제영화제, 뮌헨 국제영화제, 홍콩 국제영화제 등 무려 20개 국제영화제 초청을 이어가고 있다. 더불어 제67회 로카르노 국제영화제 ‘청년비평가상’을 비롯 제25회 싱가폴 국제영화제 ‘특별언급상’, 제29회 마르 델 플라타 국제영화제 ‘남우주연상’, ‘오브라씨네배급상’, 제13회 피렌체 한국영화제 ‘심사위원 대상’까지 수상했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투자 유치 플랫폼 '빅웨이브' , 하반기 지원 기업 IR 진행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인천광역시와 인천창조경제혁신센터(이하 인천센터)가 함께하는 투자생태계의 대표적 투자 유치 플랫폼 ‘빅웨이브(BiiG WAVE)’가 23일 서울 코엑스에서 올해 하반기 지원 대상으로 선정된 스타트업들의 투자유치 사업계획 발표회(IR)를 성황리에 개최했다. 올해 하반기 빅웨이브는 인천센터의 대기업 파트너들과 협력을 이어온 스타트업들의 투자 유치를 지원하기 위해 마련됐다. 대기업 파트너로는 KT, 대한항공, 카카오모빌리티, 한솔PNS가 참여했고, 이들과 협업을 통해 기술력과 사업성을 검증 받은 스타트업들이 선정됐다. 이번 행사는 실질적 성과를 내고 있는 스타트업을 투자자에게 소개해 후속 투자로 이어질 기회를 제공하는데 초점을 두고 진행됐다. 올해 하반기 지원 대상에 선정된 기업은 ▲어플레이즈(공간 맞춤형 콘텐츠 큐레이션 솔루션) ▲에이아이포펫(AI 활용한 반려동물 실시간 건강 체크) ▲증강지능(항공 매뉴얼의 AI 기반 디지털 혁신) ▲디비디랩(혁신적 리서치 솔루션) ▲인텔리즈(생산라인 결함 검사하는 머신 비전) 등 초격차 분야 5개 기업이다. 이날 행사에는 벤처캐피털(VC)과 액셀러레이터(AC) 등 전문 투자회사와 오픈 이노베이션 등 새로

정치

더보기

경제

더보기

사회

더보기

문화

더보기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스포트라이트 받는 주인공 뒤에 숨은 조력자를 기억하자
지난 14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 파라과이의 축구 평가전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선수는 단연 오현규였다. 그는 후반 30분 승리에 쐐기를 박는 결정적인 골을 넣으며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했다. 그러나 그 골의 배후에는 수비수 두 명을 제치는 현란한 드리블 후 냉정히 경기의 흐름을 읽고 찬스를 만들어낸 또 다른 주인공이 있었다. 바로 이강인이다. 그는 전방으로 빠르게 침투한 오현규에게 정확한 타이밍의 패스를 연결해 골의 90%를 만들어 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경기가 끝난 후 조명은 오직 골을 넣은 선수에게만 쏟아졌고, 이강인의 이름은 짤막이 언급되었다. 지난 21일 한국프로야구 2025 플레이오프 한화 대 삼성의 3차전에서 한화가 5대4로 역전승을 거둔 뒤, 단연 승리의 주역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선수는 구원투수로 나와 4이닝 무실점으로 역투한 문동주였다. 그런데 사실 한화가 역전승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상대적으로 어린 문동주를 노련한 투수 리드로 이끌어간 최재훈 포수가 있었기 때문이다. 경기가 끝난 후 역투한 문동주와 역전 투런 홈런을 친 노시환만 승리의 주역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고 최재훈의 이름은 언급조차 없다. 이러한 장면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