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09.05 (금)

  • 구름많음동두천 29.3℃
  • 맑음강릉 33.1℃
  • 구름많음서울 29.7℃
  • 구름조금대전 30.6℃
  • 구름조금대구 30.8℃
  • 맑음울산 31.3℃
  • 구름조금광주 30.5℃
  • 맑음부산 31.2℃
  • 맑음고창 31.0℃
  • 맑음제주 31.5℃
  • 구름많음강화 28.8℃
  • 구름조금보은 27.9℃
  • 맑음금산 29.4℃
  • 구름조금강진군 30.8℃
  • 맑음경주시 31.7℃
  • 구름조금거제 30.6℃
기상청 제공

시네마 돋보기

자본주의 최하층 노동자의 치열한 생존기 ‘산다’

URL복사


 ‘무산일기’ 박정범 감독의 4년만의 신작. ‘무산일기’가 한국사회의 변방에서 소외 받는 탈북자의 지독한 생존기를 다룬 작품이라면, 이번 작품 ‘산다’는 자본주의 사회계급간의 첨예한 갈등 속에서 모든 것을 빼앗겨버린 자본주의 최하층 노동자의 치열한 생존기를 통해 황폐해진 오늘날의 삶과 인간의 가치를 이야기하고 있다. 20여개 국제영화제 초청 및 수상을 했다.

연출과 연기 1인 2역

 일한 만큼 받고, 받은 만큼 먹고 산다. 강원도 건설현장 일용직 노동자로 살아가는 청년 정철에겐 이 간단한 명제조차 순탄치 않다. 정신이 오락가락하는 누나, 생부를 찾아 헤매는 어린 조카, 아이보다 어리숙한 친구 명훈을 모두 떠맡은 정철의 어깨는 밀린 임금을 못 받으며 더 무거워진다. 설상가상으로 정철은 인부들의 임금을 들고 도망간 팀장과 한 패라는 누명을 쓰고 건설현장 동료들의 압박을 받는다. 팀장을 잡아 결백을 증명해야 하는 한편, 얼마 남아있지 않은 일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아귀다툼을 해야 하는 정철의 겨울은 길고 혹독하기만 하다. 하지만 그는 이런 악조건 속에서도 틈만 나면 지난 여름 홍수에 반파된 집을 고친다.
 2011년 탈북자의 삶을 소재로 한 장편 데뷔작 ‘무산일기’를 통해 로테르담 국제영화제 대상, 샌프란시스코 국제영화제 신인 감독상, 모로코 마라케쉬 국제영화제 대상 등 세계적인 영화제에서 무려 17개의 상을 수상하는 기록적인 성과를 남기며 평단과 관객의 압도적인 지지를 얻은 박정범 감독의 두 번째 장편영화이자 박정범 감독이 연출과 주연을 동시에 맡았다는 점에서 더욱 이목을 집중시킨다.

사회의 폐부를 찌르는 사실주의적 시선

 박정범 감독은 ‘무산일기’에 이어 이번 작품 ‘산다’까지, 연이어 연출과 주연, 1인 2역을 맡았다. 감독 개인의 자전적 이야기가 녹아있는 인물인 만큼 자신이 직접하는 것이 가장 자연스럽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박정범 감독은 이번 영화를 통해 제29회 마르 델 플라타 국제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삶에 대한 강한 의지가 느껴지는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박정범 감독은 영화의 제작의도에 대해 “우리가 사는 이유는 행복해지기 위함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그 행복이라는 것이 누군가의 행복을 빼앗는 과정에서만 이루어 질 수 있는 것은 아닌가 라는 의문에서 이 작품을 시작하게 됐다. 한 일용직 노동자의 일자리를 향한 절실함이 또 다른 노동자의 일자리를 빼앗게 되고, 결국은 자신에게 돌아온다는 이야기를 통해 인간의 생존과 소유, 인간성과 욕심에 대해 말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더불어 영화를 보는 관객들에게 “이 영화는 생이 부질없고 덧없다고 생각하는 우리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다. 우리와 다를 것 없는 주인공을 통해,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 ‘행복’이란 무엇인지를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음 한다. 요즘같이 앞만 보고 치열하게만 살아가는 현대인들, 비루한 삶 속에서 죽음을 택하려는 사람들에게 이 영화를 통해 ‘그래도 희망은 있다. 살아라’라고 외치고 싶다”고 전했다.

공간으로 인물의 내면을 형상화

 주인공 정철은 먹고 살기 위해 강원도 전 지역을 휘젓고 다니는 사람마냥 많은 공간을 이동한다. 그는 공사장 일을 하고, 나무를 베고, 돌을 굴리고, 닭을 잡고, 된장을 만들고, 사람을 찾는다. 그 과정에서 거치는 공간 역시 다양한 모습을 하고 있다.
 영화 속에서 가장 눈에 띄는 공간은 바로 산사태로 인해 반파한 집. 영화 ‘산다’는 무너진 집을 재건함으로써 가족의 상처를 치유하고자 하는 한 남자의 이야기로 읽어도 무방할 만큼 집의 의미가 크다.
 더불어 영화의 주된 배경이자 자본가 계급과 노동자 계급, 갑을간의 갈등, 그리고 그 사이에서 생겨나는 이기적인 욕망들이 충돌하는 무대인 된장공장은 실제 박정범 감독의 부모가 운영하는 곳이다. 그렇기에 어렸을 적부터 지켜보았던 된장 만드는 과정이 시나리오를 집필할 때 많은 도움을 주었던 것. 콩물을 내리고 메주를 띄우고 항아리에서 숙성을 시키는 독특한 된장 제조 과정 또한 이색적인 볼거리다.
 영화는 국내 개봉을 앞두고 해외에서 먼저 호평을 얻었다. 지난 제15회 전주국제영화제 ‘디지털 삼인삼색2014’ 프로젝트를 통해 월드 프리미어로 첫 공개된 후 토론토 국제영화제, 로카르노 국제영화제, 뮌헨 국제영화제, 홍콩 국제영화제 등 무려 20개 국제영화제 초청을 이어가고 있다. 더불어 제67회 로카르노 국제영화제 ‘청년비평가상’을 비롯 제25회 싱가폴 국제영화제 ‘특별언급상’, 제29회 마르 델 플라타 국제영화제 ‘남우주연상’, ‘오브라씨네배급상’, 제13회 피렌체 한국영화제 ‘심사위원 대상’까지 수상했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정치

더보기

경제

더보기

사회

더보기
김경훈 서울시의원, “학업중단숙려제 악용 사례 보고돼··· 제도의 미비점 메꿔야”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서울특별시의회 교육위원회 소속 김경훈 의원(국민의힘, 강서5)이 지난 1일 제332회 임시회 서울시교육청 정책국 질의에서 학업중단숙려제가 악용되고 있는 사례를 지적하고 숙려제 신청 절차 및 승인 기준을 재검토하여 제도의 본래 취지를 살리도록 당부했다. 학업중단숙려제는 학생이 학교 폭력이나 가정 문제, 진로 고민 등으로 자퇴하려는 학생에게 일정 기간 이를 숙려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다. 학생이 왜 학업을 그만두려고 하는지 원인을 파악하고, 컨설팅이나 대안 교육기관으로의 안내 등 지원책에 대해 충분히 안내받도록 돕는 제도에 속한다. 서울시교육청이 제출한 ‘서울 관내 초중고 학생 학업중단숙려제 현황’에 따르면 작년 3,359명의 학생이 숙려제를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20년 799명보다 약 4배 이상 증가한 수치로, 2020년이 코로나 시기였음을 고려한다고 하더라도 학생들의 숙려제 이용 횟수는 현저히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김경훈 의원은 “교육청에서 나름의 지침을 가지고 학업중단숙려제를 운영하고 있는 것이 무색하게도 최근 들어 이 제도를 ‘공식적 장기 결석’을 통한 자유 시간 및 휴식 수단으로 악용하는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문화

더보기
헤밍웨이의 대표작 '무기여 잘 있거라'를 현대적 시선으로 다시보다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좋은땅출판사가 ‘무기여 잘 있거라 - 전쟁, 사랑, 죽음’을 펴냈다. 신간 ‘무기여 잘 있거라 - 전쟁, 사랑, 죽음’은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대표작 ‘A Farewell to Arms’를 현대적 시선으로 분석한 해설서다. 저자 고민곤은 원작의 줄거리를 단순히 되짚는 데 그치지 않고, 전쟁의 참상과 인간애, 사랑의 의미를 섬세하게 해석한다. 특히 비와 눈 같은 자연 현상에 담긴 상징을 짚어내며 독자가 원작을 더욱 입체적으로 읽어낼 수 있도록 안내한다. 저자는 전쟁이 개인의 존엄과 사랑을 어떻게 무너뜨리는지를 탐구하면서도 그 속에서 인간이 끝내 포기하지 않는 연대와 온기를 강조한다. 또한 군인과 사제, 젊은이와 권력자 간의 갈등을 다루며 전쟁 문학이 던지는 질문을 오늘날의 현실로 확장시킨다. 이를 통해 ‘무기여 잘 있거라 - 전쟁, 사랑, 죽음’은 단순한 작품 해설을 넘어 시대와 세대를 관통하는 문제의식을 제시한다. 고민곤 저자는 교육과정평가원 교과서 검정위원, 2010학년도 대입 수능 외국어 검토위원, 대학 강의, EBS 교재 검토위원 등으로 활동했으며, 현재 군산중앙여자고등학교에서 교편을 잡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NEAT쓰기완성’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생성형 AI 활용…결국 사용자의 활용 능력과 방법에 달려 있다
지난 2022년 인공지능 전문 기업인 오픈AI에서 개발한 챗GPT를 비롯해 구글의 Gemini(제미나이), 중국의 AI기업에서 개발한 딥시크, 한국의 AI기업에서 개발한 뤼튼, 미국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두고 있는 중국계 미국기업이 개발한 젠스파크 등 생성형 AI 활용시대가 열리면서 연령층에 상관없이 생성형 AI 활용 열기가 뜨겁다. 몇 시간에서 며칠이 걸려야 할 수 있는 글쓰기, 자료정리, 자료검색, 보고서, 제안서 작성 등이 내용에 따라 10초~1시간이면 뚝딱이니 한번 사용해 본 사람들은 완전 AI 마니아가 되어 모든 것을 AI로 해결하려 한다, 이미 65세를 넘어 70세를 바라보는 필자는 아직도 대학에서 3학점 학점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2일 개강 첫날 학생들에게 한 학기 동안 글쓰기 과제물을 10회 정도 제출해야 하는데 생성형 AI를 활용해도 좋으나 그대로 퍼오는 것은 안 된다는 지침을 주었다. 그러면서 “교수님이 그대로 퍼오는지 여부를 체크 할수 있다”고 큰소리를 쳤다. 큰소리가 아니라 지난 학기에도 실제 그렇게 점검하고 체크해서 활용 정도에 따라 차등 평가를 실시했다. 이렇게 차등 평가를 할 수 있다는 것은 필자가 생성형 AI 활용 경험이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