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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왕표, 40년 정든 링 떠나다...투병 중에도 프로레슬링 애정 놓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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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뉴스 김기철 기자] "오늘 이 자리에서 여러분 앞에서 경기하는 모습을 보여 드렸어야 했는데, 아직 투병중이라…"

40년 프로레슬링 외길 인생을 걸어온 이왕표(61)는 링을 떠나는날까지 자신의 주특기인 '드래곤킥'을 팬들 앞에 선보이지 못한 것을 못내 아쉬워했다.

25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는 한국 프로레슬링의 산증인 이왕표의 은퇴기념 포에버 챔피언 2015 WWA(World Wrestling Association) 대회가 펼쳐졌다.

은퇴식과 함께 치러진 이날 대회에서 그는 직접 경기에 나서지 못한 것을 가장 아쉬워하며 눈물을 글썽였다. 감사하다는 말을 연발하면서도 삼각팬티가 아닌 어색한 정장차림으로 링에 오른 것에 대해 죄송해하는 그의 모습은 천상 프로레슬러였다.

그는 "너무 과분한 사랑을 받았다. 저한테 주신 사랑을 제 후배들에게도 보내주신다면 한국 프로레슬링의 앞날은 영원할 것"이라며 한국 레슬링의 미래를 당부했다.

1970년대 '박치기왕' 김일의 체육관 1기생으로 프로레슬링에 입문한 이왕표는 신인시절 20연패를 기록하며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그러나 프로레슬링 한 길만을 고집하며 40여년간 무려 1600여회의 경기를 치렀다.

2000년 한국프로레슬링연맹이 주축이 된 WWA 세계 챔피언에 올랐다. 김일의 은퇴 기념 경기에서 타이틀을 거머쥐며 한국 프로레슬링의 적자임을 인정받았다.

그는 한국프로레슬링연맹 대표까지 맡으며 프로레슬링 명맥을 유지하기 위해 애썼다. 2000년대 들어 종합격투기 인기가 급부상하면서 국내 프로레슬링 시장이 침체된 데 따른 비난도 그의 몫이었다.

안팎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그는 2008년과 2009년 환갑을 바라보는 나이에 스무살이나 어린 밥 샵과 종합격투기 규칙으로 대결을 하는 등 노익장을 과시하기도 했다.

온전히 프로레슬링 인기를 되살려보기 위해 열정을 불태웠지만 '가짜 대결' 논란을 불러오며 힘든 시기를 보내야 했다.

한 동안 대중에게서 멀어졌던 그는 2013년 담도암 판정을 받고 힘겨운 투병 생활을 한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전했다. 결국 더 이상 링에 오르지 못하고 은퇴하게 됐다.

이날 장충체육관에는 국내 프로레슬링 스타들이 총출동해 백전노장의 마지막을 성대하게 장식했다.

특히 WWA 극동 챔피언 타이틀전에선 이왕표와 WWA를 이끌며 동고동락했던 '2인자' 노지심과 잭 겜블이 맞붙었다. 노지심은 50대 중반의 몸에도 전성기 시절과 같은 퍼포먼스를 선보여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주특기인 박치기로 우세를 가져온 노지심은 헤드락으로 상대의 체력을 소진시켰고 백바디 드롭까지 성공시키는 등 대표 기술들을 관중들 앞에서 고루 선보였다. 노지심은 다리 4자 꺾기 기술을 사용해 승리를 따냈다.

동해를 건너 온 무하마드 요네-마이바흐 다나구치(일본) 태그팀도 홍상진-김종왕 팀과 실감나는 경기를 선보였다. 일본팀은 한국팀을 관중들 한 가운데로 끌어들여 육탄전을 펼쳤다.

이왕표의 은퇴를 맞아 황우여 사회부총리와 이수성 전 총리를 비롯해 하일성, 홍수환, 김동광, 이봉주, 심권호 등 스포츠스타들과 연예계 인사들까지 각계각층에서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챔피언 벨트를 반납하고 40년 정든 링을 떠나는 이왕표는 현역에서 물러나지만 한국 프로레슬링의 부활을 위해 남은 힘을 쏟을 계획이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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