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09.08 (월)

  • 구름많음동두천 29.3℃
  • 맑음강릉 33.1℃
  • 구름많음서울 29.7℃
  • 구름조금대전 30.6℃
  • 구름조금대구 30.8℃
  • 맑음울산 31.3℃
  • 구름조금광주 30.5℃
  • 맑음부산 31.2℃
  • 맑음고창 31.0℃
  • 맑음제주 31.5℃
  • 구름많음강화 28.8℃
  • 구름조금보은 27.9℃
  • 맑음금산 29.4℃
  • 구름조금강진군 30.8℃
  • 맑음경주시 31.7℃
  • 구름조금거제 30.6℃
기상청 제공

경제

잇단 ISD 소송…한국 사법체계 무력화 우려

URL복사

[시사뉴스 이종근 기자] 최근 해외 투자자들이 한국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투자자·국가 간 소송(ISD)이 잇따르고 있다.

ISD는 해외 투자자가 정부의 정책 변경이나 행정 처분으로 피해를 입은 경우 별도의 국제 중재기관에 청구하는 소송이다. 외국인 직접투자(FDI) 확대를 위해 필요한 조항이지만, 한 국가의 조세· 사법권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양날의 칼' 이다.

한국은 각국과 자유무역협정(FTA)나 투자협정(BIT)을 체결하면서 대부분 ISD 조항을 포함시켰다. 통상 높은 수준의 FTA에는 빠지지 않고 들어가는 게 관행이지만, 해외로 나가는 우리의 FDI 규모가 국내로 들어오는 FDI의 두배가 넘는 현실도 고려했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하지만 ISD를 근거로 해외 헤지펀드와 투자자들이 잇따라 소송을 제기하면서 한국의 조세· 사법권, 나아가 공공정책을 무력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일각에선 각국과 추가 협상을 통해 ISD를 폐기시켜야 한다는 주장까지 내놓고 있지만 "지나친 기우"일 뿐이며 "해외에선 오히려 우리 기업의 방패막이가 될 수 있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25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는 지난 2012년 12월 외환은행 매각 지연과 부당한 세금 부과를 문제삼아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에 중재 소송을 제기했다.

론스타는 한국 정부에 의해 약 5조1000억원(46억9700만달러)의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ICSID는 지난 15일부터 23일까지 한국 정부와 론스타 측이 참석한 가운데 1차 심리를 진행했다.

또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국영 국제석유투자회사(IPIC)의 자회사인 '하노칼 인터내셔널'과 'IPIC 인터내셔널'은 최근 한국 정부를 상대로 1838억원 규모의 ISD 소송을 제기했다.

IPIC는 UAE의 부호 셰이크 만수르(45)가 소유한 회사다. 이 회사는 2010년 현대오일뱅크 주식을 현대중공업에 매각하면서 한국 정부가 징수한 1838억원의 세금이 부당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론스타와 IPIC는 한국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가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지 못하자 ISD를 활용했다. IPIC는 한국 내 소송에서는 1심과 2심에서 모두 패소해 대법원에 상고한 상태다. 론스타의 외환은행 매각 역시 한국 대법원의 판단이 끝난 사안이다.

이 때문에 ISD가 한국의 사법체계를 뒤흔드는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더욱이 중재심판을 맡는 ICSID에 의심의 눈초리로 보는 시선도 적지 않다. ICSID가 미국의 영향력 하에 있는 세계은행의 산하 기구이기 때문이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은 지난 22일 기자회견을 열고 "론스타 등은 조세회피 목적으로 페이퍼컴퍼니를 세웠다가 한국으로부터 세금을 징수당하자 중재심판을 제기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미 한국 법원에서 패소판결을 받았는데 중재심판을 통해 사법부의 실질과세 원칙을 무너뜨리려 한다"며 "조세주권과 사법주권을 공격하는 ISD를 폐기하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정부는 ISD가 해외에 투자한 우리 기업을 위해 더 필요한 제도라고 설명한다.

한 정부 관계자는 "우리 기업이 해외에 투자한 액수가 외국 기업이 한국에 투자한 액수보다 더 크다"며 "우리 기업이 외국 정부와 다툼이 생겼을 때 중재를 받기 위해서라도 ISD는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실 글로벌 무역과 투자가 일상화한 시대에 분쟁을 늘수 밖에 없어 ISD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에 따르면 1987년 이후 현재까지 접수된 ISD 분쟁 사례는 550건에 달한다. 과거엔 해당국 정부의 과도한 규제가 문제였지만 최근 들어서는 기업, 그 중에서도 주로 미국계 기업이 ISD를 근거로 잇속 챙기기에 나서면서 분쟁이 잦아지는 경향이 있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ISD의 양면성을 모두 봐야 한다"며 "우리 기업이 미국 기업처럼 특정국 정부를 상대로 ISD 소송을 남발하기는 쉽지 않겠지만, 해외에서 다른 나라 정부의 과도한 규제로 피해를 볼 경우에는 ISD를 활용해야 하는 만큼 무턱대고 ISD를 나쁘다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한다.

한편 론스타와 IPIC의 ISD 소송 관련해 우리 정부가 소송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새정치민주연합 김기준 의원은 22일 국회에서 열린 '론스타 ISD 긴급토론회'에서 "이 소송에서 패할 경우 배상금은 고스란히 국민의 호주머니에서 나갈 판국이지만 정부는 소송 진행 과정 일체를 비밀에 부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국회가 ISD에 대해 보고를 하라고 하면 정부는 국익에 위배된다며 자료 제출을 거부한다"며 "정부가 보호하려는 것이 국익인지 사익인지 국민은 확인할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배너

커버&이슈

더보기
【커버스토리】 [한미 정상회담] 이 대통령 “두터운 신뢰…굳건한 한미동맹 확인"
[시사뉴스 강민재 기자]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25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미국 워싱턴DC에서 첫 정상회담을 열었다. 회담 전 미국의 거센 압박 속에서도 돌발변수 없이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마감돼 양 정상 간 신뢰를 구축하는 계기가 마련됐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산 자동차에 대한 15% 관세를 재확인해 정책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해소됐다는 평이다. 이 대통령 ‘피스메이커, 페이스메이커’ 회담 분위기 이끌어 이재명 대통령 취임 82일 만에 열린 한미 정상회담은 치열한 기싸움으로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3시간 앞두고 소셜미디어에 “한국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 숙청이나 혁명처럼 보인다”고 적어 우리 정부를 압박했다. 이 대통령은 모두 발언에서 북한 문제를 상당 부분 언급하며, “저의 관여로 남북 관계가 잘 개선되기는 쉽지 않다. 실제로 이 문제를 풀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은 트럼프 대통령”이라고 치켜세웠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께서 ‘피스메이커’를 하시면 저는 ‘페이스메이커’로 열심히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분단국가로 남아 있는 한반도에도 평화를 만들어달라”며,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도

정치

더보기
이 대통령, 여야 대표에 "국정에 국민 모든 목소리 공평히 반영 노력"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이재명 대통령은 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여야 대표와 오찬 회동을 갖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등 여야 지도부를 만나 "대통령은 국민을 통합하는 게 가장 큰 책무인데 어려운 게 현실"이라며 "국정에 모든 국민의 목소리가 공평하게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여야 대표 오찬 회동에서 "우리 국민이 하나의 목소리로 대한민국의 국익과 국민의 복리 증진에 힘을 모으면 참 좋겠다. 대외 협상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앞선 한미·한일 정상회담을 두고 "일종의 통과의례 같은 것인데 무엇을 얻기 위한 것이 아니라 무엇인가를 지키기 위해 필요해서 하는 과정이고 매우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공개석상에서 '나라의 힘을 좀 길러야 되겠다'는 말씀을 드린 이유가 있다"며 "우리가 다투고 경쟁은 하되 국민 또는 국가 모두의 이익에 관한 것들은 한목소리를 낼 수 있으면 참 좋겠다"고 했다. 또 "저는 민주당 출신 대통령이기는 하지만 이제는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돼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쉽지는 않은 것

경제

더보기

사회

더보기
【지역네트워크】 공감에서 시작해 신뢰로 이어지다...하남시가 만든 따뜻한 민원행정
[시사뉴스 하남=박진규 기자] 이현재 하남시장은 행정을 바라보는 시선부터 달랐다. 민원을 단순한 요청이 아닌, 시민의 삶에 먼저 다가가야 할 ‘공감의 신호’로 받아들였다. 그래서 그는 행정의 속도만큼이나, 어떻게 응답하느냐의 ‘태도’를 중요하게 여겼다. 하남시는 민원행정의 개념을 완전히 뒤바꿨다. 단순히 민원을 처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시민의 언어로 설명하고, 불편을 헤아리며, 현장에서 바로 답을 찾는 시스템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말투 하나, 설명 한마디에도 공감을 담고, 이동이 불편한 시민을 위해 ‘현장’을 행정의 출발점으로 삼은 행정. 시청에 가지 않아도, 여러 부서를 전전하지 않아도, 언제 어디서든 민원에 귀 기울일 수 있는 구조. 하남시는 그렇게 행정의 중심을 ‘사람’으로 옮겼다. ‘문제를 피하지 않는 책임 행정’, ‘모든 과정에 사람이 중심이 되는 행정’, 그리고 ‘시민의 언어로 설명하는 행정’. 하남시가 실현하는 민원행정은 제도가 아니라 철학의 실천이다. 민원은 소통이다…공연으로 배우는 ‘설명력도 친절역량’ 단 한 마디의 설명이 누군가에게는 위로가 되고, 누군가에게는 벽이된다. 하남시는 이러한 ‘언어의 차이’가 만들어내는 거리감을 줄이기 위해,

문화

더보기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생성형 AI 활용…결국 사용자의 활용 능력과 방법에 달려 있다
지난 2022년 인공지능 전문 기업인 오픈AI에서 개발한 챗GPT를 비롯해 구글의 Gemini(제미나이), 중국의 AI기업에서 개발한 딥시크, 한국의 AI기업에서 개발한 뤼튼, 미국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두고 있는 중국계 미국기업이 개발한 젠스파크 등 생성형 AI 활용시대가 열리면서 연령층에 상관없이 생성형 AI 활용 열기가 뜨겁다. 몇 시간에서 며칠이 걸려야 할 수 있는 글쓰기, 자료정리, 자료검색, 보고서, 제안서 작성 등이 내용에 따라 10초~1시간이면 뚝딱이니 한번 사용해 본 사람들은 완전 AI 마니아가 되어 모든 것을 AI로 해결하려 한다, 이미 65세를 넘어 70세를 바라보는 필자는 아직도 대학에서 3학점 학점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2일 개강 첫날 학생들에게 한 학기 동안 글쓰기 과제물을 10회 정도 제출해야 하는데 생성형 AI를 활용해도 좋으나 그대로 퍼오는 것은 안 된다는 지침을 주었다. 그러면서 “교수님이 그대로 퍼오는지 여부를 체크 할수 있다”고 큰소리를 쳤다. 큰소리가 아니라 지난 학기에도 실제 그렇게 점검하고 체크해서 활용 정도에 따라 차등 평가를 실시했다. 이렇게 차등 평가를 할 수 있다는 것은 필자가 생성형 AI 활용 경험이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