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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美·유럽서도 대기업임원 남성이 장악…여성할당제는 ‘빛좋은 개살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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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미국과 유럽 대기업에서도 최고경영자(CEO) 등 임원을 여전히 남성들이 장악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유럽 국가는 이사회 여성할당제 의무화 추진 등의 노력으로 여성 임원의 비율이 10년 새 두 배 가까이 늘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지만, 대부분 고위 관리직이 아니라 결정권 없는 ‘비상임 이사’가 늘어났을 뿐이어서 허울뿐이라는 지적이다.

29일(현지시간) 파이낸셜 타임스(FT)는 MWM 컨설팅의 분석 결과를 인용, ‘비상임’ 이사를 맡은 여성들이 늘어났으나, 여성 경영진이 증가한 것은 아니라고 전했다.

영국 FTSE 100대 기업(런던국제증권거래소 ISE에 상장된 상위 100개 회사) 비상임 이사의 31.4%는 여성으로, 2011년 15.6%에서 크게 증가했다. 그러나 경영진은 별로 늘어나지 않았다. 4년 전 5.5%에서 4.1%포인트 증가한 9.6%로 10%대에도 진입하지 못했다.

CEO 수는 훨씬 더 적다. FTSE 100대 기업 기준으로 영국에서 여성 CEO는 5.5%에 불과하다. 스톡홀름 나스닥(OMX) 상장기업의 여성 CEO 비율도 7%로 비슷한 수준이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프랑스 파리 증시 CAC에 상장된 40대 기업이나 독일 프랑크푸르트 DAX 상장기업에서는 여성 CEO가 아예 없다.

미국에서 여성 CEO는 S&P 500 및 나스닥 상장 기업 기준으로 4%를 차지하고 있다.

MWM 컨설팅 관계자 마이클 레이너는 “진전이 이뤄졌으나, 고위 관리직을 맡지 않는 이상 허울뿐인 현상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영국은 다른 주요 국가보다 상황이 낫지만, 고위 (경영)임원 수를 늘리기 위해 더 많은 조치들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사회의 성(性) 다양성은 올해 큰 화두였다. 지난 10월 영국 정부가 지원하는 ‘데이비스 리뷰’(Davies review)는 오는 2020년까지 영국 전체 대기업 이사직의 3분의 1이 여성으로 채워져야 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2015년까지 25%를 달성해야 한다는 목표보다 높은 것이다.

카탈리스트 상임이사 알리손 짐머만은 “여성을 최고 중역에 선임하는 문제는 반드시 필요한 일로 여겨져야 하며, 이를 위해 기업 문화를 바꿔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이들이 시간을 두고 지켜보자며, 곧 해결될 것이라고 (단순히)생각한다”며 “하지만 회사 중역에 여성이 거의 없다는 사실은 ‘지켜보는 것’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진전을 위한 목표 설정을 비롯, 전체 구성원들이 책임의식을 갖는 등 기업 문화를 바꾸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MWM 컨설팅 조사에 따르면, FTSE 250개 기업 내 여성 비상임이사 비율은 25%에도 조금 못 미친다. 여성 경영진들은 이사회의 5.2%를 차지한다.

유럽연합(EU)은 회원국 내 상장사를 대상으로 이사회 여성할당제 의무화를 추진하고 있다.지난 2003년 노르웨이가 최초로 공기업과 상장기업의 여성 임원 비율을 최소 40%로 의무화한 이후 프랑스와 스페인·네덜란드 등이 여성임원할당제를 도입했다. 노르웨이(2014년말 기준 39.9%)·스웨덴(27.5%)·프랑스(28.5%)·핀란드(32.1%) 등 유럽 국가의 여성 임원 비율은 20.3% 수준이다.

미국에서는 대기업 대부분이 여성임원할당제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갖고 있어 해당 제도가 도입되지 않았다.

국내 상장기업의 여성 임원 비율은 한국기업지배구조원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1.64%에 불과했다. 여성 임원이 한 명도 없는 기업도 89.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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