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6.03.18 (수)

  • 흐림동두천 5.0℃
  • 흐림강릉 9.0℃
  • 서울 5.3℃
  • 대전 7.8℃
  • 대구 8.5℃
  • 울산 8.7℃
  • 광주 10.1℃
  • 부산 9.7℃
  • 흐림고창 8.1℃
  • 제주 11.9℃
  • 흐림강화 5.1℃
  • 흐림보은 8.4℃
  • 흐림금산 8.1℃
  • 흐림강진군 11.1℃
  • 흐림경주시 8.2℃
  • 흐림거제 9.1℃
기상청 제공

문화

‘제2의 전성기’ 김지숙 “뒷방 늙은이 같았는데…”

URL복사

[인터뷰]창극 ‘변강쇠 점 찍고 옹녀’…배우 김지숙 “창극계 힘 보태고 싶어”

[시사뉴스 이경숙 기자]김지숙(43)은 국립극장(극장장 안호상) 전속단체인 국립창극단 간판이다. 약 20년 간 얼굴로 군림해왔다. 2014년 초연한 창극 '변강쇠 점 찍고 옹녀'(연출 고선웅)는 그녀의 이름값을 새삼 확인한 무대다. 지난달 14~17일 '세계 공연 예술계의 심장'으로 통하는 프랑스 파리의 공연장 '테아트르 드 라 빌' 무대에서도 그녀는 어김없이 빛났다.

'변강쇠 점 찍고 옹녀' 세 번째 서울 공연을 앞두고 국립극장에서 만난 김지숙은 "시차로 인해 목소리가 제대로 나오지 않아 힘든 점도 있었지만 큰 무대라 보람이 컸다"고 활짝 웃었다.

김지숙은 '변강쇠 점 찍고 옹녀'로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값싸고 음란한 인물로 묘사된 옹녀가 아닌, 자신의 삶을 적극적으로 개진해나가는 당찬 여성으로 제격이라는 평이다. "결혼도 했고, 아이도 낳아봤고 해서 그런 것 같다"고 겸손해했다.

하지만 이 역을 하기까지 용기가 필요했다. 그녀의 표현을 빌리자면, '변강쇠 점 찍고 옹녀' 출연하기 전까지 그녀는 '뒷방 늙은이'처럼 있었다. 국립창극단에서 새로운 창극들이 잇따라 나오는데 "도전하기가 두려웠다"는 것이다.

단원들의 투표, 스태프들의 의견으로 옹녀 역을 맡게 됐다. "한동안 너무 스트레스를 받았다. 뾰족한 수가 없는데도 연습실에서 노래만 했지. 옹녀가 반응이 좋아 다행이다. 3년 동안 내게 고마운 일이다. 일종의 돌파구가 됐다."

2008년 안숙선 명창(전 국립창극단 예술감독)이 도창을 맡은 '남산골 변강쇠뎐'에서 이미 옹녀 역을 맡았던 그녀다. 당시에도 애끓는 소리로 주목 받았다. "그 때는 옹녀라는 캐릭터에 대해 잘 몰랐다. 내 스스로도 어색해했다."

"많이 부족해서 저녁에 혼자 남아 연습을 했다." 누구에게 교육을 받은 적이 없다. 김지숙은 "옹녀는 색기만 있는 여성이 아니다. 살림도 잘하고 남편도 잘 챙기는, 한국적인 여인상도 녹아 있다"며 "끼만 있는 것이 아니라 생활력, 생명력을 가지고 있는 여성"이라며 여전히 옹녀에 빠져있다.

'변강쇠 점 찍고 옹녀'는 고전 비틀기에 일가견이 있는 연극·뮤지컬 연출가 고선웅이 김성녀 국립창극단 예술감독과 함께 지금은 더 이상 불리지 않는 판소리 일곱 바탕 중 하나인 '변강쇠타령'을 희곡으로 탈바꿈시킨 작품이다. 세상의 경계이자 잡귀를 쫓고 액맞이를 하는 영물인 각양각색의 장승을 새로 조명했다.

영화 등을 통해 색골남녀의 이야기로만 저평가된 작품에서 생명력과 휴머니티가 빛나는 창극으로 재창조됐다. 변강쇠와 옹녀가 서로의 '중요 부위'을 바라보며 노래하는 '기물가(己物歌)' 등 야릇함은 공연 내내 이어진다. 배경이 된 병자호란·임진왜란까지 겹치면서 팍팍했던 시대, 색은 백성들의 유일한 유희이자, 건강한 성기는 삶을 꾸려나가는 원동력으로 재미를 선사한다.

전북 이리가 고향인 김지숙은 비교적 늦은 나이인 15세 때부터 소리를 시작했다. 어릴 때부터 노래 좀 한다는 평을 받은 그녀의 본래 꿈은 성악가였다. 하지만 시골에서 성악을 배울 통로가 없었다. 그러던 중 "엄나 친구 딸인 아는 언니를 따라 소리를 배우게 됐다. 그 언니는 정작 중간에 그만두고 나는 예고에 가면서 계속 소리를 하게 됐지."

1997년 국립창극단에 입단하자마자 스타가 됐다. 1999년 김명곤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연출과 극본을 맡은 완판장막창극 '심청전'의 주인공으로 단숨에 주목 받았다. 향단이 등 조연을 거치지 않고 바로 주역을 맡아 화제였다.

2000년 '한중일 베세토연극제'에서도 손진책 전 국립극단 예술감독이 연출한 한국대표작 '춘향전'에서 '춘향'이를 연기했다. 당시 원캐스팅이라 뒤늦게 임신한 사실을 알고도 이를 드러내지 못한 그녀가 분투한 일은 지금까지도 회자된다.

탁월한 판소리 실력과 화려한 외모를 갖춘 김지숙은 이후 춘향, 심청, 숙영낭자 등 여주인공 역할을 도맡아왔다. 하지만 2010년대 들어 살짝 주춤한 기색을 보였다. 2012년 국립창극단에 김 예술감독이 부임한 이후 불어닥친 변화의 바람이 두려웠기 때문이다. '메디아' '장화홍련' 등 파격적인 작품이 "내게는 맞지 않는 옷이라 여겨 오디션을 보지 않았다"는 것이다.

2000년대 국립창극단을 주름 잡은 그녀지만 물론 힘든 때도 있었다. 계속해서 주요 배역이 주어지다 보니 "사생활이 없어졌다"는 것이다. "국립극장 산책로 한번 걷기 힘들 정도였다. 그래서 한동안 우울함에 빠지기도 했다. 이명도 생기고 불면증까지. 성격이 내성적이라 오해도 많이 받았다. 차갑고 도도하고 쌀쌀해보이는 인상 때문에 더 그랬다."

하지만 지금의 김지숙을 만나보면 그녀의 수더분함과 유머 감각에 놀란다. 후배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높다. "노래만 잘하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대인관계와 사회생활도 중요하다는 걸 말이다. 많이 힘들어서 다 포기하고 싶은 때도 있었다."

김 예술감독이 그 때 용기를 불어넣었다. "창극단에 오시고 내가 오디션을 보지 않으니 걱정이 되셨나보더라. 면담을 했고, 속내를 털어놓았다. 용기와 격려를 많이 주셔서 힘을 낼 수 있었다. 김성녀 단장님도 그렇고 '변강쇠 점 찍고 옹녀'의 고선웅 연출님도 그렇고 포용력과 함께 리더십을 갖춘 분들이다."

김지숙은 이제 후배들을 위해 나서고 싶다고 했다. "예전에는 일이 많아 내게만 신경썼는데 선생님과 후배들에게 먼저 다가가 교류하고 융화하고 싶다. 제자들과 함께 공부도 하고 개인 작품도 발표하고. 있는 힘껏 국립창극단과 창극계에 힘을 보태고 싶은 마음이다."

소리와 연기력뿐 아니라 내면까지 원숙해진 김지숙의 옹녀는 4~22일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초연, 재공연과 마찬가지로 김지숙과 이소연이 옹녀, 김학용과 최호성이 변강쇠 역을 맡는다. 만 18세 미만 관람불가. 2만~5만원. 02-2280-4114,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특집-김병욱 성남시장 예비후보】 성남 5대 이니셔티브로 ‘강한 성남’ 완성
[시사뉴스 성남=윤재갑 기자] 이번 6.3 지방선거는 단순한 지방자치단체장·지방의회 의원 선출을 넘어 ▲정권에 대한 평가 ▲중앙 정치 영향력의 반영 ▲행정구역 재편에 따른 새로운 선거구 조정 ▲선거 질서 관리 강화 등의 이슈가 복합적으로 작동하는 중요한 정치 이벤트로 평가되고 있다. 2024년 말 비상계엄 사태와 2025년 정권 교체(탄핵 등 정치적 격변 시나리오 포함) 이후 치러지는 선거인 만큼, 민심의 향방이 어디로 향할지가 최대 관심사이다. 집권 여당이 된 민주당은 지방권력을 새로 잡거나 수성해야 하는 입장이고, 야당이 된 국민의힘은 상황 반전을 위한 토대마련이라는 절체절명의 위기감을 극복해야 하는 양상이다. 특히 정치 양극화와 중앙정치 흐름이 지역 민심에 어떻게 반영될지 주목되고 있는 가운데 경기 성남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김병욱 예비후보를 만나 시장 출마의 변과 시장이 되면 어떤 시장이 될 것인가에 대해 들어보았다. 【편집자주】 김병욱 예비후보자의 출마 행보는 시작부터 남다르다. 김 예비후보가 선거 캠프를 꾸린 모란역 인근 사무실은 이재명 대통령이 성남시장 초·재선에 도전할 당시 사용했던 바로 그 공간이다. ‘성남 성공시대’를 처음 열었던 이 대통령의

정치

더보기
【특집-김병욱 성남시장 예비후보】 성남 5대 이니셔티브로 ‘강한 성남’ 완성
[시사뉴스 성남=윤재갑 기자] 이번 6.3 지방선거는 단순한 지방자치단체장·지방의회 의원 선출을 넘어 ▲정권에 대한 평가 ▲중앙 정치 영향력의 반영 ▲행정구역 재편에 따른 새로운 선거구 조정 ▲선거 질서 관리 강화 등의 이슈가 복합적으로 작동하는 중요한 정치 이벤트로 평가되고 있다. 2024년 말 비상계엄 사태와 2025년 정권 교체(탄핵 등 정치적 격변 시나리오 포함) 이후 치러지는 선거인 만큼, 민심의 향방이 어디로 향할지가 최대 관심사이다. 집권 여당이 된 민주당은 지방권력을 새로 잡거나 수성해야 하는 입장이고, 야당이 된 국민의힘은 상황 반전을 위한 토대마련이라는 절체절명의 위기감을 극복해야 하는 양상이다. 특히 정치 양극화와 중앙정치 흐름이 지역 민심에 어떻게 반영될지 주목되고 있는 가운데 경기 성남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김병욱 예비후보를 만나 시장 출마의 변과 시장이 되면 어떤 시장이 될 것인가에 대해 들어보았다. 【편집자주】 김병욱 예비후보자의 출마 행보는 시작부터 남다르다. 김 예비후보가 선거 캠프를 꾸린 모란역 인근 사무실은 이재명 대통령이 성남시장 초·재선에 도전할 당시 사용했던 바로 그 공간이다. ‘성남 성공시대’를 처음 열었던 이 대통령의

경제

더보기
삼성전자 제57기 주주총회 개최… "주당 배당금 '보통주 1668원, 우선주 1669원'"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삼성전자가 18일 경기도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제57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제57기 삼성전자 주주총회가 열린 경기 수원컨벤션센터. 주주총회가 시작하기 30분 전부터 주총장에 들어가기 위해 소액 주주들의 행렬이 길게 이어졌다. 주주들은 주총장 외부에 마련된 전시관에서 HBM4/HBM4E 메모리와 갤럭시 S26 시리즈, 갤럭시 Z 트라이폴드 등 다양한 삼성전자 제품을 살펴봤다. 이날 주총장에는 전국 각지에서 다양한 연령대의 주주들이 모였다. 주주들은 예년과 달리 최근 삼성전자의 주가가 대폭 오른 점에 대해 큰 기대감을 내비쳤다. 의장을 맡은 전영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겸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은 인사말을 통해 "DS 부문은 로직부터 메모리, 파운드리, 패키징 등 원스톱 솔루션이 가능한 세계 유일 반도체 회사"라며 "AI 반도체 시장에서 주도권 확보하기 위해 기술 경쟁력을 갖춰 나가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전 부회장은 주주가치 제고와 관련해서는 "2025년 연간 9조8000억원의 정규 배당과 함께 1조3000억원의 추가 배당을 지급할 예정"이라며 "주당 배당금은 보통주 1668원, 우선주 1669원"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전 부회

사회

더보기
인천경찰 제9회 6·3 전국동시지방선거 앞두고 상황실 설치
(사진=인천경찰청 제공) [시사뉴스 박용근 기자] 인천경찰이 제 9회 6·3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24시간 선거사범 집중 단속에 나선다. 인천경찰청은 18일 청과 10개 경찰서에서 선거사범 수사상황실 동시 개소식을 열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간다. 선거사범 수사상황실은 선거와 관련된 불법행위 신고나 사건이 접수될 경우 원활하고 체계적인 수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수사부서에 대한 지도·지휘 역할을 수행한다. 또 현장에서 발생하는 각종 우발 상황에 대비해 관계 기관과의 비상 연락체계도 상시 유지한다. 상황실은 이날 개소식을 시작으로 6월10일까지 총 85일간 24시간 상시 운영된다. 인천경찰청은 금품수수, 허위사실 유포, 공무원 선거 관여, 선거폭력, 불법단체동원 선거운동 등 5대 선거범죄에 대해 철저히 대응할 계획이다. 특히 선거인들의 판단에 영향을 미쳐 선거 결과를 왜곡할 우려가 있는 온라인 매체에 대해서도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수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한창훈 인천경찰청장은 "법과 원칙에 따라 선거사범에 엄정하게 대응해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공정한 선거가 치러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달라"고 말했다. 경찰은 공정하고 깨끗한 선거질서 확립을 위해서는 국민들의

문화

더보기
베토벤 스페셜리스트 임현정 피아니스트, 피아노 리사이틀 개최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베토벤 소나타 전곡 앨범으로 역사상 최초 데뷔 앨범 빌보드 차트 1위·아이튠즈 차트 1위를 차지한 베토벤 스페셜리스트 임현정 피아니스트(다나기획사 소속)가 국내에서는 최초로 베토벤 소나타만으로 이뤄진 피아노 리사이틀 ‘임현정의 베토벤 소나타 시리즈 - 영웅(Heroes)’을 3월 29일(일) 오후 5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개최한다. 3월 29일 오후 5시 베토벤 스페셜리스트 임현정 피아니스트의 ‘임현정의 베토벤 소나타 시리즈 - 영웅(Heroes)’ 리사이틀이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개최된다 이번 공연은 국내에서는 최초로 프로그램 전체를 베토벤 소나타로만 구성해 선보이는 무대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매우 깊다. 자신만의 뚜렷한 철학으로 전 세계를 놀라게 한 임현정은 이번 리사이틀을 통해 베토벤에게서 발견한 영웅적 서사와 인간적 고뇌를 가장 심도 깊게 담아낸 4편의 소나타를 연주할 계획이다. 영국의 유력 일간지 ‘텔레그라프’는 임현정의 연주에 대해 ‘잃어버린 열정을 되찾아주고 불타는 욕망을 되찾아주는 ‘비아그라’와 같다’고 비유하며 클래식 시장을 구원할 앨범이라 극찬했다. 특히 임현정의 해석을 ‘베토벤의 음악을 낡은 비디오테이프(V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의도한 듯한 제작 연출은 ‘과유불급’이었다
최근 한 종합편성채널에서 방영된 트롯 경연 프로그램 ‘미스트롯4’가 큰 인기를 끌며 많은 화제를 낳았다. 매회 참가자들의 뛰어난 노래 실력과 화려한 무대가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고, 프로그램은 높은 시청률 속에 대중의 관심을 받았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경연 프로그램의 연출 방식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하는 장면도 적지 않았다. 특히 한 여성 참가자의 이야기는 방송 내내 시청자들의 감정을 강하게 자극했다. 그는 결승 무대에서 탑5를 가리는 마지막 순간까지 2위를 달리고 있었지만, 최종 국민투표에서 압도적인 득표를 얻어 순위를 뒤집고 결국 ‘진’의 자리에 올랐다. 실력 있는 가수가 정상에 오른 것은 분명 당연한 결과였고 반가운 일이었다. 하지만 이 과정을 지켜본 일부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또 다른 평가도 나왔다. 우승 자체보다 방송이 보여준 연출 방식이 과연 적절했느냐는 문제 제기였다. 이 참가자는 이미 예선전부터 뛰어난 가창력과 안정된 무대매너로 주목을 받아왔다. 예선 1회전에서 ‘진’을 차지하며 일찌감치 강력한 우승 후보로 거론됐고, 무대마다 탄탄한 실력을 보여주며 심사위원과 관객의 호평을 받았다. 그는 10년 차 가수였지만 그동안 큰 기회를 얻지 못했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