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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기획]위해논란'가향(加香)담배'규제…2년후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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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향담배 청소년·비흡연자 흡연 유인…캡슐담배 시장점유율 2012년 이후 3년만에 8배↑
세계 각국 가향담배 규제 강화…韓 규제 근거조차 없어

[시사뉴스 이상미 기자]세계 각국이 가향(加香)첨가 담배 규제를 강화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는 아직 규제 근거조차 마련치 못하고 있어 정부가 국민건강에 소홀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물론 최근 들어 정부가 가향담배로 인해 신규흡연자가 늘어난다는 점을 우려해 가향물질 첨가 규제방안을 마련중이지만 도입시기가 2년후인 2018년이라는 점에서 시급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12일 한국건강증진개발원에 따르면 국내 캡슐을 터뜨려 특정한 맛과 향이 나도록 향료 등을 첨가해 만든 이른바 '캡슐담배' 시장점유율은 20120.1%에서 지난해 8.3%8배가량 늘었다. 같은 기간 성인남성 흡연율은 43.7%에서 39.3%로 떨어졌지만 캡슐담배 출시가 잇따르면서 판매량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가향담배 청소년·비흡연자 흡연으로 유인

가향담배 급증의 가장 큰 고민은 청소년과 비흡연자를 흡연으로 유인하는 매개라는 점이다일단 가향담배는 과일향이나 코코아향, 바닐라향 등 궁금증을 유발하는 향과 맛을 첨가해 호기심을 자극한다. 담배의 떫고 매운맛을 부드럽게 바꿔 담배의 위해성을 숨긴다.

지난해 미국에서 발표된 '가향(멘톨) 담배가 청소년 및 젊은성인층의 흡연에 미치는 영향'에서는 2004~2010년 멘톨 흡연자의 흡연율과 그렇지 않은 흡연자를 비교했다.

그 결과 청소년(12~17) 흡연자중 멘톨외 흡연자의 흡연율은 6.0%에서 3.4%로 두배 가까이 떨어졌지만 멘톨 흡연자는 20045.3%에서 20104.5%0.8%포인트 줄어드는데 그쳤다.

젊은 성인층(18~25) 역시 멘톨외 흡연자는 흡연율이 25.7%에서 17.3%10%포인트 가까이 하락했으나 멘톨 흡연율은 14.0%에서 16.3%로 오히려 증가했다.

26세이상의 경우도 멘톨외 흡연자의 흡연율이 16.9%에서 15.3%로 하락한 반면, 멘톨 흡연자는 6.8%에서 7.1%로 흡연율이 증가했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미국의 청소년 흡연자 13651명을 조사했더니 처음 담배를 시작한 계기가 전자담배를 포함한 가향제품이었다는 응답이 유의하게 나타났다.

계속되는 가향물질 유해 논란에도 한국은 뒷짐

가향물질 자체에도 위해성이 있다는 분석도 있다. 가장 일반적인 가향물질인 멘톨의 경우 연기 흡입시 느껴지는 자극을 감소시킬 정도로 신경을 무력화시켜 자칫 일반담배보다 자극이 덜하다는 잘못된 인식을 조장할 수 있다.

또 설탕은 연소과정에서 2급 발암물질인 아세트 알데히드가 발생하고 코코아향와 커피향은 '테오브로민''카페인'이라는 기관지 확장제 역할을 하는 물질을 함유해 니코틴 중독에 보다 빨리 도달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에따라 이미 해외에서는 가향물질에 대한 규제가 활발히 진행중이다미국은 2009년부터 멘톨을 제외한 모든 가향물질 사용을 금지했다. 유럽은 올해부터 가향용 캡슐, 오는 2020년에는 멘톨 사용도 금지할 예정이다. 브라질과 에티오피아, 캐나다 일부 주는 멘톨을 포함한 모든 가향물질의 사용을 제한하고 있다. 터키도 오는 2019년부터 가향담배 제조 금지를 시행할 예정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최근 몇년간 담배회사의 캡슐담배 마케팅이 갈수록 성행하고 있다. 담배시장에서 절반이상의 점유율을 확보한 KT&G는 지난해 1월 기준으로 판매중인 담배 71종중 38%27종이 멘솔·커피·모히토 등 향료를 넣은 가향담배다.

이는 국내에 가향물질에 대한 별다른 규제가 없기 때문이다. 현재 담배 가향물질과 관련한 유일한 규제는 국민건강증진법의 '가향물질 햠유표시 제한'이다. 하지만 이 조항은 가향물질을 넣더라도 담뱃갑에 그림이나 사진 등으로 표시하거나 광고할 수 없다는 내용이 전부다. 사실상 가향물질 규제는 그동안 금연정책의 사각지대였던 셈이다.

정부, 가향물질 유해성 근거 분석에 2년 소요

정부도 최근들어 이같은 문제를 감지하고 가향물질 첨가 규제를 도입하겠다고 발표했지만 늑장 대응 논란은 불가피해 보인다.

질병관리본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올해부터 내년까지 2년간 가향첨가 담배가 청소년 흡연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가향물질 유해성에 대한 근거를 연구할 예정이다.

보건복지부는 연구결과를 반영해 가향물질의 규제범위 등을 결정한후 가향물질 첨가 규제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국내 담배 성분분석 분야는 아직 걸음마 단계이기 때문에 담배 성분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축적된 연구가 적다""규제도입이 빠르면 좋겠지만 아무래도 해외 자료를 근거로만 규제를 도입하는 데는 무리가 있어 국내 사례로 데이터를 만들어가며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규 한국보건의료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규제 도입이 빠르면 빠를수록 좋겠지만 담뱃값 인상, 경고그림 도입에 10년이 걸렸다""종국에는 가향첨가 금지까지 가야하기 때문에 지금은 준비를 철저히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한국건강증진개발원 국가금연지원센터 오유미 박사는 "담배에 첨가되는 각종 가향물질은 단순히 제품의 맛과 향을 개선시키기 위한 것이 아니라 니코틴의 흡수를 촉진시키거나 담배연기의 흡입을 용이하게 해서 담배중독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 했다.

특히 그는 "다양한 맛과 향으로 청소년과 비흡연자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담배 본연의 맛을 숨겨 일반담배보다 덜 해롭다는 잘못된 인식을 심어 흡연의 시작과 지속을 유도할 위험이 있다""규제가 전무한 가운데 가향담배 및 캡슐담배 시장점유율이 급증하고 있는 국내 현실을 고려해 미국과 EU 등 가향담배 금지를 선제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해외 정책사례를 검토해 보다 적극적인 규제 노력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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