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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경제실익 챙기는 美 vs 아시아 패권 넓히는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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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년간 갈등·대결 지속… “향후 5년이 변곡점 될 것”
트럼프·시진핑, ‘위대한 나라’ 목표 아래 국제질서 변경 의지 드러내


[시사뉴스 조아라 기자] 우리나라와 경제·외교·안보적으로 긴밀한 관계에 있는 미국과 중국이 치열하게 대립하고 있다. 갈등과 대결 국면은 최근 10여년 동안 지속돼왔으나, 장기적인 추세로 볼 때 향후 5년간이 앞으로의 미중 관계 전개에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북한 핵 문제 대응, 무역 불균형, 아시아 지역 세력균형 등 양국의 쟁점 사안 관련 협상이 앞으로 5년간 이뤄질 것이기 때문이다.


LG경제연구원의 ‘향후 5년 미중관계 변화와 영향’ 보고서에 의하면 지금까지 약 60년간 미국과 중국의 관계는 때로는 협력 측면이, 때로는 갈등 측면이 우세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보고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있어 올해가 정치 일정상 중요한 시점이고 △미중 협력이 불가피하게 요구되는 한편, 양국 간 주고받기가 충분히 가능한 조건이 형성돼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5년에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위대한 미국 재건 vs 중국의 꿈 실현


트럼프는 ‘위대한 미국 재건’을 목표로 내걸고, 국내 경제의 성장 제고와 일자리 창출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모습이다. 이를 위해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며 자유, 민주주의, 인권 등 그동안 미국이 중요하게 지켜왔던 가치들보다 경제적 또는 금전적 이익을 우선시하고 있다. 미국의 이익을 위해서는 군사력을 적극 활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시진핑의 목표는 ‘중국의 꿈’ 실현이다. ‘중국의 꿈’은 구체적 내용이 규정된 개념이 아니라 당내 토론과 정책 실행을 통해 채워나가야 하는 화두에 가까운 개념이다. 중국은 이를 위해 대내적으로 경제 발전과 정치·사회적 안정, 대외적으로는 외교·안보·군사 방면의 영향력 확대가 필요하다고 보고, 어느 하나를 우선시하지 않고 동시에 추진한다.


두 사람 모두 자국을 ‘위대하게 만들겠다’는 비슷한 목표를 세우고 이를 추진하고 있으나 방향은 사뭇 다르다. 이철용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트럼프는 대외 현안에 비해 대내 현안을 우선시하고, 대내 정책에서는 성장률 수치를 중시한다. 반면 시진핑은 대외 현안을 대내 현안만큼 중시하고 대내 정책에서는 성장률 수치보다 성장 내용을 중시한다”며 “트럼프는 다른 나라들과의 협력이 필요한 영역에서 발을 빼고 싶어 하지만, 중국은 이런 현안들을 이끌어나가려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취약한 재정 상황을 고려해 섣부른 대외 확장을 삼가고 있는 트럼프로서는 중국과의 협상을 통해 경제적 실익, 특히 자신의 준거 계층인 백인 근로자들이 환호할 만한 실익을 얻어낼 수 있다면 자신의 협상 능력을 증명하고 정치적 지지기반을 다질 수 있다는 점에서 해볼 만한 거래가 될 수 있다. 시진핑 역시 경제 구조조정 작업에 차질을 빚지 않는 한도에서 미국 제품의 시장 접근성을 높여주는 대신 대외 영향력 확대와 직결되는 ‘일대일로(一帶一路) 프로젝트’와 영토 문제에서 미국의 협조 또는 이해를 이끌어낼 수 있다면 마다할 이유가 없는 거래라는 분석이다.



美, 대중 무역적자 축소 요구
中, 영토문제 불간섭 요구


양국 정부 관계자들의 주장과 논평, 상대국의 투자 및 시장 환경에 대한 조사보고서 등의 내용을 바탕으로 양측의 요구사항을 정리한 이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에 대한 트럼프 정부의 요구는 양국 간 통상 및 투자 문제에 집중돼 있으며, 핵심 목표는 대(對)중 무역적자 축소다. 이를 위해 대중 수출 확대에 필요한 시장접근성 제고와 대중 수입 축소를 위한 불공정 무역 관행 시정을 중국 측에 요구한다. △환율 문제 △중국의 값싼 수출제품 △중국의 설비과잉 문제 △국유기업 지원 문제 △미국 기업들에 대한 중국의 투자 장벽 등에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아시아 지역 안보 문제에 있어서는 중국이 주변 국가들과 영토분쟁을 벌이고 있는 지역들에 대해 군사력을 확장하는 것을 반대한다. 또한 북핵 문제와 관련해 중국이 북한을 강력히 압박함으로써 사태 해결에 주도적으로 나서줄 것을 요구한다.



이에 반해 중국은 △대형 여객기, 마이크로칩 등 고기술 제품에 대한 대중 수출 규제 해소 △미국 기업 인수 심사 시 차별대우 해소 △미국의 무역구제(국내 산업이 심각한 피해를 입거나 입을 우려가 있는 경우 수입품에 대해 조치를 취하는 제도) 남발 자제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시 약속했던 ‘시장경제 지위’ 인정 등을 요구하고 있다.


또한 영토 문제에 대해서도 미국이 불간섭 또는 중립적인 자세를 유지해줄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 이 밖에 ‘일대일로 프로젝트’와 RCEP(역내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 FTAAP(아시아·태평양 자유무역지대) 추진에 대해 미국 측의 이해와 협조를 구하고 있다. 북핵 문제에 있어서는 북한 체제 보장 전제 하에 대화로 해결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미국이 받아들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트럼프·시진핑 국제질서 변경 의지 강해
‘美공격-中수비’ 협상구도 전망


이 연구위원은 “미중 간 주고받기는 한두번의 만남으로 끝나는 잘 조직된 패키지딜의 형태가 아니라 장기간에 걸쳐 절충과 재절충이 누적적으로 이뤄지는 형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그 이유에 대해 “트럼프나 시진핑 모두 현재의 양국 관계나 현존의 국제질서를 변경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한 만큼 협상 테이블에 올라갈 의제의 범위가 넓고, 최종적인 타협에 이르기까지 난관이 상당히 많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협상을 제안하고 협상 분위기를 좌우하는 것은 주로 트럼프가 될 것”이라며 “현상에 대한 불만을 더 많이 갖고 있고 협상의 효과에 대한 믿음과 협상 자신감이 상대적으로 더 크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특유의 과격한 발언으로 협상 옵션을 극대화한 뒤, 실무 논의 과정에서 실질적 관심사와 타협안을 노출시켜 극적인 합의에 이르는 모양새로 협상을 주도해나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그는 “협상 구도는 미국의 공격에 중국이 어떤 수비를 펼치느냐에 따라 형성될 것으로 보이며, 미국이 한가지 영역에서 공격을 해온다면 중국으로서는 많이 잃느냐 적게 잃느냐의 문제가 될 것이다”라면서 “양국의 협상은 경제 및 외교·안보 현안들을 망라하는 주고받기 딜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 양상은 미국이 경제적 실익을 취하고 중국은 외교·안보적 이익을 중시하는 선택을 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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