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조성완 박사] 과거와 달리 음식을 많이 먹고 배가 나온 체격은 더 이상 부의 상징처럼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오히려 운동과 질 좋은 건강식을 챙겨먹지 못해서 체형을 망가뜨리게 되는, 자기 시간을 조절할 여유가 없다는 사실의 결과일 뿐이라는 시각이 팽배하다.
과장하면 자기 건강을 챙길 여유가 없음을 드러내는 가난의 상징으로까지 불리는 세상이다. (저 역시 배가 약간 나온 50대 아저씨로서 비만인을 결코 비하하려 함이 아니고 해결책을 제시하기 위함이니 노여워하지 마시기 바란다.)
그런데 이러한 편견이 아주 근거가 없는 게 아닌 것이 비만의 정도가 심해질수록 예전보다 성기능 저하를 호소하는 젊은 남성들이 빈번하게 병원을 찾는다는 사실이다.
성기능 떨어트리는 비만
남녀를 불문하고 에로틱한 분위기를 원하는 이성과의 관계에서 비만은 치명적일 수 있다. 우선 성욕을 느끼는 단계부터 마이너스다. 남성은 시각적인 자극에 약하고 야한 사진만 봐도 성의 환상 속에 쉽게 빠지곤 한다는 것은 상식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데, 아내나 애인의 살찐 모습에 시각적인 거부감을 느낀다면 어떨까?
19금(禁) 에로영화 한편 보려다 4시간짜리 다큐물을 관람하는 기분일까. 성접촉 자체도 중요하나 전후 분위기나 상대에 대한 감정을 더욱 중요하게 여기는 여성에게도 파트너의 신체적 이미지는 매우 중요하다. 사랑으로 극복이야 되겠지만 기왕이면 모델 같이 멋있는 남자와 잠자리를 하고 싶기 마련이다.
배만 불룩한 남편이나 남자친구를 보면 성욕의 일부가 식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상대가 싫어하는 기색을 보이거나, 살 빼라는 핀잔을 주게 되면 비만 당사자는 암암리에 스트레스를 받게 되고, 잠자리에서도 소극적이게 되거나 심인성 기능장애의 요인까지 되곤 한다.
비만, 발기 위한 혈류 기능 막아 심리적인 장애보다 더 직접적인 문제가 있다. 비만하다고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비만 남성들은 대부분 발기기능이 나이 또래보다 떨어진다. 비만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고지혈증으로 혈관 벽에 혈류를 방해하는 물질들이 끼어 혈관이 조금씩 상하게 되면, 작은 혈관들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발기기능에는 치명적일 수 있다.
물론 발기보다 더 중요한 심장이나 뇌로 가는 혈관에 문제를 일으킨다면 얼마나 심각한 문제가 될지는 강조하지 않아도 미루어 짐작이 가능할 것이다. 혈관도 다른 신체기관과 마찬가지로 어느 정도의 손상은 원인이 없어지면 자연회복이 되나, 한계를 넘어서면 자연회복이 불가능해지므로 문제가 생기기 전에 미리 미리 예방하는 것이 좋다.
발기기능 회복의 첫걸음은 가벼운 운동
지금 세계 곳곳에서는 많은 수컷 쥐들이 인간 남성의 발기기능 회복을 위한 실험모델로 희생되고 있다. 하나뿐인 생명, 그 어느 하나 귀하지 않은 것이 없으랴. 쥐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실험 결과들을 보면 ‘비만 쥐의 발기기능이 건강한 쥐보다 떨어짐’이 확연하게 나타난다.
남성의 성기에는 ‘음경해면체’로 불리는 뼈가 아닌 많은 혈관으로 이루어진 발기 기둥이 두 개가 있다. 비만 남성에서는 혈관내벽에 상처가 생겨 혈액이 채워져 발기가 단단하게 되는 기능도, 또 단단하게 유지되기 위해 정맥이 꽉 닫혀주는 기능도 건강한 남성에 비해 떨어진다는 것이다.
바로 가장 흔한 혈관성 발기부전의 대표적인 모델이기도 하다.
즉 발기기능의 회복을 위한 가장 첫걸음은 어렵게 모은 살들을 과감히 버리고 지질대사를 정상화시키는 노력에서 출발해야 한다.
처음부터 관절을 무리하게 혹사시키지 말고 가벼운 운동부터 하나씩 실천하며, 계획된 식사로 영양의 과잉공급을 줄여야 한다. 좋아하던 밤참도 포기하고, 운동 후 강렬하게 다가오는 식욕도 자제해야 한다.
반복되는 운동과 적은 식사에 지친다면, 몸에 좋은(?) 규칙적인 성관계로 칼로리도 소모하고, 자신의 기능이 조금씩 나아지는지 파트너가 날씬해져 가는 자신의 모습에 좋아하는지도 확인해 보기 바란다.
조금은 저속한 표현이지만 현실적인 목표를 세워보자. “보기 좋은 떡이 맛도 좋단다!”
성의학전문의 조성완 박사는…
■ 명동 이윤수ㆍ조성완 비뇨기과 원장 ■대한 비뇨기과학회 정회원 ■대한 남성의학회 정회원 ■대한 전립선학회 정회원 ■대한 배뇨장애 및 요실금학회 정회원 ■대한 비뇨기감염학회 정회원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비뇨기과학교실 외래교수
국내뿐만 아닌 해외에서도 인지도가 높은 성의학 전문의로 ‘서울신문’, ‘헤럴드 경제’, ‘스포츠칸’, ‘스포츠 한국’ 등 다수 연재했으며 현재도 활발한 집필 활동중이다. 또한 한국경제 와우TV 생방송 ‘부부만족 100%’ 출연 등으로 시청자들에게도 친숙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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