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07.02 (수)

  • 구름많음동두천 27.7℃
  • 흐림강릉 29.4℃
  • 구름조금서울 29.1℃
  • 구름조금대전 30.2℃
  • 맑음대구 32.3℃
  • 연무울산 29.4℃
  • 맑음광주 31.6℃
  • 구름조금부산 26.6℃
  • 구름조금고창 32.1℃
  • 맑음제주 29.6℃
  • 흐림강화 26.9℃
  • 구름많음보은 28.2℃
  • 구름조금금산 30.3℃
  • 구름많음강진군 30.8℃
  • 구름조금경주시 32.9℃
  • 구름조금거제 28.1℃
기상청 제공

시네마 돋보기

슬프고 아름다운 가족 탄생기

URL복사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까지 여섯 살 아이의 성장담 <프리다의 그해 여름>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여섯 살 프리다가 새로운 가족과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을 담은 성장담이다. 카를라 시몬 감독의 자전적 이야기를 소재로 한 스페인 영화로 전 세계 영화제 세계 영화제 32개 부문 수상, 49개 부문 노미네이트 됐으며 로튼토마토 신선도 100%를 기록했다.

복잡한 감정을 통찰

불치병으로 부모를 잃은 프리다는 외숙모 부부와 사촌동생 아나와 함께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 1993년 여름의 시골을 풍경으로 펼쳐지는 일상의 이야기는 전적으로 프리다의 시점으로 전개된다.

어린 아이에 대한 왜곡이나 과장없이 복잡한 심리상태를 섬세하게 전달하는 어법이 압권이다. 별다른 기교나 사건 없이 진행되는 사실적 드라마인데도 이 영화의 새롭고 신선한 지점은 바로 통찰력과 섬세함, 절제에서 나온다. 영화는 ‘친척집에 살게 된 고아’에 대한 한국식 진부한 스토리와는 거리가 멀다.

비록 부모를 잃었지만 프리다는 변함없이 사랑받는 아이다. 외숙모 부부와 사촌동생 아나는 모두 따뜻하고 친절한 사람들이다. 종종 방문하는 할머니 할아버지를 비롯해 이모들도 모두 프리다에게 넘치는 애정을 준다. 프리다는 자신의 인형들을 전시하며 이것들이 가족들이 자신에게 선물한 사랑의 증표임을 아나에게 과시한다. 죽음의 실체가 정확히 인지되지 않는 프리다는 엄마의 부재에 대한 슬픔 또한 막연하다.

하지만 확신할 수 없는 가족의 사랑에 대한 불안감으로 프리다는 알 수 없는 갈증을 느낀다. 아나와는 다른 위치라는 열등감은 아나를 곤경에 빠트리게 하거나 작은 말썽들을 일으키게 만든다. 애정에 대한 갈구로 빚어진 심술궂고 버릇없는 행동들은 오히려 외숙모 부부와의 관계에 악영향을 미치며 프리다의 불안감은 더욱 커져간다. 정서적 허기와 위기는 엄마를 코스프레 하거나 엄마가 즐기던 담배를 성모상 앞에 놓는 등의 절대적 사랑에 대한 그리움으로 이어진다.

아무 문제 없는 평온한 일상이지만 수많은 감정의 회오리들이 일어난다. 영화는 담담한 프리다의 표정 위로 흐르는 미묘한 감정의 변화를 결코 과하지 않게 꾹꾹눌러 담는다.

현실감과 절제미의 미덕

<프리다의 그해 여름>은 부모를 여의고 새로운 환경에서 적응하는 과정이라는 가슴 아픈 경험을 담았지만 사랑을 갈망할 때의 고독감에 대해 또는 새로운 조직의 구성원이 되기까지 누구나 경험할법한 보편적 감정 지점을 겨냥하고 있다. 영화는 스페인 시골의 감성적 풍경과 귀여운 아이들을 배경으로 매 순간 섬세하게 내면을 응시하면서도 한편, 감정 과잉을 철저히 경계하며 냉철한 시선을 유지한다.

가장 놀라운 점 중 하나는, 프리다 역을 맡은 라이아 아르티가스의 연기다.
기존 아역 배우들의 소위 말하는 ‘천재적 연기’와도 차원이 다른 인위성이 배제된 자연스럽고도 섬세한 연기는 감탄을 금할 수 없다. 감독은 현실적 연기를 위해 아이들을 자유롭게 놀게 만든 후에 실제장면을 편집해 사용하거나 어른의 연기장면을 반복해서 보여주는 방식 등으로 공을 들였다고 한다. 글을 읽을 수 없는 4살 아나의 경우 대사를 말로 몇 번씩 들려주는 방법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엄마의 죽음에도, 동네 꼬마의 놀림에도 울지 않던 강한 프리다는 새로운 가족과 안정적 융화를 이루고 즐거운 한때를 보내던 순간 갑자기 눈물을 터뜨린다. 왜 우는지 자기도 모르겠다며 울음을 멈추지 못하는 프리다를 보며 그 알수 없지만 알 것 같은 눈물의 의미에 관객이 수긍하고 공감하게 된다. 차곡차곡 쌓아온 작은 이야기와 감성을 통해 프리다와 함께 관객이 일체화되고 이해되다가 마침내 터트리게 되는 과정이 물 흐르듯 이어진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정치

더보기
박충권 “배경훈, 부모 재산 독립생계 이유 고지 거부...세액공제는 5년간 수령”
[시사뉴스 강민재 기자] 국민의힘 박충권 의원(비례대표·과방위)은 1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으로 지명된 배경훈 후보자가 청문회를 앞두고 부모의 재산을 ‘독립생계’라는 이유로 공개를 거부했지만, 최근 5년간 부모를 부양가족으로 올려 총 2500만 원의 세액 공제를 받아왔다고 밝혔다. 현행 공직자윤리법에 따르면, 공직후보자는 본인뿐 아니라 부모 등 직계존속의 재산도 신고해야 한다. 단, 부모가 독립적으로 생계를 유지할 경우에 한해 재산 고지를 예외적으로 거부할 수 있다. 반면에, 현행 소득세법상 부모를 부양가족으로 인정받아 세액 공제를 받으려면 부모와 함께 거주하거나, 경제적 지원을 하는 등 생계를 같이 해야 한다. 즉, 상기 두 가지 혜택을 동시에 받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며, 법률 위반 소지가 있다. 박충권 의원은 “6억원대 억대연봉 후보자가 부모를 부양한다며 연말정산 혜택은 챙기고, 부모의 재산 공개는 거부한 것은 탈세의혹과 검증을 회피하려는 꼼수”라며, “과연 법위에 있는 이재명 정부의 장관 후보자답다. 국세청은 이제라도 환수조치하고, 제대로 조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공직자윤리법은 허위 고지거부나 불성실한 재산 등록에 대해 경고, 시정명령, 징

경제

더보기

사회

더보기
한국학중앙연구원, 최한기의 '농정회요' 제1책, 제11책 최초 발견...국내외 유일 완질본 공개, 3일 발표회 개최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한국학중앙연구원장서각은 기존에 10책으로만 알려져 있던 최한기(崔漢綺)의 농업 저술서 『농정회요(農政會要)』의 제1책과 제11책을 최초로 발견, 국내외 유일의 완질본(전 11책, 25권)을 확인했다고 1일 밝혔다. 이번 장서각본의 발견은, 2024년 부여 함양박씨 구당 박세영 종가의 전적에서 『통경(通經)』을 최초 발견한 데 이은 또 한 번의 성과로, 국가 유물 발굴 및 연구 분야에 중대한 기여로 평가된다. 지금까지 『농정회요』는 일본 교토대 가와이문고가 소장한 필사본(제2책~제10책)만이 알려져 있었으며, 제1책이 누락된 탓에 저술자와 집필 연도조차 명확히 확인할 수 없는 상태였다. 그러나 이번에 장서각본을 통해, 저자가 최한기며, 저술 연도는 1837년, 책 전체는 전 11책(25권)이라는 사실이 명확히 드러났다. 장서각본은 교토대본과 달리 낙질 없이 필체가 균일하고 정교해 선본(善本)으로 평가된다. 특히, 그간 존재 여부조차 불분명했던 제1책과 제11책의 최초 발견은 『농정회요』 전체 구상의 실체를 복원하는 데 결정적인 전기를 마련했다. 『농정회요』, 농업 경제정책 9개 주제를 집대성한 실용 농서 『농정회요』는 농업을 둘러싼 다

문화

더보기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국민이 선택한 이재명 정부 경제 현안 해결 정책에 중점 둬야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치러진 지난 6.3 조기대선에서 제21대 대통령으로 당선된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한 지도 벌써 2주가 지나갔다. 6.3 선거 당일 출구조사에서 50%가 넘을 것이라는 예측에는 빗나갔지만 49.42%의 득표로 41.15%를 얻은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를 압도적으로 누르고 제21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이 대통령은 1천728만표를 얻어 역대 대통령 선거에서 가장 많은 득표로 당선된 대통령으로 자리매김했다. 이 같은 득표의 배경으로 전국적으로 고른 지지를 받은데다 보수의 텃밭인 대구 경북지역에서도 당초 예상보다 7% 포인트 정도 더 지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즉 보수진영에서도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령이라는 본헤드 플레이는 잘못된 것이고 나라를 거의 망쳐버린 윤 전 대통령보다는 나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했다는 것이다. 선거가 끝난 후 이재명 대통령의 향후 직무수행에 여론조사 결과 70% 정도가 ‘이 대통령이 직무수행을 잘할 것’이라고 응답한 결과가 나왔다. 한국갤럽이 지난 10~12일(6월 둘째 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이 대통령이 앞으로 5년 동안 대통령으로서 직무를 잘 수행할 것으로 보는지, 잘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