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北, 내치 위주 행보…단속 강도 상당 수위"
"지난달 대미 담화 등 대외 행보 움직임도"
"한미훈련 앞두고 7월중 대미 압박행동 관측도"
"전략 경쟁 심화 변수…中개입 높아질 듯"
[시사뉴스 강민재 기자] 내치에 집중 중인 북한은 미중 전략 경쟁 속에서 미국과 거리를 둔 채 중국과 밀착하는 모양새다.
북한은 오는 11일 북중 우호조약 60년 계기로 중국과의 밀착행보를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미·중 패권 경쟁이 가열될수록 북한이 중국과 밀착하는 것은 대미 협상력을 올릴 수 있는 카드이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북한은 8월 한미 연합훈련을 앞두고 이번 달 중 미국을 향한 '압박 행동'을 보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4일 전문가에 따르면 북한은 오는 11일 북중 우호조약 60년을 계기로 북중 간 밀착 양상은 더욱 뚜렷해 질 것으로 관측된다. 중국은 전날 북한 핵 문제의 책임을 미국에 돌렸다. 중국이 북한을 매개로 미국 견제에 나선 것이다. 북한이 이에 호응할 경우 북미 대화 보단 대미 압력 행사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현재 미국 독립기념일(4일) 전까지 도발 동향은 포착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북한이 미국의 대화를 거부한 만큼 저수위 도발 등을 감행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다.
또 8월 한미 연합훈련을 앞두고 북한이 자신의 입장을 관철하기 위해 7월 중 압력 행사가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 오르내린다. 북한이 담화 등을 통해 대미 협상력을 높이려는 행동을 보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내부 단속 차원의 대외 강경 행보를 보이거나 군 고위직 교체 이후 분위기 쇄신을 위한 도발 행위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미중 전략 경쟁이 북한의 행동과 한반도 정세의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는 형국이다. 한·미·일 동맹에 대항하는 북중 협력 강화가 중국의 한반도 문제 개입 수준을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 왕이(王毅)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전날 한반도 핵 문제에 대해 "미국은 수십 년 동안 북한에 가한 군사적 위협과 압박을 반성하고 북한의 합리적 관심을 직시해 해결해야 한다"며 북핵 문제의 책임은 미국에 있음을 분명히 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북한은 당분간 중국과 협력에 주력하면서 미국과의 대화는 여유를 갖고 준비할 것"이라며 "미국은 중국으로 하여금 북한을 협상 테이블에 나오게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중국과 밀월 관계를 이어가고 있는 북한은 경제 사업 등 내치에 무게를 두고 있다. 반사회주의, 비사회주의 등을 언급하면서 내부 단속 강도도 상당한 수위로 끌어올렸다는 분석이다.
북한은 지난달 29일 열린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8기 2차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중대 사건'을 언급하고 간부들 책임을 추궁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리병철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 등 고위직에 대한 인사 조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1일 최고인민회의 상임위 14기 15차 전원회의에서는 금속·화학·기계공업 관련 법과 마약범죄방지법을 채택했다. 기간공업 투자, 관련 제도 질서 등 내용이 담겼다.
북한은 지난 1월 8차 당 대회 이후 내치에 집중하면서 대외 정세는 관망하고 있다는 해석이 비교적 많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대외 행보에 시동을 거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17일 당 중앙위 8기 3차 전원회의 3일차에 김정은 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의 "대화, 대결에도 다 준비돼 있어야 하며 특히 대결엔 더 빈틈없이 준비돼 있어야 한다"는 발언이 나와 다양한 해석을 불렀다.
이후 6월22일 김여정 당 중앙위 부부장이 "꿈보다 해몽"이라면서 대화 쪽에 무게를 둔 해석에 선을 그었고 6월23일에는 리선권 외무상이 "무의미한 미국과의 그 어떤 접촉 가능성에 대해서도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잘라말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과의 친선 행보는 최근 여러 차례 공개되고 있다. 특히 지난달 21일 북한과 중국 대사의 상호 기고, 중국 내 공산당 중앙위 대외연락부가 연 좌담회 등 대면 외교는 이례적 방식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