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탈리아 공식 방문…파롤린 국무원장 면담
[시사뉴스 강민재 기자] 교황청의 피에트로 파를린 국무원장이 "교황께서 북한에 가고 싶으신 건 확실하다"며 "문재인 대통령께서 언론에 말씀하신 것처럼 성사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북한의 초청장이 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는 이탈리아를 공식 방문 중인 박병석 국회의장이 9일(현지시간) 바티칸 교황청을 방문해 프란치스코 교황이 북한이 국제사회로 복귀하는 데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해줄 것을 요청한데 대해 이같이 답했다.
박 의장은 이날 교황청에서 피에트로 파롤린 국무원장을 만나 "(교황께서) 북한이 국제사회로 복귀하도록 적극적으로 나서주시면 한반도 평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국무원장께서 70년 이상 분단된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해 큰 역할을 해달라"고 밝혔다.
파롤린 국무원장은 "문재인 대통령께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교황님에 대한 방북 요청 의사를 구두로 전달했다. "교황청에서는 이에 책임을 느끼고 교황 개인적으로도 책임진다는 생각을 하고 계신다"며 적극적으로 협력해나가겠다"고 말했다.
파롤린 국무원장이 현 북한의 상황에 대해서 묻자 막 의장은 "대화가 단절된 상황인 건 맞다. 다만 지난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한반도 문제는 대화를 통해 해결하자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북한이 대화 테이블로 나오면 백신 공급 등에 대해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파롤린 국무원장은 "교황청도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나 실제로 어려움이 많은 것 같다"며 "수년 전 북한의 홍수사태 때 재정 지원을 계기로 북한을 접촉한 적이 있다. 그 후 더 이상 발전이 없다. 교황께서는 접촉을 심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셨다"고 전했다.
이날 면담에서는 교황청 성직자성 장관으로 임명된 유흥식 대전교구장에 대한 언급도 나왔다. 박 의장이 "유 교구장이 임명된 것을 한국 국민 모두가 기뻐하고 있다. 유 교구장이 교황청 발전과 세계 평화에 기여하길 바란다"고 하자 국무원장은 "유 장관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답했다.
박 의장은 오는 8월 말 서울에서 열릴 예정인 '2021 한반도 국제 평화포럼'에 파롤린 국무원장을 초대하자 국무원장은 "가능하면 참석하겠다"고 화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