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09.09 (화)

  • 구름많음동두천 29.3℃
  • 맑음강릉 33.1℃
  • 구름많음서울 29.7℃
  • 구름조금대전 30.6℃
  • 구름조금대구 30.8℃
  • 맑음울산 31.3℃
  • 구름조금광주 30.5℃
  • 맑음부산 31.2℃
  • 맑음고창 31.0℃
  • 맑음제주 31.5℃
  • 구름많음강화 28.8℃
  • 구름조금보은 27.9℃
  • 맑음금산 29.4℃
  • 구름조금강진군 30.8℃
  • 맑음경주시 31.7℃
  • 구름조금거제 30.6℃
기상청 제공

문화

[이화순의 아트&컬처] 세계적 거장 다니엘 뷔렌, 대구서 국공립 최초 개인전

URL복사

대구미술관 내년 1월 29일까지 <다니엘 뷔렌> 개인전 개최
84세의 현역, 60개국서 3000여 전시 개최
대규모 ‘인-시튜(In-Situ)’ 작품 중심 29점 소개
‘시간을 넘어, 시선이 닿는 끝에’ 아시아 최초 상영

프랑스 현대미술의 거장 다니엘 뷔렌(Daniel Buren.84)의 작품세계를 깊이 감상할수 있는 대규모 전시가 마련됐다. 대구미술관(관장 최은주)이 7월 12일부터 내년 1월 29일까지 세계적인 조형 예술가 다니엘 뷔렌의 개인전 <다니엘 뷔렌>전을 국공립미술관 최초로 개최하는 것. 

 

대구미술관 1전시장과 어미홀에서 다니엘 뷔렌의 회화, 영상, 설치 등 작품과 공간의 특정 관계에 주목한 최근작 29점을 감상할 수 있다.

 

 

전시 전 대구를 찾은 거장 다니엘 뷔렌은 직접 설치작업을 마무리 짓으며 건재함을 보여주었다. ‘어린아이의 놀이처럼’(2014) 등을 전시 전 설치한 그는 "작가로서 제가 하는 일은 작품을 만드는 것이다. 그것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나의 몫이 아니다”면서 “이는 관람객에게 나의 의견을 강요하지 않기 위한 측면도 있다. 관객이 작품을 보고 자신만의 느낌을 가진다면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뷔렌은 1961년 미국 버진아이랜드의 그레이프트리 베어 호텔에서의 커미션 워크를 시작으로 미주, 유럽, 아시아, 오세아니아, 아프리카 등 60개국에서 3000회 이상의 전시를 열고 있는 현역이다.

 

뷔렌은 작품을 설치한 공간과 주변 환경을 작품에 끌어들여 작품을 완성하는 '인 시튜'(In Situ) 작업으로 유명하다. 인 시튜는 그의 작품 세계를 설명하는 대표적인 모티브이기도 하다.

 

그가 세계 미술계를 놀라게 한 것은 1986년. 세계적 명소 파리 팔레-루아얄에서 대규모 설치작품 ‘두 개의 고원(Les Deux Plateaux)’을 발표했다. 팔레-루아얄 광장에 설치한 이 작품은 다양한 높낮이의 260개의 줄무늬 기둥으로 제작돼 누구라도 뛰어넘을 수 있는 작품이었다. 실제로 어린아이들과 청년들이 작품들을 뛰어넘어다니며 즐기기도 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명작 ‘모나리자’를 품은 루브르박물관에서 불과 200여m 떨어진 파리 팔레-루아얄에서 미술관, 미술의 권위에 도전한 것이었다. 설치장소인 팔레 루아얄은 루이 13세의 재상(宰相) 아르망 리슐리외의 저택이었으며, 루이 14세가 거주하던 고풍스러우면서도 위엄 있는 명소이다.

 

뷔렌은 같은 해 제42회 베니스비엔날레 황금사자상을 수상했다. 세계 미술계의 이목이 그에게 쏠렸다. 이후 뉴질랜드, 슈투트가르트, 일본 등에서도 권위 있는 미술상 수상이 이어졌다. 아이러니하게도 정형화된 미술 제도에 대한 비판을 담은 작품에 미술계가 경의를 표한 것이다.

 

왕성한 작품 활동을 통해 끊임없이 변화를 추구해온 뷔렌은 모더니즘적 미술 제도를 비판하거나 고정된 시각을 유발하는 미술사조의 틀을 거부하며 자신의 작업 세계를 구축해왔다.

 

1968년 줄무늬 패널을 등에 짊어진 ‘샌드위치 맨’이 거리를 활보하는 뷔렌의 퍼포먼스 역시 예술에는 현장이 있고, 현장에는 예술이 있다는 ‘인-시튜(In-Situ)’, 즉 장소특정적 예술 철학을 담은 작품이었다.

 

 

작품과 공간의 특정한 관계성을 심화시킨 ‘인-시튜(In-Situ)’ 작업은 파리 퐁피두센터(2002),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2005)에서의 기념비적인 전시를 비롯하여 프랑스 스트라스부르그 현대미술관(2014), 루이비통 파운데이션(2016) 등 국제적인 위상을 지닌 여러 기관에서 선보이고 있다.

 

‘인-시튜’는 제자리에 혹은 본래의 장소라는 뜻으로, 20세기 초 고고학자들이 주위 환경의 맥락과 유기적인 관계를 갖는 사물을 가리키는 뜻으로 처음 사용했다. 뷔렌의 ‘인-시튜’는 관점, 공간, 색상, 빛, 움직임, 환경, 분절 혹은 투영 현상을 복합적으로 활용하여 작품과 공간의 경계가 서로 조화를 이루도록 유도하는 작업이다.

 

아시아권에서는 처음 선보이는 대표작 ‘어린아이의 놀이처럼(2014)’도 ‘인-시튜’ 작품이다. 관람객은 최대 6m 높이, 40m 길이의 사면체, 정육면체, 원통형, 피라미드 또는 아치 형태의 기하학적 모양의 모듈 100여점을 마주하게 된다. 대칭적으로 배치된 이 모듈들 사이를 자유롭게 산책하며 입체적인 공간감을 느낄 수 있게 한다. 이 작품은 아이들이 좋아하는 블록 쌓기 놀이에서 영감을 받은 것이다. 사면체, 정육면체, 원통형, 아치 형태의 104점이 최대 6m 높이까지 쌓아 올려져 40m 길이의 긴 어미홀에 배치되는 대규모 설치 작품이다.

 

2014년 프랑스 스트라스부르그에서 처음 공개한 후 나폴리(2014), 멕시코(2016), 시드니(2018)에 이어 대구에서 선보이는 이 작품은 작가가 설치를 위해 직접 한국을 방문할 정도로 중요한 의미를 차지한다.

 

 

작가의 삶과 예술 여정을 한눈에 들여다볼 수 있는 자전적 필름도 아시아권 최초로 선보인다. 1968년 스위스 베른에서 예술적 시도를 과감하게 실행했던 뷔렌의 독백으로부터 시작하는 장편 필름 ‘시간을 넘어, 시선이 닿는 끝(2017)’. 작가가 직접 제작에 참여했다. 다큐멘터리형 장편 필름으로 러닝타임 6시간 30분에 이른다.

 

이 필름은 1968년 하랄드 제만(Harald Szeemann, 1933-2005)의 전시가 있었던 스위스 베른을 배경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뷔렌의 주요 행적과 기념비적인 프로젝트들을 포함, 도전적이고 전위적인 작가의 면모를 보여준다. 뷔렌의 회고전을 이끌었던 파리 퐁피두센터 베르나르 블리스텐(Bernard Blistène. 67) 관장의 인터뷰를 마지막으로 끝이 난다.

 

이어 펼쳐지는 1전시장의 넓고 밝은 공간에서는 뷔렌의 최근작을 만나볼 수 있다. 뷔렌은 1990년대부터 작품에 거울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이번 출품 작품에도 거울이 등장한다.

 

뷔렌에게 거울이란 작품이 수용되는 장소를 확대하고 파편화하거나 변형함으로써 그 장소를 변모시키기 위해 사용하는 도구다. 관람객은 거울을 통해 관람자와 공간의 관계에 의도치 않게 참여하게 되어, 뷔렌 작품의 실존성과 환영을 가르는 중요한 기준점이 된다.

 

작품의 대부분은 거울, 플렉시글라스(Plexiglass) 등 사물을 비추거나 확대, 파편화하는 재료들로 구성되어 있다. 뷔렌에게 거울은 관람자와 공간 간의 관계에 영향을 미치되, 잘 보이지 않는 것을 드러나게 하는 ‘제3의 눈’으로 작품을 완성하는 작용을 한다.

 

뷔렌은 ‘인-시튜’ 작업을 통해 공간을 닫거나, 열고, 둘러싸거나 해체하면서 자신의 개념과 행위를 무한히 확장한다. 이러한 행위들은 장소 속의 장소, 공간 속의 공간을 구축하여 안과 밖의 경계를 자유롭게 왕래하도록 한다.

 

대구미술관 마동은 전시기획팀장은 “다니엘 뷔렌은 모더니즘적 미술 제도를 비판하거나 미술사조의 틀을 거부하며 '인-시튜' 개념을 통해 자신의 작업 세계를 구축해온 작가”라며, “관람객들이 이번 전시를 통해 어린아이의 놀이처럼 미술의 천진한 본성에 좀 더 가까워지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커버스토리】 [한미 정상회담] 이 대통령 “두터운 신뢰…굳건한 한미동맹 확인"
[시사뉴스 강민재 기자]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25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미국 워싱턴DC에서 첫 정상회담을 열었다. 회담 전 미국의 거센 압박 속에서도 돌발변수 없이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마감돼 양 정상 간 신뢰를 구축하는 계기가 마련됐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산 자동차에 대한 15% 관세를 재확인해 정책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해소됐다는 평이다. 이 대통령 ‘피스메이커, 페이스메이커’ 회담 분위기 이끌어 이재명 대통령 취임 82일 만에 열린 한미 정상회담은 치열한 기싸움으로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3시간 앞두고 소셜미디어에 “한국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 숙청이나 혁명처럼 보인다”고 적어 우리 정부를 압박했다. 이 대통령은 모두 발언에서 북한 문제를 상당 부분 언급하며, “저의 관여로 남북 관계가 잘 개선되기는 쉽지 않다. 실제로 이 문제를 풀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은 트럼프 대통령”이라고 치켜세웠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께서 ‘피스메이커’를 하시면 저는 ‘페이스메이커’로 열심히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분단국가로 남아 있는 한반도에도 평화를 만들어달라”며,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도

정치

더보기
이 대통령, 여야 대표에 "국정에 국민 모든 목소리 공평히 반영 노력"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이재명 대통령은 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여야 대표와 오찬 회동을 갖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등 여야 지도부를 만나 "대통령은 국민을 통합하는 게 가장 큰 책무인데 어려운 게 현실"이라며 "국정에 모든 국민의 목소리가 공평하게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여야 대표 오찬 회동에서 "우리 국민이 하나의 목소리로 대한민국의 국익과 국민의 복리 증진에 힘을 모으면 참 좋겠다. 대외 협상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앞선 한미·한일 정상회담을 두고 "일종의 통과의례 같은 것인데 무엇을 얻기 위한 것이 아니라 무엇인가를 지키기 위해 필요해서 하는 과정이고 매우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공개석상에서 '나라의 힘을 좀 길러야 되겠다'는 말씀을 드린 이유가 있다"며 "우리가 다투고 경쟁은 하되 국민 또는 국가 모두의 이익에 관한 것들은 한목소리를 낼 수 있으면 참 좋겠다"고 했다. 또 "저는 민주당 출신 대통령이기는 하지만 이제는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돼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쉽지는 않은 것

경제

더보기

사회

더보기
【지역네트워크】 공감에서 시작해 신뢰로 이어지다...하남시가 만든 따뜻한 민원행정
[시사뉴스 하남=박진규 기자] 이현재 하남시장은 행정을 바라보는 시선부터 달랐다. 민원을 단순한 요청이 아닌, 시민의 삶에 먼저 다가가야 할 ‘공감의 신호’로 받아들였다. 그래서 그는 행정의 속도만큼이나, 어떻게 응답하느냐의 ‘태도’를 중요하게 여겼다. 하남시는 민원행정의 개념을 완전히 뒤바꿨다. 단순히 민원을 처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시민의 언어로 설명하고, 불편을 헤아리며, 현장에서 바로 답을 찾는 시스템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말투 하나, 설명 한마디에도 공감을 담고, 이동이 불편한 시민을 위해 ‘현장’을 행정의 출발점으로 삼은 행정. 시청에 가지 않아도, 여러 부서를 전전하지 않아도, 언제 어디서든 민원에 귀 기울일 수 있는 구조. 하남시는 그렇게 행정의 중심을 ‘사람’으로 옮겼다. ‘문제를 피하지 않는 책임 행정’, ‘모든 과정에 사람이 중심이 되는 행정’, 그리고 ‘시민의 언어로 설명하는 행정’. 하남시가 실현하는 민원행정은 제도가 아니라 철학의 실천이다. 민원은 소통이다…공연으로 배우는 ‘설명력도 친절역량’ 단 한 마디의 설명이 누군가에게는 위로가 되고, 누군가에게는 벽이된다. 하남시는 이러한 ‘언어의 차이’가 만들어내는 거리감을 줄이기 위해,

문화

더보기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생성형 AI 활용…결국 사용자의 활용 능력과 방법에 달려 있다
지난 2022년 인공지능 전문 기업인 오픈AI에서 개발한 챗GPT를 비롯해 구글의 Gemini(제미나이), 중국의 AI기업에서 개발한 딥시크, 한국의 AI기업에서 개발한 뤼튼, 미국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두고 있는 중국계 미국기업이 개발한 젠스파크 등 생성형 AI 활용시대가 열리면서 연령층에 상관없이 생성형 AI 활용 열기가 뜨겁다. 몇 시간에서 며칠이 걸려야 할 수 있는 글쓰기, 자료정리, 자료검색, 보고서, 제안서 작성 등이 내용에 따라 10초~1시간이면 뚝딱이니 한번 사용해 본 사람들은 완전 AI 마니아가 되어 모든 것을 AI로 해결하려 한다, 이미 65세를 넘어 70세를 바라보는 필자는 아직도 대학에서 3학점 학점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2일 개강 첫날 학생들에게 한 학기 동안 글쓰기 과제물을 10회 정도 제출해야 하는데 생성형 AI를 활용해도 좋으나 그대로 퍼오는 것은 안 된다는 지침을 주었다. 그러면서 “교수님이 그대로 퍼오는지 여부를 체크 할수 있다”고 큰소리를 쳤다. 큰소리가 아니라 지난 학기에도 실제 그렇게 점검하고 체크해서 활용 정도에 따라 차등 평가를 실시했다. 이렇게 차등 평가를 할 수 있다는 것은 필자가 생성형 AI 활용 경험이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