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07.23 (수)

  • 흐림동두천 23.0℃
  • 흐림강릉 20.8℃
  • 서울 27.9℃
  • 구름많음대전 28.0℃
  • 흐림대구 27.6℃
  • 구름많음울산 25.5℃
  • 구름조금광주 28.6℃
  • 구름조금부산 28.2℃
  • 구름조금고창 28.4℃
  • 구름많음제주 29.8℃
  • 흐림강화 26.6℃
  • 구름많음보은 23.2℃
  • 구름많음금산 27.2℃
  • 구름많음강진군 29.6℃
  • 구름많음경주시 26.8℃
  • 맑음거제 28.6℃
기상청 제공

문화

[이화순의 아트&컬처] '실의 작가' 시오타 치하루 "한국인 남편과 함께 읽은 한강 소설 '흰'에서 영감 받았다"

URL복사

가나아트센터서 8월 21일까지 <인 메모리(In Memory)>전
한강 소설 '흰' 읽은 후, 기억의 바다에서 방황하는 인간 표현
부산 출신 남편과 함께 소설 읽고 대화하며 이번 전시 구상

 

두 번의 암 투병을 겪으며 붉은 실을 엮은 작품들로 한국팬들을 사로잡은 작가 시오타 치하루(50)가 드디어  한국을 찾았다. 가나아트센터에서 준비한 두 번째 개인전 <인 메모리(In Memory)> 전시를 위해 내한, 보름간 준비를 거쳐 전시를 지난 15일 오픈했다. 

 

2년전 <Between Us>전 때는 코로나19로 내한하지 못한 반면,  '기억'을 주제로 한 <In Memory>전에는 일찌감치 내한해 한국에서 전시 준비를 마무리 했다. 

 

시오타 치하루는 부산 출신 남편과 독일 베를린에 살며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일본인 작가이다. 재독한국인 가족인 시어머니 덕에 한국 음식을 자주 먹어 한국적 정서에 친숙하다는 그는, 소설가 한강의 ‘흰’에 감명받아 흰색을 메인 컬러로 한 이번 전시를 완성했다고 밝혔다.  

 

"국적을 떠나 사람 자체가 너무 좋아 결혼했다"는 남편과 함께 읽은 한강의 소설 ‘흰’은 2018년 맨부커 인터내셔널상 최종 후보에 올랐던 소설이다. 세상의 흰 것들을 통해 상실과 애도, 부활을 다룬다. 안개, 흰 도시를 비롯해 65개의 흰 것의 표상으로 이뤄져있다. 51번째 '경계'에 이르러 아주 어려서 죽은 아이의 이야기가 등장한다. 어머니가 스물세 살에 낳았으나 두 시간 만에 죽었다는 화자의 언니 이야기가 ‘나’의 시선에서 죽은 언니의 시선으로, 그리고 마지막으로 어머니에게로 시선을 옮겨가며 쓰는 애가이다.  

 

 

전시 오프닝에 앞서 만난 시오타는 “생과 사를 겪는 과정에서 죽음을 연상하며 2년전 빨간색의 작품을 했다면, 코로나팬데믹을 겪으면서 이번 전시에는 흰색을 메인 컬러로 썼다”고 밝혔다.

아울러 "소설 ‘흰’ 속 아이의 죽음처럼 자신도 암 때문에 유산했던 아픈 경험이 있었던 만큼, 죽어가는 아기를 향해 ‘죽지마 죽지마 부탁할게’ 라는 소설 속 어머니의 마음은 큰 감동이었다"고 덧붙였다.

이 소설에서 전시 영감을 얻었다는 시오타는 "아이를 둘러싼 모든 것이 흰색이고, 개인적으로도 흰색에 얽힌 ‘기억’도 많아서 ‘흰색’으로 꼭 작품을 하고 싶었다"고 했다. 그래서 전시명도 <In Memory>로 정했다.

 

전시에서 ‘흰색’은 생(生)과 사(死) 모두를 다 아우른다. 작가 자신이 어린 시절 할머니의 무덤에서 느낀 공포, 이웃집의 화재, 두 번의 암투병으로 겪어야만 했던 죽음에 대한 불안 등은 작품 속에 '삶과 죽음'을 다루는 계기가 됐다. 그에게 삶과 작품이 별개가 아닌 것이다. 

 

<In Memory> 전시 중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길이 7m의 흰배와 흰 원피스,  온통 엉킨 흰 실타래들로 꾸며진 공간이다. 흰배는 기억의 바다에서 방황하는 인간을 의미한다. 그리고 흰 원피스의 주인공은 "배가 어디로 향하는지" 묻는 것 같다.  온통 전시장을 물들인 흰색들은 죽음과 새로운 시작을 뜻한다. 

 

 

시오타는 실을 활용한 작업과 더불어 세포를 연상시키는 조각들, 그의 기억을 상기시키는 일상적인 소품을 활용해 존재와 내면에 대한 탐구를 지속하고 있다. 전시에는 설치작업 뿐 아니라, 회화, 드로잉, 조각 등 그의 전반적인 작업을 총체적으로 감상할 수 있다. 기억을 통한 존재의 의미를 찾아가는 작가의 여정이 담긴 전시인 것이다.

 

또다른 코너에는 유리와 네트 형태의 구조물이 엉킨 세포를 형상화한 ‘cell’ 연작, 혈관과 세포 혹은 피부를 연상케 하는 작품들로 다채롭게 구성되어 있다.

 

시오타는 독일 중고시장에서 오래된 물건들을 수집해 오브제로 활용하곤 한다. 독일에서는 망자의 물건들이 주로 중고시장에 나오는데, 그는 오래된 책, 놀이용 카드, 의자, 사진 등 오랜 세월 망자와 함께 했던 골동품들을 하나하나 수집하며 망자의 기억도 함께 모은단다.

 

“러브레터나 가족 사진 등을 소중하게 수집해요. 사람의 일생이 길게 느껴지지만 우주 전체로 보면 인간의 삶은 1~2초도 안될 겁니다. 시간의 차이를 많이 느끼게 되는 거지요. 소중한 것을 되살리는 작업을 하고 싶습니다."
 

일본 오사카 출신인 작가는 일본 교토 세이카 대학에서 회화를 공부하고 1996년 독일 함부르크 조형예술대학에 진학했다. 이어 브라운슈바이크 예술대학에서 마리나 아브라모비치를, 베를린 예술대학에서 레베카 호른을 사사했다.  전시는 8월21일까지.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정치

더보기

경제

더보기
SPC, ‘변화와 혁신 추진단’ 출범…”새 공장 조속히 건립 권고”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SPC그룹 ‘변화와 혁신 추진단’이 21일 출범했다. 이 조직은 그룹이 당면한 과제 해결에 방향성을 제시하고, 각 사 대표 협의체인 ‘SPC커미티’에 개선 방안을 권고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추진단은 21일 서울 양재동 SPC1945 사옥에서 출범식과 함께 첫 회의를 갖고, 안전을 강화한 신규 공장 건립 권고안을 채택했다. 추진단 의장은 허진수 파리크라상 사장이 맡는다. 사내 위원은 SPC그룹 도세호 대표이사를 비롯해 파리크라상·SPC삼립·비알코리아·SPC GFS·섹타나인·SPL 등 계열사 대표이사와 임원 등 총 10명으로 구성된다. 노동조합의 남녀 대표가 위원으로 참여해 현장의 목소리들이 새로운 변화의 방향에 적극 반영될 수 있도록 했다. 사외위원으로는 장성현 대한항공 IT/마케팅부문 부사장(CMO)을 위촉했다. 글로벌 기업 오라클 출신의 장성현 부사장은 IT를 기반으로 기획∙마케팅 등 다양한 분야에 전문성을 갖췄다. 대한항공의 경영 시스템 혁신을 이끈 경험을 바탕으로 SPC그룹이 구조적 변화를 추진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추진단 출범과 함께 안전시스템·행복한 일터·준법 등 3개의 소위원회도 구성했다. ‘안전시스템 소위원회

사회

더보기
최호정 의장, 환경·디지털·안전 담아 새단장한 청량중학교 방문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최호정 서울특별시의회 의장은 21일(월) 환경‧디지털‧안전 등을 고려해 그린스마트 미래학교로 새단장한 청량중학교(동대문구 왕산로 301)를 방문했다. 그린스마트 미래학교는 40년 이상 경과한 학교 건물을 개축 또는 리모델링하는 노후학교시설 개선사업이다. 단순히 노후건물을 개선하는 것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환경을 생각하고 ▴교육의 디지털 전환과 교실혁명이 가능한 스마트함을 담고 ▴미래학교 교육과정 실현과 교육공동체의 요구를 담은 공간개선 ▴마을과 더불어 사는 삶을 실천하는 학습생태계를 지향하는 복합화 ▴유해환경으로부터 학생을 보호하고 학부모가 안심할 수 있는 안전까지 고려해 개선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청량중학교는 민간투자사업(BTL)으로 첫 완공했다. 이날 최 의장은 준공식에 참석하고 학교시설을 탐방했다. 준공식에는 정근식 교육감, 이필형 동대문구청장, 이병윤 서울시의회 교통위원장(동대문구 제1선거구), 이태인 동대문구의장 등이 참석했다. 최 의장은 “단순히 노후 건물을 개선하는 것이 아니라 환경과 디지털, 마을공동체에 열린 공간, 안전 등의 철학이 담긴 서울의 미래 교육의 장을 볼 수 있어서 반갑고 뿌듯하다”라며, “공간이 생각을

문화

더보기
제주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미디어아트 융복합 실감뮤지컬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제주의 이야기를 소재로 한 창작 뮤지컬을 만나기 힘든 제주에서 ‘제주 이야기 창작 뮤지컬’ 2편과 ‘어부와 바다 이야기’ 연극 1편이 한 극장에서 연이어 상설공연을 시작한다. 화이브행크가 2022년과 2023년 제주 지역특화콘텐츠지원작에 선정됐던 미디어아트 융복합 실감뮤지컬을 2년 동안의 업그레이드 작업을 통해 드디어 7월 25일 ‘제주이야기 힐링극장’(옛 제주관광대 컨벤션홀) 무대에 올린다. 첫 번째 작품 ‘뮤지컬 - 그림책 속 제주 이야기’는 우도를 배경으로 해녀 전사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3총사의 이야기를 담은 ‘애기해녀학교’, 제주 돌담이 되어버린 흑룡의 전설을 담은 ‘흑룡만리’, 함덕에서 유년을 보낸 엄마가 들려주는 바다놀이 이야기 ‘청청 거러지라 둠비둠비 거러지라’ 등 그림책에서 뽑아낸 총 3편의 이야기를 옴니버스식으로 구성했다. 재미, 감동과 함께 제주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다. 2022년에 창작, 초연한 이 작품은 제주와 서울 공연에서 인터파크티켓 관객 평점 10점과 어린이/가족부문 전국 4위, 예스24 전국 가족뮤지컬 랭킹 5위까지 오른 작품이다. 매주 토·일요일 오전 11시, 오후 2시에 만날 수 있다. 두 번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의대생 전공의 복귀하려면 무조건 사과부터 해야
지난해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에 반발해 집단 이탈했던 의대생과 전공의들이 지난 14일 전격 복귀 의사를 밝히면서 17개월 만에 의정 갈등이 마침표를 찍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다만 복귀자들에 대한 학사일정조정, 병역특례, 전공의 시험 추가 응시기회 부여 등 특혜 시비를 슬기롭게 해결하지 못하면 의정갈등의 불씨는 계속 남아있게 된다.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면서 1년5개월 만에 해결의 실마리를 찾고 있는 의정 갈등의 해법은 의대생, 전공의들이 무조건 국민과 환자들에게 의정 갈등으로 인한 진료 공백 사태에 대해 사과부터 하고 그 다음 복귀 조건을 제시하는 수순을 밟는 것이다. 지난해 2월부터 발생한 의정 갈등은 정부가 고령화 시대 의료 수요 증가와 지역·필수의료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의대 정원 2000명 증원과 지역의료 강화, 필수 의료 수가 인상 등을 묶어 필수 의료 정책 패키지 추진을 강행하면서부터 시작됐다. 의료계는 이에 대해 의사 수 부족이 아닌 ‘인력 배치’의 불균형 문제이며, 의료개혁이 충분한 협의 없이 졸속으로 추진되었다고 반발하며 집단행동에 나섰다. 의료계는 의사 수 증가가 오히려 과잉 진료와 의료비 증가를 야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