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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의대 정원 확대·지역의사제, 지역의료 미래 좌우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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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정원 3,058명→ 3,548명 결정
내년 반수생 10만 명대 육박 전망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2027학년도부터 정부가 의대 정원을 크게 늘리고 ‘지역의사제’ 도입을 추진하면서, 지역 의료 인력 배치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의대 정원 확대와 지역의사제 도입을 통해 지역 의료의 질을 높이고, 의료 인력을 지방에 더 많이 배치하겠다는 구상이지만, 이런 정책이 실제 효과를 낼 수 있을지를 두고 의료계와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늘어난 정원 490명 ‘지역의사제’ 선발

 

보건복지부와 교육부가 지난달 10일 내년 의대 정원을 3,058명에서 490명 늘린 3,548명으로 결정했다. 늘어나는 정원 490명은 모두 ‘지역의사제’로 선발하기로 하고, 전국 40개 의대 중 서울 소재 의대를 제외한 32개 대학에 증원분을 배분하기로 했다. 2027년부터 2031년까지 5년간 의대 정원을 연평균 668명씩 확대해 총 3,342명의 인력을 추가로 양성할 예정이다.

 

이번 정책은 지역 필수 의료를 강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으며, 증원 인원은 모두 ‘지역의사’로 선발될 예정이다. 정부는 이 같은 변화가 지역 의료 서비스 격차를 줄이고, 지방 의사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지역의사제’는 수도권 외 지역 출신 학생들에게 의대 입학 기회를 우선적으로 주는 제도다. 의대 증원된 인력은 ‘지역의사 전형’ 신설을 통해 선발된다. 지난해 12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지역의사의 양성 및 지원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해당 전형으로 합격한 학생들은 장학금과 체재비 지원을 받는 대신, 면허 취득 후 10년간 해당 지역 의료기관에서 일해야 한다.

 

지원 자격 역시 강화된다. 해당 지역의 중·고등학교를 졸업한 인재 중심으로 뽑으며, 의무 복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의사 면허가 취소되는 등 강력한 제재도 포함됐다. 이 때문에 ‘지역의사제’ 도입으로 의대 합격선이 예전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일반고 가운데 지역의사제 지정 대상으로는 전국 1,112개 학교가 해당한다. 이 중에서는 부산·울산·경남이 282개교로 가장 많다. 제주 지역은 학교당 평균 1.6명 정도가 합격할 가능성이 높아, 제주 학생들이 지역의사제 도입 덕에 의대 진학에 유리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정부는 2027학년도에 의대 정원을 490명 늘린 데 이어, 2028년과 2029년에도 각각 613명씩 추가 증원을 계획 중이다. 이 증원은 지역의사제 통해 선발된 학생들에게 등록금과 교재비를 지원하는 등, 지역의료의 질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급격한 증원이 초래할 교육 질 저하 우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의대 정원 확대는 지역 의료 체계 강화를 위한 중요한 전략”이라며, “교육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인프라 구축과 실습 확대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실제로 이 정책이 지역 의료 수준을 향상시킬지에 대한 회의적 시각도 만만치 않다.

 

정부가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어도 의료계의 반응은 냉랭하다. 대한의사협회 등 단체는 현행 의대 교육 인프라로는 급격한 증원을 감당하기 어렵다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

 

특히, 10년 의무 복무 규정이 ‘직업 선택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는 위헌 논란, 복무기간이 끝나면 의사들이 수도권으로 다시 몰릴 수 있다는 ‘무늬만 지역의사’ 현상에 대한 근본적인 대안 부재 등 비판이 잇따른다. 이에 대해 정부는 “법률적으로 위헌 소지는 없고, 특별회계를 통한 재정 지원도 충분히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수도권 상위권 학생들이 지방 의대로 지원하는 경로가 이전보다 좁아질 것이라는 전망과도 이어진다. 또, ‘지역의사제’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중학생과 학부모들이 지방 유학을 고민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최근 조사 결과, 중·고등학생과 학부모 975명 중 60.3%가 ‘지역의사제’를 통해 해당 의대에 진학할 의사가 있다고 답했다.

 

 

N수생과 반수생 증가할 가능성 커

 

2027학년도 반수생 규모가 역대 최대 규모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올해가 현행 통합 수능 마지막 해인데다, 내신 9등급제에서 치러지는 마지막 입시이고, 여기에 신규로 도입되는 지역의사제 등을 고려하면 반수생 규모는 10만 명에 육박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2027학년도는 현행 9등급제 내신과 통합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마지막으로 적용되는 해여서, 상위권 이공계 재학생들의 반수도 더 많아질 전망이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내신이 좋은 학생들이 대거 의대 진학을 노릴 가능성이 크다”며, “만약 N수생들이 2027학년도 입시에 대거 몰린다면 현역 고3 학생들의 부담이 한층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최은옥 교육부 차관이 지난 26일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 정기총회에서 2027학년도 의과대학 증원분을 각 학교에 합리적으로 배정하고, 인프라 구축과 지역의료기관의 실습 확대 등을 통해 의대 교육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최 차관은 “정부는 지역의사제가 안정적으로 정착하도록 꼼꼼하게 살피고 지원할 것”이라며 대학들에 협조를 당부했다. 이어 “지역 의료에 대한 책임감을 갖고 힘을 모아 달라”고 말했다.

 

이종태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 이사장은 “인원 할당이 아닌 교육과 수련 그리고 경력 개발로 이어지는 전 주기적 지원 체제 구축에 있다”며, “정부가 숫자 중심의 양적 접근에서 벗어나 의료 생태계 정상화를 위한 구조적 개선과 진료 현장의 법적 안전망 구축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반대의 목소리를 냈다.

 

또한, 이 이사장은 “시설 확충보다 시급한 기초과학 및 의학교육 전담 교원의 확보가 실무적으로 최우선 과제”라며 전담 교원 확보의 시급성도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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