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여를 맞고 있는 한나라당의 개정 사립학교법 반대 장외투쟁이 해를 넘기면서 노골적인 부패정권 규탄과 보수세력 집결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 11일 한나라당의 사학법 반대 전국투어 막바지 집회가 열린 경기도 수원 현장은 “사학비리 말하기 전에 노인 돈 갈취하는 부패정권과 청와대 먼저 특별감사를 받아야 할 것”이라는 박근혜 대표의 규탄연설이 시작되면서 초점을 빗나갔다.
“수원에 오줌 한번 안눈 사람이 수원에서 대학총장”?
앞서거니 뒤서거니 박 대표의 정권규탄을 뒷받침하는 의원들의 지지발언도 계속됐다. 이규택 투쟁본부장은 “사학법 날치기는 코드가 맞는 인사들로 학교를 채워 정권을 연장하겠다는 음모”라며 엉뚱한 코드총장을 들고 나섰다.
그는 “현행 사학법으로도 얼마든지 사학비리 처벌이 가능했다”며 “수원 ㄱ대 총장은 그래서(구법에 의해)구속됐는데 노대통령이 후속총장을 노무현코드 총장으로 임명, 학교를 접수해 정권연장을 꾀하고 있다. 수원,경기도와 무관한 좌파인사, 수원에 오줌한 번 안눈 사람이 어떻게 수원 ㄱ 대학에서 총장을 하냐”고까지 흥분했다.
박 대표가 응수하듯 “이 정권은 계획적으로 국민을 네편 내편으로 가르고, 간첩을 민주화 영웅으로 만들더니 이제는 아이들 마저 정권연장의 도구로 만들고 있다”며 “이런 정부가 엊그제 일어난 북한의 남파간첩 보상요구와 같은 황당한 행태에는 한마디도 없는 어처구니 없는 행동을 하고 있다”고 적극 질책에 합류했다.“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행태를 더이상 두고 볼 수 없다”며 애국시민들의 동참을 호소한 수원 ㅅ여고 출신 박찬숙 의원의 연설에 이르기까지 이날 한나라당의 사학법 반대 경기도대회장은 정권 규탄장을 방불케 했다.
사학비리 정말 빈대잡다 초가삼간 태울 정도인가
열린우리당 지병문 의원에 따르면 국내 사학비리는 하지만 박 의원의 지적처럼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도를 넘어선다.
지 의원은 “많은 사학이 친인척 중심의 폐쇄적 학교경영을 진행해 왔다”며 “대학 148곳 중 61곳, 전문대 104곳중 73곳이 부부, 자녀, 형제, 손자 등의 직계가족 형태 친족이사가 존재하고 전체 사학의 17.4%에서 이사장 친인척을 학교장에 임명했다”고 밝혔다.
그는 따라서 “개인,집단의 영향력에 좌우되지 않는 사학경영 시스템 구축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실제 지난 한해 사학내 임원간 분쟁, 인사 및 회계비리 발생 등으로 임시이사가 파견된 대학은 21개교에 이른다. 더 큰 문제는 임원취임승인이 취소됐거나 해임됐다 해도 2년이 경과하면 사실상 사학임원으로 선임이 가능해 동일 사학비리는 언제든 재연우려가 다분하다는게 그간 교육계의 지적이기도 했다.
“총 350교중 51%에 이르는 179개교가 개교 이후 종합감사를 한번도 실시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2003년 8개대학을 대상으로 감사를 실시한 결과 징계 등 신분상 조치 1008건, 행정상조치 130건, 재정상 조치 284억7,500만원이 발생했다.”
사학반발 시행령 개정으로 일단락되나
지 의원은 2004년 9개대학, 2005년 7개대학을 대상으로 실시한 종합감사에서도 각각 600건에 달하는 징계 등 신분상조치와 1,000억원대에 이르는 재정상 조치가 이뤄졌다는 설명이다.
야당의 장외투쟁과 사학재단의 반발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가장 분주한 발걸음을 서두는사람은 김진표 교육부총리. 지난 12일 열린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정기총회에 참석한 김 부총리는 “사립학교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하는 방향으로 사학법 시행령을 개정하겠다”고 밝히면서 적극적인 사학 설득에 나섰다.
김 부총리는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개방형이사제와 관련 “전교조가 개방형 이사에 선임됨으로써 학교를 장악할 것이라는 논리는 비현실적인 주장”이라며 “시행령 개정을 통해 사학들이 건학이념을 실천하는데 지장이 없도록 자율적 개방형 이사폭을 넓히는 방향으로 개정을 검토하겠다”고 밝혀 사학재단의 태도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