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민주당의 가장 유력한 대선후보였던 이인제(IJ)의원. 당시 민주당의 간판급 대선후보들이었던 노무현, 한화갑, 김근태, 정동영, 김중권, 유종근과 함께 ‘7룡’으로 불리웠던 주인공이다. 그런 그가 긴 동면을 깨고 4년여만에 다시 외출에 나섰다. 중부권 신당을 표방한 ‘국민중심당’과 함께. 꺽인 ‘대세론’ 그후 4년. “노무현 정권은 나를 생매장 했다”는 울분과 함께 겨울잠에서 깨어난 그가 신당의 선거대책위원장으로 5.31지방선거 필승을 다졌다. 지방선거 너머 내년 대선까지 거침없이 간다는 위풍당당. 국민중심당은 이인제의 마지막 승부수로 기억될 것인가.
이인제 후보 사퇴 선언문
“저는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가 되고자 하는 꿈을 접기로 결심했습니다. 그간 어려운 여건속에서도 저를 위해 애써준 동지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또 저를 지지해준 선거인단에게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저에게 큰 기대를 걸어줬던 국민들께도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올립니다. 앞으로 우리 당의 발전과 중도개혁노선의 승리를 위해 백의종군의 자세로 헌신하겠다는 것을 약속합니다.”
지난 2002년 4월 민주당 국민경선 후보를 사퇴하며 이 의원이 밝힌 사퇴 선언문은 오늘 새롭게 창당한 ‘국민중심당’에 적지않은 무게를 더해 놓는다. 민주당 대선후보 ‘7룡’들의 전국투어 경선. 그중에서도 ‘이인제-노무현’ 2강구도는 유권자들의 폭발적 관심대상이었다. 하지만 노사모의 활약에 힘입은‘노무현 돌풍’ 앞에서 결국 ‘이인제 대세론’은 힘을 잃었다. 노 대통령과의 쓰라린 국민경선 기억. 이 의원은 왜 ‘국민중심당’으로 다시 돌아온 것일까.
이인제가 국민중심당에 온 이유 중부권신당을 표방했던 국민중심당이 지난달 17일 서울올림픽공원 펜싱경기장에서 창당대회를 갖고 본격적인 5.31지방선거 출마채비를 갖췄다.
심대평 충남지사와 신국환(경북 문경예천)의원을 공동대표로 앞세우고 자신은 선거대책위원장으로 한 발 물러선 이 의원은 이날 창당 목적을 통해 “국민들을 갈등과 좌절 속으로 들어가게 하는 노무현 정권을 심판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그는 또 “노무현 정권은 집권해서 지금까지 대한민국의 준엄함을 짓밟았다. (신당은)노정권으로부터 나라를 구하는 새로운 정치의 중심이 돼야 한다. 지방선거에서 승리해서 정권창출을 이뤄내야 한다”며 강력한 메시지를 밝혔다.
노 대통령을 향한 그의 쓴소리는 4년전 노후보와의 국민경선 투어에서도 왕왕 불거졌다. 대전지역 경선직후 압도적 표차로 1위를 차지했던 그는 소감을 밝히는 자리에서 “우리 국민은 국민을 불안하게 하고 혼란스럽게 만드는 파괴적인 개혁을 원치 않는다”며 노 후보를 급진적 개혁주의자로 지칭했다.
그는 또 당시 노 후보가 “기업을 적대시하는 좌파 사회주의적 정책을 표방했다”고 비난하는가 하면 지난 88년 7월 국회대정부질문에서는 “(노 후보가)재벌총수와 그 일족이 독점하고 있는 주식을 정부가 매수해서 노동자에게 분배하자. 이것은 대기업을 모두 해체한다는 것과는 다른 것이다”고 발언했다며 “유럽 좌파정당들도 생각할 수 없는 너무나 좌파적인 주장”이라고 공격하기도 했다.
“노정권으로부터 나라 구하는 정치중심 될 것”
신당 ‘국민중심당’은 탈 자민련, ‘No 충청당. JP당’을 강조한다. 이 의원은 “충청은 과거 영,호남간 지역패권 싸움에서 소외되지 않으려 소극적 지역패권을 추구한 일이 있다. 자민련이 그것이다”며 “하지만 충청인들은 지난 총선에서 지역패권을 거부했다. 이제 경기, 인천, 서울, 강원, 제주에서부터 우리 정치를 탈 지역패권 시킬 것”임을 강력히 밝혔다.
신당의 가장 큰 고민은 오는 지방선거에서 필승하는데 맞춰진다. 이 의원이 선대위원장을 맡은 이유역시 이와 무관하지 않다.
이 선대위원장은 “일단 충청권 전역에서 신당이 승리할 것”이란 자신감이다. 또 초대 민선 경기도지사를 지내 자신의 정신적 고향이랄 수 있는 경기를 비롯 고속철 시대 광범위하게 늘어난 수도권 등 중부권 일대에서 탈지역패권을 지지하는 유권자들과 소통할 것임도 아울러 밝혔다.
탈 지역패권 유권자와 소통
중부권신당과 5.31지방선거의 관전 포인트는 바로 신당의 출현이 유권자들로 하여금 역대 지역중심 선거를 탈피하는 단초가 될 것인지 여부에 맞춰진다. 영, 호남 중심의 지역패권구도가 중부권에서 무너진다면, 신당의 파워는 의외로 대선까지 이어질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인제의 ‘승부수’. 5.31지방선거에서 과연 중부권신당 ‘국민중심당’은 선전할 수 있을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