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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우파가 있는가

  • 등록 2006.05.11 10: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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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문제에 대응하는 한국사회 여러 세력의 태도를 보면서 참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영토와 국가적 이익에 관한 문제라면 의당 보수적인 우파가 먼저 목소리를 높이고 행동에 앞서는 법인데, 한국의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대표적인 우파 논객들이 노무현 정부의 신중치 못한 독도대응을 꼬집고 한일관계의 파국을 우려하거나 아예 외면해버리고 있었다. 뉴라이트를 표방하는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다. 이들의 ‘끓는 피’가 독도를 넘보고 있는 일본이나 손해보기만할 뿐 막연한 공수표 밖에 없는 한미FTA에 대해서는 ‘식은 피’가 되고 있다.

우리 사회의 독특한 역학구조의 산물이라고 말할 수도 있지만 아무래도 자연스럽지 못하다. 자연스럽지 못한 것은 사실 이념의 시대가 끝났음에도 여전히 색깔이라는 잣대로 보수와 진보, 좌와 우를 구분하는 자체일지 모른다. 하지만 사람들은 이런 저런 기준으로 사람들을 가르고 색깔을 칠해왔다. 그래서 자칭 우파라거나 좌파, 보수적이라거나 진보적이라는 범주를 즐겨 붙이고 국민들도 그냥 관성적으로 이를 따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어쨌든 세계 어느 나라이든 일반적으로 볼 때 보수파, 또는 우파는 국가와 민족적 단결을 우선시하고 진보 또는 좌파는 계급과 평등을 강조한다. 이런 기준에서 보면 한국적 상황은 매우 특수하다. 진보 또는 좌파가 민족적 정서와 이익에 더 민감하고 보수 또는 우파는 한미와 한일관계를 중시한다. 주권국가로서 당연히 주장해야 될 내용조차 침묵하기 일쑤이고 이를 거론하는 것조차 금기시한다. 진보 또는 좌파도 계급투쟁을 강조하기보다 민족적 단결을 더 중시하고, 북한의 인권문제를 외면하고 있다. 이런 이상한 보수와 진보의 입지는 분단시대의 산물이고 그 나름의 배경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념의 잣대를 떠나서 독도문제나 한미FTA문제는 국민들의 삶과 밀접한 관련을 갖고 있는 주제들이기에 함께 고민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다시 말하면 이념의 당파적 논리로 자기주장만 강변할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사실을 함께 확인하고 지혜를 모아나가야 한다는 말이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우리의 현실은 정반대로 나가고 있다. 보수 우파는 독도문제에는 침묵하면서 제대로 추진하지도 못하고 있는 분배정책을 비난하고 진보 좌파의 편향된 의식을 공격하기 위해 쉴새 없는 이념의 전투를 전개하고 있다. 진보좌파도 자신들의 낡은 논리를 버리지 못한 채 한미FTA를 경제식민지라는 과잉논리로 포장하여 선전하고 실패로 끝난 평준화정책을 합리적 대안을 제시하지 못한채 고수하고 있다.

한 가지 다행스러운 것은 진보와 좌파의 범주에 속해있던 사람들 사이에서 구체적 사실에 근거한 합리적인 대안을 모색하고 실천적인 노력도 기울이는 움직임이 구체화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반면에 보수우파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새로운 운동을 모색하겠다는 뉴라이트세력들은 여전히 낡은 이념의 잣대로 분단과 군사독재, 대외의존적 성장정책이 야기한 고통과 모순을 합리화하고 민족적 이익을 옹호하는데 소극적이다.

한국에 보수 또는 우파가 진정으로 국민들로부터 신뢰와 존경을 받고 자신들의 활동이 의미있는 실천이 되려면, 오늘의 한국이 부딪쳐있는 현실을 냉철하게 되돌아보고 그 원인이 됐던 과거의 오류와 문제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전제되어야 한다. 그런 철저한 자기반성과 새로운 모색이 없이 공허한 이념의 깃발만 휘두른다면 새로운 출발은 아무런 의미를 가질 수 없을 것이다.


그런 차원에서 독도문제에 대해서는 좌우를 막론한 한목소리를, 한미FTA에 관한 실제적인 각종 교역추이와 그로 인해 한국경제에 미칠 영향을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함께 머리를 맞대었으면 좋겠다. 이런 노력을 외면한 채 한일관계만 우려하고 한미관계만 걱정한다면 그건 보수파도 아니고, 뉴라이트도 아닌 외세추종세력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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