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전 국민을 충격과 허탈에 빠트렸던 황우석 교수의 줄기세포조작 사건이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이 사건을 조사해 온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은 12일 최종수사결과를 발표하고 다섯 달 동안 진행해온 수사를 종결했다.
수사팀에 따르면, '줄기세포 바꿔치기' 의혹의 진실은 김선종 연구원이 줄기세포 배양을 성공시켜야 한다는 중압감에 시달리다 미즈메디병원의 수정란 줄기세포를 훔쳐 황 박사팀의 줄기세포 배양용기에 섞어넣기를 했을 뿐 환자맞춤형 줄기세포는 처음부터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결국 황우석 박사팀의 '줄기세포 신화'는 김선종 연구원이 단독으로 저지른 `줄기세포 섞어심기'와 황 박사가 진두지휘한 `논문 조작'이 결합한 사기극이었던 것이다.
우선 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와 업무상 횡령, 생명윤리법 위반 등 혐의가 적용돼 불구속 기소됐다. 황 박사는 정부와 민간 후원단체 등에서 제공한 거액의 연구비를 빼돌려 개인적으로 사용하고 연구용 난자를 불법 매입하는 등 부도덕한 행위를 저질렀던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에 따르면 황우석 전 교수는 2004년 1월 미국 제럴드 섀튼 교수의 연구실에서 한국에서 가져간 1번 줄기세포(NT-1) 관련 사진의 해상도가 좋지 않자 박종혁 연구원에게 전화를 걸어 "다른 줄기세포 사진도 괜찮으니 좋은 사진을 보내라"고 요청해 2004년 사이언스 논문에 가짜 사진을 게재하는 등 논문을 조작했으며, 논문 조작으로 국민적 신망을 얻은 뒤 2005년 9월 SK와 농협에서 각각 10원억씩 20억원을 받아내기도 했다. 또, 황우석 전 교수는 2004년 11월부터 2005년 2월 사이 허위 세금계산서를 이용해 정부지원 연구비 1억9천266만원과 신산업전략연구원의 연구비 5천만원을 가로챈 혐의도 받고 있다.
김선종 연구원은 업무방해와 증거인멸교사 혐의가 적용돼 불구속 기소를 당했다. 애초 검찰은 김 연구원의 이런 범행 과정에 황 박사가 개입했는지를 규명하기 위해 거짓말탐지기까지 동원하는 등 강도높게 조사했으나 둘 사이의 공모관계가 확인되지는 않았다.
이외에도 서울대 강성근ㆍ이병천 교수와 한양대 윤현수 교수도 각각 수 천만원에서 수 억원대의 연구비를 빼내 챙긴 사실도 이번 수사에서 드러났다. 이병천ㆍ강성근ㆍ윤현수 교수에게는 사기 혐의가 각각 적용됐으며, 난자 제공에 연루된 장상식 한나산부인과 원장은 생명윤리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돼 이 사건에 관계된 인물 대부분이 형사처벌을 피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