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비자금이 ‘제2라운드’에 접어들었다. 김대중 비자금 미국유출 고발장이 지난달 16일 대검찰청에 접수(본지 6월20일자 보도)된데 이어 지난 5일에는 서울중앙지검에 DJ 출국금지를 요청하는 민원이 신청됐다. 안경본(대한민국안보와경제살리기국민운동본부)과 함께 DJ출국금지라는 압박카드로 검찰의 ‘검은 돈’수사를 촉구한 대호사랑(대한민국을사랑하는호남인들의모임)은 한나라당 론스타 조사단 위원이기도 한 국회 최경환 의원을 찾아 외환은행 매각과도 무관치 않은 ‘DJ비자금 조사특위구성’을 적극 요청해 논 상태다.
DJ비자금 론스타와 관련있나
‘김대중 정권 비자금 뉴욕 유입 조사보고서’를 공개하면서 일명 ‘DJ 검은돈’으로 알려진 3억5천만달러의 비자금 내역을 밝혔던 안경본과 대호사랑. 이 두 단체는 본지 보도이후 꽤나 발 빠른 대외활동을 전개 중이다.
“고구마 캐듯 DJ비자금이 드러나고 있다”며 혈세인 김대중 비자금의 국고 환수와 검찰수사를 촉구한 안경본 본부장 김한식(60)목사는 “호남인들의 모임인 대호사랑과 함께 DJ비자금의 미국유출과 대북송금 의혹을 조사하는 특위구성을 한나라당에 촉구했다”고 밝혀 이후 정당차원의 비자금 조사가능성을 주목케 했다.
1천여명 이상의 회원을 갖고 있는 안경본과 대호사랑이 한나라당 론스타 조사단위원인 최 의원을 만난 내막은 꽤 흥미롭다. 김 목사는 “최 의원을 국회에서 만나 론스타와 DJ비자금에 대한 정보를 서로 나눴다”며 “최 의원이 개인적으로는 (DJ비자금의 론스타 관련설에 대해)공감을 표했지만 일단 전당대회가 끝난 후 당 차원에서 DJ비자금 조사특위 구성을 논의할 것임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김 목사나 대호사랑측에 따르면 론스타의 외환은행 매입에는 필연같은 우연 두가지가 함께한다. 김 목사는 “2002년 12월 DJ가 외환은행 매각을 지시한 것으로 안다”고 전제한 뒤 당시 론스타 산하 나눔재단에 이휘호 여사가 이사로 재임하고 있었던 사실이나 DJ대통령 시절 청와대에서 중책을 맡았던 김형민 현 외환은행 부행장이 외환은행 매각후 상무로 입사한 사실에 주목했다.
DJ출국금지 ‘초읽기’?
이휘호 여사의 비서로도 활동한 김 현 외환은행 부행장은 이들 지적대로면 전혀 은행업무와 무관한 인물. 김 전대통령 시절 금융계 관료들의 론스타게이트 연루의혹을 끊임없이 제기해온 투기자본감시센터 정종남 사무국장 역시 “김 씨는 은행업무와 무관한 비전문가로 DJ비자금 관리설이 제기됐던 인물”이라며 검찰수사 필요성을 제기한 바 있다.
김 목사도 “김형민씨가 왜 외환은행 중책을 맡고 있는가”에 대한 의문제기와 함께 “이것이 DJ비자금에 대한 지분관계 때문은 아닌지 추측되는 부분”이라며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대호사랑측은 특히 김 전대통령의 비자금과 관련 “외신에 따르면 당시 외환은행을 매입한 론스타펀드4의 투자자 중에는 ‘검은머리 외국인’이 기재돼 있다”며 “그가 누구일까, 혹 DJ계가 아니겠나라는 추측이 일고 있음”도 아울러 전했다.
시시각각 그 의혹이 증폭되고 있는 DJ비자금 조성 내막. 지난 5일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DJ 출국금지 요청을 신청한 안경본과 대호사랑 등은 “이미 미국 수사기관이 DJ비자금의 미국내 활용실태와 탈세여부, 북한내 자금유입설 등에 대해 구체적 수사에 들어간만큼 DJ출국금지와 함께 국내 검찰의 김 전대통령 비자금 수사는 필연적일 수 밖에 없다”는 첨언이다.
한나라당 DJ비자금 조사특위 구성되나
지난 6일 국회 의원회관 608호. 대호사랑과 안경본 김한식 목사 등은 한나라당 재경위 간사이며 론스타 조사단위원인 최경환의원실을 찾아 한나라당내 DJ비자금 조사특위구성에 대해 긴밀한 협의를 가졌다. 외환은행 ‘은행바로세우기연대’관계자도 함께 배석한 이 자리에서 최 의원측은 일단 한나라당 전당대회 이후로 모든 것을 미뤄논 상태.
하지만 특위구성을 제안한 김 목사등은 “한나라당이 내년 대선에선 호남표 향방을 의식해 특위구성에 미온적이기 보다 나라를 구하는 정당으로 거듭나기를 촉구”했다. “이미 미국에서도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데 소위 야당이 이처럼 공론화된 사실을 외면한다면 존재가치가 없을 것”이라는 전제와 함께.
점점 더 뜨거운 감자로 불거지고 있는 DJ비자금. 검찰은 과연 이들 단체가 던진 화두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주목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