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가 주변국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종전기념일인 15일 오전 야스쿠니(靖國)신사 참배를 강행했다.
고이즈미 총리는 이날 오전 7시45분께 도쿄 도심 규단기타(九段北)에 위치한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했으며 일반 참배객과 수많은 보도진이 지켜보는 가운데 야스쿠니 신사에 도착한 고이즈미 총리는 참배를 마칠 때까지 약 15분간 신사에 머무는 동안 시종 굳은 표정을 보였다. 고이즈미 총리는 참배후 관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A급 전범 등 특정인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라 전몰자 전반에 대해 추도의 마음을 표한 것"이라며 주변국 등의 비난을 오히려 비판했다
이에 대해 한국정부와 시민단체들의 반발이 표출되고 있다. 정부는 추규호(秋圭昊) 외교통상부 대변인 명의로 이날 오전 발표한 성명에서 "정부는 고이즈미 총리가 국제사회의 거듭된 우려와 반대에도 불구, 국수주의적 자세에서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함으로써 한일관계를 경색시키고 동북아 역내 우호협력관계를 훼손해 왔다는 점을 엄중히 지적한다 "고 강조했다.
특히 청와대는 "신사참배를 하는 한 정상회담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으며, 중국도 "일본과의 외교일정을 조정할수 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일본의 외교적 고립이 심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또, 각 시민단체들의 항의와 집회도 잇 따랐다.우선, 태평양전쟁희생자유족회 양순임 회장은 "고이즈미 총리가 신사 참배를 통해 동아시아 희생국가의 상처를 헤집어 덧내고 있다"며 "진정 동아시아의 우호 관계를 생각한다면 더이상 참배해서는 안된다"고 비난했다.
통일연대 한현수 정책위원장도 "상당히 유감스럽다. 신사 참배는 일본의 전통이 아니라 일본이 과거사를 청산하지 않고 있다는 상징"이라며 아시아 각국의 우려에도 신사 참배를 강행한 것에 대해 강력히 비판했다.
강제동원진상규명시민연대도 이날 성명을 내고 "일본의 침략을 미화하는 시설(야스쿠니 신사)에 참배를 강행하는 것은 침략 전쟁에 대한 새로운 의지의 표현"이라며 "신사 참배와 역사 왜곡 망언에 대해 소극적인 외교 정책으로 일관해서 안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