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들아, 여기 방화수류정 아래 용연보이지? 이 연못 가에 축축 늘어진 이 버드나무 보면 누가 생각나죠? 맞아요 이순신 장군이 무과시험 보러갔다 말에서 떨어지자 이 버드나무 잎으로 상처를 묶었죠. 잎이 아스피린처럼 진통막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예요."
톡톡 알밤 터지는 가을, 성곽길 따라 타박타박 걸어 온 아이들이 어느 새 생태학교로 변한 세계문화유산 화성앞에 모였다.
수원환경운동연합 생태안내자 모임 '온새미로' 엄마회원들이 화성과 팔달산에서 신나게 문을 연 역사,생태놀이 마당. 토요일 오후 방화수류정에서 만난 30여명 남짓 꼬마들의 재잘거림이 그칠줄 모른다.
"이곳 방화수류정 용연에 심어진 연보라꽃 벌개미취는 8월부터 10월까지 만발해요. 비가와도 산사태를 막아주기도 하죠. 에그머니 지난주까지도 멀쩡했는데 시에서 나와 왕창 베어버렸네...쯧쯧"
9월30일부터 10월28일까지 매주 토요일마다 열리는 화성생태학교 첫날. 오늘 수업은 어린이 회원들이 엄마 온새미로 회원선생님의 인솔하에 두팀으로 나뉘어 화홍문에서 시작해 방화수류정, 용연을 돌아 수원천 징검돌을 건넌 뒤 다시 화홍문으로 돌아오는 것으로 일정 끝.
"북한에서 검정알나무로 불린다는 '쥐똥나무', 물을 좋아하는 버드나무는 '인'성분때문에 벌레가 날아오를때 마치 도깨비불처럼 빛을 내 '도깨비나무'란 별명이 있단다. 두충차로 유명한 두충나무 옆에 검정색 진주같은 꽃, 요건 바로 맥문동꽃이지. 능수버들,키버들, 왕버들 버드나무는 그 종류만도 30여개에 이르고 키버들로 소쿠리를 만들면 기름끼 제거효과가 탁월해 추석 각종 부침개며 동그랑땡을 올려놓기 좋아요."
온새미로 김미순 샘(선생님)이 구연동화 읽듯 화성 생태학교의 숨은 매력을 발산하는 새. 수첩들고 뭘 적는지 꼬마들 표정이 제법 심각하다.
"헬리곱터 프로펠러는 단풍나무 씨앗이 날아가는 원리지. 과학은 모두 자연에서 배워 인용한 것이란다."
징검돌 건너 수원천으로. 물옆에 살면서 물을 정화해줘 그 이름도 고맙다는 '고마리'도 만져보고 용연가에 날개 펄럭이는 쇠백로며 해오라기, 중대백로가 마냥 신기한 아이들은 다음주엔 팔달산에서 열리는 생태학교가 벌써부터 궁금한 모습이다.
간간히 생태학교 옆으로 부산히 지나가는 화성행궁 열차. 다음주엔 팔달산 숲속에서 화성과 교감하고, 또 그 다음주엔 화서문에서 서장대로 오르는 가을 성곽 화성여행이라니.
수원환경연이 엄마 생태안내자 모임 '온새미로'와 함께 전국최초로 문을 연 가을 화성생태학교. 햇살 따가운 가을 오후, 꼬마들의 세계문화유산 화성&생태탐방이 가을 알밤처럼 여물어가고 있다.
3주간 열리는 화성생태학교는 수원시내 초등학생 2학년이상이면 신청가능하고 20명 선착순 마감이니 매주 토요일 프로그램 시작 이틀전까지 수원환경연 사무국(031-223-7938)으로 신청가능하다. 참가비는 3천원. 회원은 무료. 현은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