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박철호 기자] "내가 할 일은 여기까지인 것 같다."
OK저축은행 김세진 감독이 세터 이민규의 들쭉날쭉한 플레이에 일침을 가했다.
OK저축은행은 9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5~2016 V-리그 남자부 한국전력과의 경기에서 3-1(22-25 25-23 25-21 25-21) 역전승을 거뒀다.
4연패 뒤 3연승 도전의 중요한 무대에서 주전 세터 이민규는 3세트 중반 자취를 감췄다. 곽명우와 교체된 이민규는 끝까지 코트를 밟지 못했다. 곽명우로 코트의 선장을 바꾼 OK저축은행은 3,4세트를 내리 잡고 경기를 뒤집었다.
경기 후 김 감독은 "민규의 토스가 너무 흔들린다"면서 교체 이유를 설명했다. 김 감독은 "심리적인 부분이 크다. 잘 하려고, 상대를 흔들어 보려다보니 토스 컨트롤이 안 된다"며 답답해했다.
경기대 시절 대학 최고의 세터로 꼽히던 이민규는 남들보다 1년 일찍 프로무대를 밟았다. 지난해에는 OK저축은행을 창단 2년 만에 정상으로 이끌기도 했다.
지난해에도 슬럼프는 있었다. 하지만 지금의 상황과는 질적으로 다르다는 것이 김 감독의 설명이다.
김 감독은 "작년에는 대표팀에 갔다 와서 체력적인 문제가 있었다. 몸이 쳐진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올해는 아니다. 심리적인 부분이 오히려 풀어가기 힘들다"고 토로했다.
이어 김 감독은 "다그치면서 훈련을 시켜보고 소주 한 잔 마시면서 이야기도 해봤는데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여기까지인 것 같다. 스스로 깨고 올라와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감독은 당분간 주전 세터로 곽명우를 기용하겠다고 선언했다. 물론 이민규가 조만간 컨디션을 되찾을 것이라는 믿음 또한 갖고 있었다.
"명우가 토스를 하니 시몬이 자신 있게 때린다. 스타팅으로 써도 괜찮을 것 같다"는 김 감독은 "조금 있으면 올스타 브레이크도 있으니 감을 찾을 것이다. 원래 못하는 선수가 아니지 않느냐"면서 이민규에 대한 변함없는 신뢰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