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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픈’ 아재들의 일상 탈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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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핍 많은 세 남자가 제주에서 꾸는 꿈... 여행 판타지 힐링 무비 ‘올레’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꿈은 컸지만 절망적이기만 한 현실. 희망 없는 현실에 지쳐 다 때려 치고 싶은 순간, 대학 선배 부친의 부고 소식에 제주도로 모인 세 남자의 이야기를 담았다. 낭만에 취해 문상을 잊은 세 남자가 무한 직진 일탈을 감행하며 벌어지는 유쾌한 해프닝이 아름다운 제주도를 배경으로 펼쳐진다.


위트와 페이소스 가득한 캐릭터들


모닝커피 대신 모닝김밥 한 줄로 아침을 시작하는 대기업 과장이자 싱글남인 중필은 부양가족이 없다는 이유로 희망퇴직 권고를 받는다. 햇빛도 잘 들지 않는 코딱지만 한 고시원에서 13년간 사법고시 공부에 몰두해온 수탁은 유서를 쓰며 하루하루를 보낸다. 방송국의 메인 아나운서이자 세 친구 중 유일한 유부남인 은동은 남보기에는 부러울 것 없어 보이지만 속사정은 답답하긴 마찬가지다.


이런 그들 앞에 날아온 대학 선배 부친의 부고 소식. 세 명은 제주도 상갓집을 향하며 고단한 현실에서 잠시나마 탈출을 꿈꾼다. 단 며칠만이라도 회사 일을 잊어보려는 중필, 상갓집에 입고 갈 양복 하나 없지만 오랜만에 제주도에 와서 일탈을 감행하는 수탁, 낭만에 젖고 싶은 은동. 이들은 제주도에서 작정하고 제대로 즐겨보려고 빨간 스포츠카와 자연산 다금바리 그리고 럭셔리 호텔 숙박까지 완벽한 계획을 세워보지만 그보다 놀라운 4박 5일을 겪게 된다.


문상을 위해 제주도를 찾았지만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산산 조각나는 계획, 예측 불가 돌발 상황들은 마치 이들의 인생과도 같이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다. 십 년 전, 이십 년 전에 기대했던 모습이 아닌 ‘현실’을 만나는 것이다. 가는 곳마다 부끄러움은 보는 사람의 몫으로 만들어 버리는 문제적 세 남자의 무책임한 일탈은 위트가 넘침과 동시에 페이소스를 몰고 온다.




4박 5일 제주 가이드북


전형적 로드무비의 구조를 가진 이 영화는 한마디로 최근의 ‘힐링’ 트렌드와 꼭 닮았다. 무한경쟁과 승자독식의 신자유주의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자가치유법은 힐링이었다. 어딘가 결핍 있는 세 남자의 모습은 이 시대의 보통 인간군상이라고 할만하다. 성장기에 꿈들은 다 날아가고 상실만 남은 시대.


그래서 제주도다. 최근 몇 년 사이 제주도가 급부상한 것은 단지 중국인 관광객들 때문만은 아니다. 경쟁의 질서가 지배하는 도시를 벗어나 자연적이고 원시적인 삶에서 휴식하고 싶은 갈망이 현대인들을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행이 영화 관람보다 인기를 얻는 최근 트렌드도 대중이 얼마나 직접적인 힐링을 원하고 있는지 잘 말해준다.


영화는 이 같은 제주에 대한 판타지에 충실할 뿐만 아니라 제주의 명소를 세세히 담아내며 한 편의 가이드북 같은 전개를 보여준다. 청량한 하늘과 에메랄드 빛 바다, 거센 바람, 야자수 등 마음까지 탁 트이는 제주도의 아름다운 풍경을 주요 장면 속 배경으로 녹여내 관객들에게 제주도를 여행하는 듯한 기분을 들게 만든다. 무엇보다 세 남자의 이야기와 함께 쉴 새 없이 흘러가는 제주도의 명소들 역시 영화의 볼거리 중 하나다.




신하균 박희순 오만석 트리플 시너지


먼저 이국적인 풍경을 만들어내는 야자수로 가득한 제주도의 해안가 도로. 그 위를 달리는 스포츠카 장면과 세 남자가 나란히 하와이안 셔츠를 입고 걷는 대평리 해변은 가슴까지 시원한 짜릿함을 선사한다. 러브랜드, 사려 나무숲 길, 은하 농장, 도깨비 도로 등 제주도의 명소에서 그려지는 낭만적인 분위기가 여행의 정취를 더욱 높인다. 또한 송악산의 절경과 유채꽃으로 뒤덮인 ‘올레’길의 따스한 풍경 역시 빠지지 않고 등장해 제주도의 아름다움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세 남자의 여정은 예약이 가득 찬 호텔 탓에 투덜거리며 찾은 게스트하우스 ‘티티카카’에서 가장 빛을 발한다. 기대 없이 찾은 그곳에서 마주한 여행지 특유의 밝은 에너지를 통해 사회생활에 치여 잊고 지냈던 설렘과 대학 시절을 추억하며 감상에 젖는 세 남자, 자신이 살아가고 있는 인생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는 쉼표를 맞이한다.


연기파 배우로 알려진 신하균 박희순 오만석이 출연해 호흡을 맞췄다. ‘기막힌 사내들’로 데뷔한 이후 ‘공동경비구역 JSA’, ‘복수는 나의 것’, ‘지구를 지켜라’, ‘웰컴 투 동막골’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에 출연하며 순수한 모습부터 강렬한 모습까지 다양한 캐릭터를 선보이던 신하균은 이번 영화에서 쪼잔함과 귀여움으로 무장한 ‘웃픈’ 캐릭터를 맡았다. 영화 ‘용의자’, ‘의뢰인’, ‘10억’ 등으로 좋은 평가를 받아온 박희순은 극도의 ‘찌질함’을 발산하는 수탁으로 분했다. 뮤지컬 ‘그날들’, 드라마 ‘38 사기동대’ 등 브라운관과 무대를 넘나들며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오만석이 허당 매력을 지닌 방송국 아나운서 역에 캐스팅됐다.


단편영화 ‘secret son’으로 각종 세계 독립영화제와 단편영화제에 공식 초청되며 주목받은 채두병 감독의 첫 장편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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