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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꾸는 음악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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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국적 뮤지션들의 실험과 소통 ‘요요마와 실크로드 앙상블’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세계적 첼리스트인 요요마와 그의 음악 친구들이 3년간 함께한 실크로드 음악여정을 담았다. 전설적인 앙상블의 음악적 소통과 인생을 아름다운 음악과 함께 만날 수 있다. 2017년 그래미 어워드 최우수 음악 영화상 노미네이트 작이다.


21세기 가장 위대한 앙상블


프랑스 태생의 중국계 첼리스트인 요요마는 파리에서 태어나 4살 때부터 첼로를 시작해 일곱 살 땐 천재 첼리스트로 전 세계에 이름을 알렸다. 어린 나이에 음악계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요요마는 단독으로 그래미상을 18회나 수상할 정도로 명성을 얻고 정상에서 음악과 인생에 대한 질문을 시작한다.


그는 연주자와 청중이 함께 음악적 소통을 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모색하고 고전적 전통의 틀에서 벗어나 음악적 상상력을 자극하는 무대를 만들기로 결심하고 1998년 ‘실크로드 앙상블 프로젝트’를 기획한다. 전 세계의 실력 있는 뮤지션들을 직접 찾아 나섰고 ‘실크로드 앙상블’을 결성해 6개의 앨범, 33개국 순회공연, 200만 관객 동원을 기록하며 21세기 가장 위대한 앙상블로 전 세계인과 성공적인 음악적 소통을 하게 된다.


음악 다큐멘터리의 거장 모건네빌 감독은 이들의 음악과 삶의 여정을 담았다.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 백업 가수들의 숨겨진 이야기를 담은 아카데미 최우수 다큐멘터리 수상작 ‘스타로부터 스무발자국’, 60~70년대 신화적 싱어송라이터들의 음악과 인생을 그린 ‘트루바두르’ 등 뮤지션들의 삶과 음악을 통해 인생을 통찰하는데 뛰어난 감각을 보였던 모건네빌 감독은 이번에도 유려한 문법으로 음악과 영상, 드라마를 버무리며 음악영화에 대한 탁월한 감각을 자랑한다.


‘천재 뮤지션’의 딜레마


이 영화는 아름다운 음악은 물론, 개개인의 사연과 치유, 다양한 문화적 소통과 인문학적 역사적 탐구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즐거움을 선사한다. 첼로 클라리넷 벤조, 비파 등의 익숙한 악기들부터 일반인들에겐 조금 낯선 페르시아의 전통 현악기 카만체까지 다양한 악기와 뮤지션들을 따라 길을 떠난다. 이들의 여정은 아시아의 가장 외딴 골목길, 유엔 난민 캠프 앞, 먹먹한 아픔을 뒤로하고 아시아와 유럽을 넘나들던 지중해의 소박한 항구를 지나 고대 로마의 거리로 이어진다.


영화는 예술적 성취에 대한 근원적 질문을 던진다. 요요마는 오랜 시간 동안 천재 뮤지션이라는 꼬리표가 부담이었고 그에 따른 딜레마는 시간이 지나면서 짙어졌다. 오랜 고민 끝에 단순히 좋은 연주만 들려주는 연주자가 아니라, 음악으로 대중과 교감할 수 있는 연주자가 돼야겠다는 생각에 이르렀다. 결국 그 자신을 치유한 것도 음악이고, 사람이었다. 요요마의 천재적 유전자는 너무나 남달랐지만, 성공과 행복에 대한 갈등은 보편적이다. 예술이 그저 기술이 아닌 것처럼, 인생도 수치적 성공만으로 아름답거나 행복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의 삶과 이 영화는 그것을 말한다.


음악이 총알을 막아 줄 수 있는가


뮤지션들의 고민과 애환에는 정치와 역사, 현실과 예술의 많은 담론들이 녹아있다. 클라리넷을 연주하는 키난은 “음악이 총알을 막아 줄 수 있는가, 음악이 밥을 먹을 수 있게 해주는가”라는 생각을 해왔다고 말했다. 시리아 출신 예술가로서는 당연한 고민일 것이다. 당장 배고프고 당장 죽음 앞에 놓여있는 인간에게 예술은 사치일까? ‘실크로드 앙상블’이 난민캠프에서 연주할 때도 같은 질문이 떠오른다.


비파 천재 우만은 중국 문화 혁명 이후 서구 문화를 접할 기회를 갖지 못했지만, 전 세계를 돌면서 전통과 현대음악이 어우러져 창의적인 퓨전 뮤직을 선보이는 활약을 하고 있다. 작은 배낭에 카만체 하나만 들고 국경을 넘나들며 새로운 도전을 멈추지 않는 카이안과 팀의 비타민이자 에너자이저로 백파이프를 연주하는 크리스티나는 전통만을 고수하는 갈리시아에서의 연주가 불가능해지자 고향을 떠나지만 다시 “갈리시아를 잘 표현하고 싶다”며 애착을 드러낸다.


영화는 음악이 고통 속에 던져진 인간에게 ‘적어도 한 순간의 행복’이 될 수도 있고, 잃어버린 ‘고향’이 될 수도 있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요요마와 실크로드 앙상블’은 음악이 세상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지 보여주면서 관객의 마음까지도 흔든다. 음악은 언어다. 인생은 각자의 음악을 연주하면서 가는 여행이다. 이 여정에서 서로가 다르게만 보이는 사람들도 대화를 통해 뜻밖의 공통점을 발견해갈 수 있다. 그렇게 서로를 이해하는 앙상블이 우리의 삶을 아름답게 만드는 것이 아니겠냐고 이 영화는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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