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이동훈 기자] 야권과 약사계가 류영진 신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의 자질을 놓고 충돌하는 양상이다.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 의원들은 류 신임 처장이 관련 행정경험이 없는 문재인 정권의 코드인사에 불과하다며 임명 철회를 요구했고, 약사들은 대한약사회 부회장 출신인 류 처장의 약사 전문성을 들어 식품과 의약품 관리에 있어 최선의 인사 임을 강조한다.
17일 대한약사회(이하 대약)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한국당 의원들이 지난 12일 단행된 문재인 대통령의 신임 식약처장 임명에 반발해 류영진 신임 처장의 임명 철회를 촉구하고 나선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시했다.
문제의 발단은 지난 14일 한국당 복지위 의원들이 류 신임 처장의 자질과 전무한 행정경험 등을 문제 삼으면서 시작됐다. 한국당 복지위 의원들은 이날 합동 성명서를 통해 “지난 대선과정에서 SNS를 통해 공당인 자유한국당 대선후보를 패륜아라고 명명하고, 박근혜 전 대통령을 싸이코패스라고 규정하는 등 저열하고 천박한 정치공작과 막말을 일삼았다”고 류 처장의 과거 언행을 지적했다.
이어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차마 입에 담기 어려운 욕설을 당당히 게재하는 등 정책결정의 합리성과 중립성을 중시해야 할 부처의 수장으로 갖춰야할 기본적인 자질이 의심스러운 자”라고 규명하며 청와대의 인사검증 시스템을 ‘코드 인사’라고 비판했다.
류 처장이 문재인 대통령의 총선과 대선에서 민주당 부산선대위원장과 특보단장을 역임한데 대한 보은 낙하산 인선이라는 의미이다.
한국당 복지위 의원들은 류 신임 처장의 업무보고를 거부할 뜻을 밝히고, 자진사퇴 혹은 문재인 대통령의 인사철회를 주장하며 국민의 안전과 정서를 존중하는 선택을 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약은 한국당에 깊은 유감을 표한 뒤 “(류 처장의 자질 언급은) 약사직능 전체를 향한, 이 같은 모욕적이며 무지한 처사에 심히 유감스러움과 더불어 그릇된 인신공격임을 강력히 지적한다”고 반발했다.
특히 류 처장이 개국약사 출신라는 점을 들어 전문성이 없다고 단언한 것에 대해서는 “약학의 전문성을 정면 침해한 독단적이며 매우 위험스러운 표현이 아닐 수 없다”고 지적한 뒤 ‘약사가 약학 전문가’임을 강력하게 주장했다.
이어 “류 처장은 약학대학에서 제약학을 전공해 의약품의 제조 및 연구개발에 있어 기본적인 지식과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고 두둔했다.
이처럼 대약이 약사 회원 7만을 앞세워 류 처장의 지원에 나섰지만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한 현직 야당 의원은 “류 처장은 대한약사회 부회장 출신으로 올해 대선에서 더불어민주당 부산 선대위 특보단장을 맡는 등 문 대통령과의 인연으로 이번에 식약처장에 임명됐다는 것이 정설인데다, 본인이 식약처장 직을 하는 동안에도 부인 명의 약국을 계속 운영키로 해 형평성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식약처장 임명은 (차관급이기에) 국회 인사청문회가 필요없는 자리이기는 하지만, 국민 건강과 직결되는 의약품과 식품을 책임지는 자리이기에 류처장의 임기 동안 자질 검증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