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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안보지원사’는 간판만 바꾼 기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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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기능 해체 후 합참에 지휘권 넘겨야 개혁



[시사뉴스 이동훈 기자] 정부가 국군기무사령부의 개혁을 강행하면서 집중 포화를 맞고 있다. 기무사의 ‘댓글 공작’을 통한 여론조작, 세월호 사고 당시 유족 사찰, 촛불집회에 대응해 계엄령 검토 문서까지 작성하는 등 각종 불법 정치행위에 대한 원천적인 봉쇄가 개혁안의 본질이었지만, 결국 간판만 바꾼 작명 행위로 끝나고 말았다고 시민단체는 주장한다.

정부는 8월14일 국무회의를 열고 기무사를 해체하는 기무사 폐지령과 안보지원사 제정령을 의결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기무사를 해체하고 안보지원사를 창설하는 근본 취지는 새 사령부가 과거 역사와 철저히 단절하고 정치개입과 민간인 사찰 등 과오를 다시는 반복하지 않도록 하는 데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시민단체들은 쉽사리 수긍하지 않았다. 박근혜정권퇴진비상국민행동기록기념위원회·참여연대·군인권센터 등 8개 시민사회단체는 즉각 “기무사가 간판만 바꿔 단 조직인 안보지원사 설치를 재검토해야 한다”며 정부와 대립각을 세웠다. 

이들은 “안보지원사 조직의 설치와 운영 목적, 직무가 기무사와 거의 동일하고 독소조항으로 작용했던 조문들도 그대로 담겼는데, 이를 개혁이라고 볼수 없다”며 “실패”로 규정했다. 신설 안보지원사가 ‘군 관련 정보수집’ ‘대공수사권’ 등의 항목을 그대로 계승했다는 것이 그 이유이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정부가 부대 이름을 바꾸고 수뇌부를 교체하면 개혁이 완수되리라 믿었던 결과다”고 비판했다.

창설 준비에 기무사 개입 의혹

안보지원사 창설 준비 또한 문제가 많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시민사회단체는 8월10일 기자회견을 열고 안보지원사 창설 준비에 기무사가 개입한 정황이 있다고 폭로한 바 있다. 군사안보지원사령부 창설준비단에는 기무사 소속이 1명이지만 준비단과 별도로 기무사 내 만들어진 ‘창설지원단’이 조직 개편과 인적 청산 등 관련된 일을 실질적으로 맡고 있다는 내용이다.

입법예고안에 대한 의견 수렴도 졸속으로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지난 6일 국방부가 기무사 폐지령과 안보지원사 제정령이 담긴 ‘군사안보지원사령부령’을 입법예고한 이후, 의견 수렴은 불과 4일 동안만 진행됐다. 행정절차법 제43조에 따르면 ‘입법예고기간은 정부가 예고할 때 정하되,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40일(자치법규는 20일) 이상으로 한다’고 규정돼 있다.

그렇다면 정부는 기무사를 왜 쉽사리 바꾸지 못하는 것일까.
대전복 임무 수행에서 민심 동향까지 군 관계자에 따르면 기무사의 제1역할은 군 쿠데타 방지이다. 이를 위해 위험 인물을 감시한다. 대통령 보좌기능을 갖추고 군의 쿠데타 방지라는 일명 ‘대전복 임무’ 수행을 위해 장교들의 동향을 관찰하고 청와대에 보고한다.

또한 국군 통수권자인 대통령에게 각종 정치 및 민심 동향까지 파악한다. 군 정기인사 기간이 되면 장교들의 존안자료까지 청와대에 제공한다. 전 국방부 관계자는 “기무사의 존재는 정치
권력자에게 매우 달콤한 것이다. 정부가 바뀔 때마다 기무사 개혁 논의는 일어났지만, 조용히 묻혔다”고 회고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도 기무사령관의 대통령 보고를 폐지했을 뿐 대통령 보좌 기능 자체를 없애지는 않았다. 

기무사, 시사뉴스 발행인 1996년 구속

1945년 11월에 미 군정청 국방사령부에 정보과가 설치되었고, 1946년 1월에 남조선국방경비대 정보과로 개편되었다. 여러 이름을 전전하다 1968년 9월에 육군 ‘보안사령부’로 바꾸고 1979년 12·12 쿠데타, 1980년 5·17 비상계엄 전국 확대 조치, 1989년에는 친위쿠데타를 반대할 인사를 검거하기 위한 청명계획을 수립했고, 1990년에 윤석양 이병 민간인 사찰 폭로 사건 이후 1991년 1월1일에 ‘국군기무사령부’로 개칭했지만 여전히 활동사안은 같았다.

기무사는 창간 30주년을 맞은 본지와도 악연이 깊다. <시사뉴스>는 1996년 2월 ‘기무사의 내부 인권탄압’을 고발했다. 이후 기무사로부터 감시, 미행, 협박을 받았다. 같은 해 5월3일 본지 기자단은 기자회견을 열고 기무사의 불법적 감시미행과 언론탄압 중지를 촉구했으나, 발행인과 당시 취재부장이 서울구치소에 구속수감 되는 등 압력은 끊이지 않았다.

본지는 약 1년간 한국 언론 사상 국군 기무사라는 특수정보기관의 압제에 저항하는 가장 큰 목소리를 진행했고, 군사정권 장악 시절 악명을 떨쳤던 ‘보안사의 망령들’을 떨쳐내기 위한 보도를 멈추지 않았다.


그렇다면 기무사의 개혁은 어떻게 이뤄져야 할까.

“기무사의 핵심 기능을 해체한 후 그 지휘권을 합참 정보본부에 귀속시킨다.”
이것이 진정한 기무사의 개혁안이라고 진보단체들은 목소리를 높인다. 고(故) 김대중 대통령 시절 처음으로 검토된 사안으로 실제 1999년 정보 부대를 합참 정보본부로 지휘권을 일원화하는 개혁이 추진됐다. 

기무사도 방첩기능을 제외한 채 이 대상에 포함됐으나 논의 과정에서 “기무사에는 통수 기능이 있다”는 이유로 제외됐다고 한다. 통수 기능은 군 쿠데타를 방지하기 위한 감시활동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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