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09.07 (일)

  • 구름많음동두천 29.3℃
  • 맑음강릉 33.1℃
  • 구름많음서울 29.7℃
  • 구름조금대전 30.6℃
  • 구름조금대구 30.8℃
  • 맑음울산 31.3℃
  • 구름조금광주 30.5℃
  • 맑음부산 31.2℃
  • 맑음고창 31.0℃
  • 맑음제주 31.5℃
  • 구름많음강화 28.8℃
  • 구름조금보은 27.9℃
  • 맑음금산 29.4℃
  • 구름조금강진군 30.8℃
  • 맑음경주시 31.7℃
  • 구름조금거제 30.6℃
기상청 제공

사회

[커버] 잘못된 도로설계, 사고 부른다 ②

URL복사

사람 중심의 교통안전체계로 개선해야



[시사뉴스 김수정 기자] 도로는 차량 흐름이 최대한 원활하게 유지될 수 있도록 설계돼야 한다. 그러나 일부 도로는 서로 병목현상을 유발하거나 또는 차량 흐름이 서로 엇갈리도록 되어 있어서 교통체증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특히 이같은 구조 때문에 적정 속도를 준수하고 주변 상황을 경계해도 언제, 어디서, 어떤 사고를 당할지 모른다. 이처럼 도로구조 상의 잘못은 예나 지금이나 똑같이 되풀이되고 있지만, 제대로 된 책임 규명과 대책 마련이 되지 않아 심각성을 더한다.

교통체증의 주원인은 물론 자동차가 급격히 늘어난 데 있다. 그러나 교통흐름을 둔화시키는 잘못된 도로구조도 체증을 가중시키는 데 한 몫을 하고 있다. 애초 도시설계부터 폭증하는 도로 교통을 염두에 두지 않고 도시 계획을 설계하거나, 도로폭이 좁은 구도심 지역 인근에 아파트만 무분별하게 건축하는 난개발로 인해 늘어나는 교통 수요를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강연수 한국교통연구원 창조교통융합연구실 선임연구위원은 “교통에 대한 고민 없이 오로지 ‘건설 마인드’로 무작정 짓기만 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주거 공간이 부족하다고 성냥갑 아파트를 마구지었던 것처럼 도로 역시 교통 흐름은 신경 쓰지 않고 마구 개설하다 보니 생긴 일이라는 것이다. 불행히도 교통 흐름에 대한 고민 없이 도로가 만들어지는 것은 지금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강 선임연구위원은 말했다. 한국에선 아직도 교통 전문가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는 얘기였다.

2012년 7월1일 공식 출범한 세종시를 대표적인 예로 꼽았다. 그는 “세종시를 설계할 때 ‘차 없는 녹색도시’라는 이상만을 강조하다 보니 도로가 넓지 않고 주차장은 작다”며 “지금 터져 나오는 위례신도시 등의 교통 문제는 의사결정 과정에 교통 전문가의 목소리만 반영될 수 있었어도 예방할 수 있는 일이었다”고 말했다.

설계부터 잘못된 도로 많아

게다가 잘못된 도로 설계로 운전자들의 불편뿐만 아니라 교통사고 발생을 초래하고 있다. 직진과 좌회전 도로 차선 등의 문제로 운전자들이 혼선을 빚거나, 출퇴근 시간에 탄력적인 신호연동제가 이뤄지지 않아 교통체증을 유발하는 등 시민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또 일부 도로에는 우회전 진입도로가 없어 뒤따라오는 차량과 교통사고가 발생할 위험이 높다. 지역 교통상황을 감안한 전반적인 교통대책 마련이 필요한 이유다.

특히 우리나라 도로는 안전에 소홀하다. 교통 사고의 주범이 사람인 것은 틀림없지만, 이런 도로 환경 요인도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사고 발생을 유발한다. 도로가 안전과 인연이 별로 없게 된 것은 무엇보다 정치적 결정으로 급조되는 도로가 많기 때문이다. 국도는 국토교통부가, 지방도는 지방자치단체가 설계하는 것을 비롯 안전시설물을 설치하고 관리하는 행정 조직이 다르고, 이들 사이에 손발도 잘 맞지 않는 탓도 크다.

대부분의 교통 전문가들은 정부가 도로 설계 당시부터 잘못을 범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시거(운전자가 전방의 위험물을 발견하고 정지하거나 피할 수 있는 거리)나 구배(노면 경사도) 등을 정밀하게 따져 교통공학적으로 도로를 만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같은 설계 잘못은 처음부터 사고 다발 지점을 만드는 꼴이다.

중앙 분리대, 차로 규제봉, 펜스, 가드레일, 갈매기 표지, 예고 표지 같은 안전 시설물도 태부족이다. 보·차도 구분이 없는 도로도 전국에 널려 있다. 가파른 커브길 같은 위험 지구에 ‘절대 감속’이라는 표지판만 세워 놓았을 뿐 제한 속도를 명시하지 않은 것도 문제다. 가령 구부러지는 각도가 심해 시속 20∼40㎞까지 줄이지 않으면 이탈하기 딱 좋게 되어 있는 고속도로 진출로도 적지않다. 진출로에 이르기 훨씬 전부터 조금씩 속도를 줄여 진입할 수 있도록 속도 제한 표지판을 몇 곳에 설치해야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사고가 날 때만 급조된 대책만 내놓았던 전례에 비춰 현재도 ‘미봉책’만 내놓고 있어 안타깝다”며 “사람이 죽는 대형 참사가 발생해야 정신을 차린다면 그땐 늦다”며 근본 대안을 요구했다.

모빌리티 전략 수립 활성화해야

우리나라의 도로설계 정책은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여전히 정부와 지자체 등은 철저한 검증 과정을 거치지 않고 개설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교통 전문가들도 이 때문에 열악한 곳이 많다며 개선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그렇다면 제대로 된 도로 설계를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현재 도로의 가장 큰 문제점이 무엇인지를 살펴보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정책을 통해 보다 효과적이고 수준 높은 교통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가 안전한 국가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도로에서 발생하는 희생자를 최소화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 도시설계, 지구단위계획, 재건축 정비계획 및 건설관리에 이르기까지 모든 개발관련 업무를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의 교통안전 종합대책을 중심으로 단기적으로는 교통안전 취약부분에 대한 대응을 강화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지자체별로 모빌리티 전략수립을 활성화해 사람 중심의 교통안전체계로 변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잘못된 도로설계로 인한 교통난 대책을 더 꼼꼼히 세우고, 도시의 정체성과 기능을 엄격히 관리해야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강 선임연구위원은 “도로 설계의 잘못으로 도로 곳곳에서는 사고가 잇따르고 있지만 당국의 무관심으로 개선 작업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며 “명확히 어떤 교통 모델을 분석했는지 명확하게 공개하고 이에 따른 대안을 구상할 때 좀 더 시민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정치

더보기



문화

더보기
나와 타인을 이해하는 심리적 안내서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좋은땅출판사가 ‘에니어그램 명상상담 전략’을 펴냈다. 이 책은 현대인이 겪는 심리적 불안과 대인관계의 갈등을 다루며, 아홉 가지 성격 유형을 통해 자기 이해와 관계 회복의 길을 안내하는 심리 지침서다. 저자는 에니어그램 이론에 명상상담을 결합해 각 유형의 특성과 패턴을 드러내고, 이를 극복할 수 있는 구체적인 전략을 제시한다. 단순히 성격을 분류하는 데 그치지 않고, 어린 시절의 경험과 현재의 관계 문제를 연결해 설명함으로써 독자가 자기 성찰의 깊이를 더할 수 있도록 돕는다. 저자 김문자는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명상심리상담학과에서 상담심리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대학교 상담심리센터 객원 상담사를 역임한 바 있다. 현재는 명상에니어그램 교육원 원장으로 활동하며 명상과 심리상담을 접목한 다양한 연구와 실천을 이어가고 있다. 저자는 ‘명상상담프로그램이 여대생의 스트레스 감소에 미치는 영향’, ‘에니어그램을 활용한 영상관법이 분노 감소에 미치는 영향’, ‘에니어그램 명상상담 단일사례연구’ 등 여러 논문을 통해 그 효과를 입증해 온 학자이자 상담 전문가다. ‘에니어그램 명상상담 전략’은 명상이 내면의 불안을 직면하게 하고, 에니어그램이 그 불안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생성형 AI 활용…결국 사용자의 활용 능력과 방법에 달려 있다
지난 2022년 인공지능 전문 기업인 오픈AI에서 개발한 챗GPT를 비롯해 구글의 Gemini(제미나이), 중국의 AI기업에서 개발한 딥시크, 한국의 AI기업에서 개발한 뤼튼, 미국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두고 있는 중국계 미국기업이 개발한 젠스파크 등 생성형 AI 활용시대가 열리면서 연령층에 상관없이 생성형 AI 활용 열기가 뜨겁다. 몇 시간에서 며칠이 걸려야 할 수 있는 글쓰기, 자료정리, 자료검색, 보고서, 제안서 작성 등이 내용에 따라 10초~1시간이면 뚝딱이니 한번 사용해 본 사람들은 완전 AI 마니아가 되어 모든 것을 AI로 해결하려 한다, 이미 65세를 넘어 70세를 바라보는 필자는 아직도 대학에서 3학점 학점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2일 개강 첫날 학생들에게 한 학기 동안 글쓰기 과제물을 10회 정도 제출해야 하는데 생성형 AI를 활용해도 좋으나 그대로 퍼오는 것은 안 된다는 지침을 주었다. 그러면서 “교수님이 그대로 퍼오는지 여부를 체크 할수 있다”고 큰소리를 쳤다. 큰소리가 아니라 지난 학기에도 실제 그렇게 점검하고 체크해서 활용 정도에 따라 차등 평가를 실시했다. 이렇게 차등 평가를 할 수 있다는 것은 필자가 생성형 AI 활용 경험이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