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박상현, 오승환 기자] “경영평가는 D등급, 연봉은 1등급”
대한민국 취준생들은 이 기사에 주목하라.
일은 못해도 가장 많은 연봉을 받을 수 있는 공기업 정보가 있기 때문이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계속 떨어지고 있는데 임직원 평균 급여가 가장 높다.”
자유한국당 강석진, 경대수 의원은 지난 17일 한국마사회 국정감사에서 김낙순 회장을 강도 높게 질타했다.
공공기관 경영정보공개시스템 ‘알리오’에 공시된 36개 공기업(시장형+준시장형)의 지난해 평균 연봉은 7,842만 원.
정규직 1인당 평균 보수액 1위는 9,209만 원으로 집계된 한국마사회였다.
많이 받는 만큼 일도 잘할까?
“2018년 공공기관 경영평가 D등급”
한국마사회는 기재부 경영평가에서 낙제점에 가까운 성적을 받았다.
마사회가 기재부의 평가를 받기 시작한 2004년 이후 최악의 지표라는 건 반드시 짚고 넘어갈 문제다.
우연의 일치인지 2018년은 김 회장이 취임한 해다. 그것도 1월부터.
마사회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전년 2,227억 원에서 1,827억 원으로 17.9%나 떨어졌다.
영업이익은 1/3이 떨어져 나가는 참사를 겪었다.
2,077억 원에서 1,411억 원으로 32.1%가 증발했다.
김 회장이 기재부로부터 받은 경고는 마사회 입장에선 오히려 다행인 셈이다.
“정부의 건전화 정책이 강력히 추진되며 매출액이 크게 하락했다.”
지난 국정감사에서 김 회장은 에둘러 변명했지만 구체적인 자료와 답변은 내놓지 못했다.
건전화 정책보다는 경영 능력에 대한 의문부호가 떠오른다.
2018년 1월 취임 후 김 회장에겐 ‘낙하산 인사’라는 꼬리표가 따라 다녔다.
국회의원 재임 때도 교육위원회 등 ‘말(馬)산업’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분야에서 활동했으며, 그 어떤 이력에서도 마사회와의 연관성은 찾기 힘들다.
말(馬)이 아니라 말(言)이 질주하는 선거의 달인으로 높이 평가할 만한 이력이다.
노무현 대통령후보 시절 선거대책위원회에서 활동했고, 노 대통령 당선 후 17대 총선에서 열린우리당 공천을 받아 국회에 진출했다.
18대 총선에서 재선에 실패하자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박원순 후보의 선거대책위원회 본부장을 맡았고, 박 시장 당선 후 서울‘시립’대 초빙교수로 부임했다.
지난 대선에선 문재인 대통령후보 중앙선거대책본부 조직본부장을 맡았다.
물론 우연의 일치겠지만 대선 후 한국마사회 회장으로 임명됐다.
일은 못해도 연봉을 많이 받을 수 있는 기업, 마사회 채용에 수많은 지원자가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채용됐다 해도 회장이 되려는 꿈은 접어두는 게 낫겠다.
선거가 끝나면 낙하산은 언제나 내려올 수 있기 때문이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