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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마음으로 빛을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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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으로 빛을 바라본다”




맹인할머니들의 보금자리 ‘루디아의 집’


스개소리
하나. 한국사회에서 노인과 장애인의 공통점은? 정답은 둘 다 방구석에 콕 박혀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농담은 사실 농담이 아니다. 우리나라에서
노인과 장애인은 설 곳이 없다. 또한 복지시설도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다. 그런데 이 둘을 전부 가진 경우라면 어떨까? 더욱 갈 곳이 없을
것이다. 서울 송파구 오금동에 자리한 ‘루디아의 집’은 이런 할머니들에게는 유일한 안식처다.



즐겁고 행복한 장애인들




‘루디아의 집’은 현재 시각장애인 9명, 뇌성마비 장애인 1명, 직원 3명 도합 13명이 생활하고 있다. 이 중 엄밀하게 말하면 장애인은
12명이다. 서천석(66) 원장도 시각장애 1급으로 거의 실명한 상태고, 주방일을 맡고 있는 신영자 집사는 노인성 질환으로 귀가 잘 들리지
않는다. 하지만 모두 정상인처럼 자연스럽게 행동한다. 그들이 장애를 지녔다는 것이 가끔 잊혀질 정도다.

“시각장애는 시각에만 장애가 있는 것이지 몸과 마음 전체에 장애가 있는 것이 아닙니다. 교육과 훈련을 통하면 얼마든지 정상적으로 행동할
수 있습니다.”

덧붙여 “장애노인이라고 하면 선입견을 갖는다”면서 “우울하고 칙칙한 이미지를 떠올리는데 우리는 너무 즐겁고 행복하다”고 서 원장은 설명한다.


루디아의 집 하루일과는 기도로 시작해서 기도로 끝난다. 낮시간대에는 찬양, 율동, 성경공부 등을 하는데 그 중에서 원생들이 가장 좋아하는
시간은 산책시간이다. 자원봉사자들이 2인 1조로 할머니 한명씩을 모시고 집 근처로 걷기운동을 나간다. 정순례 할머니는 “봉사자들과 얘기도
나누고 바람도 쐴 수 있어서 가장 기다려지는 시간”이라며 “여럿이 생활하니 이곳의 하루하루가 너무 재밌다”고 말한다.



“땅을 주신 하나님께서 집도 지어 주소서”




이곳에 있는 원생들은 모두 중도실명자다. 정신적충격이나 녹내장, 교통사고로 실명한 경우다. 가족의 학대로 찾아오기도 하고 아들의 결혼이
자신 때문에 성사되지 않자 죄책감에 찾아온 이도 있다. 그나마 이렇게 루디아의 집에 기거하게 된 이들은 ‘혜택받은’ 사람들이다. 여성맹인
안마사들과 서 원장이 15년동안 모은 회비로 1989년 설립, 개원한지 14년이 넘었지만 장소가 협소해 10명 이상을 수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금도 많은 이들이 오고자 하지만 여력이 없다. “전화로 울면서 매달릴 때는 정말 너무나 가슴이 아프지만 여건이 마련되지 않는다”며 서
원장은 안타까워했다.

하지만 루디아의 집 가족에게는 희망이 생겼다. 경기도 가평 임야를 기증받은 것이다. 올해 기도제목은 “땅을 주신 하나님께서 집도 지어 주시옵소서”.
넓은 공간에 루디아의 집을 옮겨 전국의 많은 장애노인과 함께 생활하는 것이 소망이다.

“눈으로는 볼 수 없지만 대신 마음으로 빛을 바라봅니다. 장애를 가지면서 남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생겼습니다. 하나님께 감사합니다.”

행여나 불쾌한 냄새가 날까 창문을 열어 차가워진 방안에 웅크리고 앉아 반갑게 맞이해준 할머니들. 눈을 마주치며 대화 나눌 수 없기에 이름표를
달아 말하는 이를 편하게 해준 배려들. 그들은 세상의 빛을 보진 못하지만 마음에 빛을 내뿜고 있었다.



안지연 기자 moon@sis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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