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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만의 공(功)과 과(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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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의 8.15는 유감스럽게도 우리 내부의 분열상을 드러내는 날이 되고 말았다. 정부여권과 야당, 시민사회단체들이 각기 다른 곳에서 8.15광복절 기념식을 치른 것이다. 이 분열대립의 핵심에는 2개의 쟁점이 자리잡고 있다. 하나는 2008년의 8.15가 건국에 중점을 둘 것인지, 다른 하나는 이승만 초대대통령에 대한 평가문제다.
이승만은 독립협회 시절의 애국운동과 일제시대의 항일운동, 그리고 8.15광복 후의 한국역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인물이다. 제헌의회에서 간선제로 초대대통령으로 선출됐으나 자유당 정권의 부패, 무능, 3.15부정선거를 통한 장기집권 획책으로 4.19혁명에 의해 하와이로 망명한다. 그곳에서 숨을 거뒀다. 이런 간략한 이승만의 파란만장한 생애를 한 마디로 재단하기는 쉽지 않다. 모든 역사적 인물이 그렇듯 공(功)이 있으면, 과(過)가 있는 법이다.
이승만의 첫째 공은 평생동안 친일파로 변절하지 않고 비록 외교에 의한 독립운동일망정 줄기차게 항일독립운동을 전개했다는 점이다. 이승만과 친밀했고, 국내의 후원자였던 윤치호가 친일파로 전향했던 사실과 비교하면 그의 항일의지는 일관된 것이었다. 이런 그의 항일태도는 특히 기독교계통의 인사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
두 번째 공(功)은 8.15 이후 모든 정치세력이 참여한 단독정부 수립이 바람직한 것이었지만, 북한정권이 수립된 조건에서 정부수립은 현실적 선택일 수밖에 없었는데, 이승만이 앞장서 대한민국의 탄생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승만의 생애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잘못도 적지 않다. 우선, 독립협회 시절에 독립협회 해산령에 중요한 계기가 됐던 것이 이승만 등 강경파 그룹의 박영효 내각 추진이었다. 만약 고종이 의구심을 품지 않았다면 독립협회가 추진한 의회설립운동은 성공할 수 있었다. 그랬다면 한말의 상황은 엄청나게 달라졌을 것이다. 1900년 전후한 상황에서 수구파가 날뛸 수 있었던 것은 이승만 등 강경파 그룹의 무모한 개혁파 내각수립 요구였다.
두 번째 과오는 항일운동 내내 독립운동진영의 분열에는 이승만이 있었다는 사실이다. 대통령 자리를 둘러싼 싸움도 그렇고, 독립노선에 관한 투쟁도 마찬가지였다. 이승만은 배재학당 출신과 기독교, 기호세력을 자신의 지지기반으로 만들기 위해 임시정부 내에는 조소앙 같은 소장파를 내세워 자파세력을 부식하기 위해 애썼고, 국내에는 기독교계통의 YMCA 신흥우 등을 기반으로 안창호 세력을 견제하기 위해 흑색선전을 서슴지 않았다. 이승만 문서로 볼 때 이승만의 이런 분열적 행동은 오로지 자신의 임시정부 내 대통령 자리 유지와 국내 독립운동의 주도권 확보에 목적이 있었다.
셋째로 이승만은 대한민국 정부를 수립하면서 친일파 인사들을 청산하지 않고, 자신의 충실한 권력기반으로 삼아 독재체제를 구축했다는 점이다. 한국사회에 정의가 살아있지 못하고 지도층에 대한 불신이 뿌리 깊은 것은 새로운 나라의 권력이 국민으로부터 신뢰받고 존경받을 수 있는 인물들이 중심이 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동족을 배신하고 일제의 앞잡이 노릇을 한 사람들이 ‘새 나라’의 경찰, 군대 등 권력핵심이 됐으니 기본이 뒤집어지고 만 것이다.
넷째는 국정운영의 무능과 독재이다. 자유당 정권 10여년은 국정의 혼란과 무능이 극심했던 시기이고, 국민들이 절망에 빠져있던 시기였다. 그런데도 장기집권을 노려 부정선거를 획책했으니 독재자로 추방되는 것은 당연한 결과였다. 이승만의 이런 공과를 정확히 판단하지 못한 채, 어느 한 면만을 과장해서 논의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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