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 상가 화재 진압하다 화상, 치료 중 숨져
소방본부, 1일 합동 감식…1계급 추서할 예정
[시사뉴스 황수분 기자] 울산 중구 성남동 상가 화재를 진압하다 2도 화상을 입고 치료 중 순직한 고 노명래 소방사는 불길 속에 사람이 남아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화염을 뚫고 화재 현장으로 들어갔다.
노 소방사는 중부소방서 구조대에 지난해 1월 임용됐다.
울산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노 소방사는 지난 29일 오전 5시 5분께 울산 중구 성남동 한 3층짜리 상가 건물에서 불이 나자 구조를 위해 투입됐다. 당시 노 소방사를 포함한 5명이 인명 수색에 나섰다.
그러던 중 갑자기 3층 미용실 내부에서 가연성 물질이 폭발해 불길이 크게 번지기 시작했다. 불은 출입문을 가로막았고, 소방대원들은 모두 창문을 깨고 1층에 설치된 에어매트 위로 뛰어내렸다. 이 과정에서 노 소방사는 온몸에 2도 이상의 화상을 입었고 나머지 소방관들도 크고 작은 부상을 입었다.
울산소방본부는 1일 현장 합동감식을 진행해 정확한 화재원인을 밝힐 예정이다.
울산소방본부 관계자는 “정확한 폭발 원인은 내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의 합동 조사에서 살펴봐겠지만, 헤어스프레이통 등 미용실 내부 가연성 물질이 폭발하면서 불길이 거세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노 소방사의 빈소는 울산 영락원(301호)에 마련됐다. 영결식은 오는 2일 오전 10시 울산시청광장에서 울산광역시장(葬)으로 치를 계획이다.
노 소방사는 지난해 1월 구조 특채로 임용돼 1년 6개월간 화재 현장 등에서 인명 구조 업무를 수행해 왔다. 지난해 10월 남구의 33층 주상복합 아파트 화재 때에도 주민들을 무사히 구해냈다.
가족으로는 아내와 부모가 있다. 특히 노 소방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올해 2월 혼인신고를 마친 뒤 오는 10월 결혼식을 할 예정이었다.
울산소방본부 관계자는 “장례 절차와 영결식 등을 최대한 지원하고 1계급 특진을 추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