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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과 사람】 논쟁의 최전선에 있는 노래, 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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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인 저널리스트의 배꼽 잡는 국가 여행기 《국가로 듣는 세계사》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전쟁의 상흔이 가시지 않은 코소보부터, 국가의 대명사 ‘라 마르세예즈’의 나라 프랑스, 위기의 순간 만들어진 미국의 ‘성조기’, 국가 논쟁을 겪은 일본, 독재자가 만든 노래를 부르는 카자흐스탄 등 국가와 관련된 흥미로운 이야기를 담았다. 


영국인 저널리스트 알렉스 마셜은 특유의 영국식 유머로 국가 이야기를 유쾌한 여행기로 풀어낸다.

 

같은 노래를 국가로 쓴 한국과 몰디브

 

한국과 몰디브는 한때 같은 음악을 국가로 사용한 적이 있다. 안익태가 ‘애국가’를 작곡하기 전, 한국의 애국가는 스코틀랜드의 가곡, ‘올드 랭 사인(Auld Lang Syne)’에 가사를 붙인 노래였다. 


몰디브 시인 자밀 디디는 국가에 걸맞은 곡조를 찾다가 외삼촌댁의 벽시계에서 흘러나온 ‘올드 랭 사인’에 자신이 쓴 가사를 붙여 국가를 만들었다. 한국은 1948년 안익태의 곡을 정식 ‘애국가’로 정했고, 몰디브는 1972년까지 ‘올드 랭 사인’을 국가로 사용했다. 


오늘날 한국은 작곡가 안익태의 친일 행정이 알려지면서 ‘애국가’를 둘러싼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논쟁은 한편으로 국가가 한 나라의 역사를 어떤 방식으로든 담아낸다는 사실과 함께 고정적이거나 절대적 가치가 아니라는 것을 시사한다. 


1999년 정년퇴직을 앞둔 일본의 한 고등학교 교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의 죽음에는 일본의 국가 ‘기미가요’가 있었다. 


제2차 세계대전에서 학생들을 전쟁을 내몰았던 교사들 중에서는 국가주의를 표상하는 상징물에 경의를 표하는 것을 반대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하지만 일본이 점차 우경화되면서 교육청에서는 교장에게 졸업식에서 국가를 연주할 때 교사들을 기립하게 하라고 지시를 내렸고, 교사들은 거부했다. 교장은 이 대립 사이에서 갈등하다가 집에서 목을 매고 자살했다.


이런 사례는 일본뿐 아니라 새로 건국된 국가, 내전이나 혁명을 겪은 국가 등 급격한 사회적 변화를 격은 나라들에서도 발견된다. 이런 변화를 겪은 나라들은 그 이후 세대와 공유하는 기억과 경험이 다르다. 따라서 국가에 부여하는 의미와 가치도 달라진다. 

 

균열을 메꾸는 역할에 일조


국가를 만들 때는 갈등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 가사에 과거의 영광을 새길 것인가 미래를 지향할 것인가. 국토의 아름다움을 표현할 것인가, 위대한 영도자를 찬양할 것인가. 신에게 여왕님을 지켜달라고 할 것인가, 본 적도 없는 영주님의 어리둥절한 자기고백을 따라 부를 것인가.


세계의 국가들을 보면 각 나라의 역사와 구성원에 따라 만들어진 다양한 국가가 존재한다. 그중 가장 주목할 만한 국가는 남아공의 국가다. 아파르트헤이트를 끝내고 대통령이 된 만델라는, 백인이 지배하던 시기의 국가와 흑인들이 스스로 만들어 부르던 국가를 섞기로 결단한다. 


여기에 5개 언어를 사용해 최대한 많은 인종을 포용하려고 했다. 국가의 목표를 화합으로 삼은 것이다. 부르기 어렵고 모두가 만족하는 국가는 아니지만 만델라가 결단을 내려 만든 ‘남아프리카의 국가’는 새로운 세대에게 뿌리내리며 이전 세대의 상처를 조금씩 보듬고 있다. 


국가가 균열을 메꾸는 역할에 일조하고 있는 것이다. 남아공의 균열이 어느 정도 치유된다면, 그들의 국가는 다시 바뀔지도 모른다.


만약 우리가 통일을 한다면, 우리의 국가는 그대로 ‘애국가’일까. 반드시 ‘애국가’여야만 할까. 그때가 된다면 우리에게 새로운 국가가 필요할지도 모를 일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새로운 국가로 무엇을 내세워야 할까. 이 책은 어쩌면 그때를 위한 작은 안내서가 될지도 모른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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