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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히 보내드릴 수 없는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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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전 대통령이 서거했다. 세브란스병원은 2009년 8월 18일 “오후 1시 43분 김대중 전대통령이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심장이 멈춰 서거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세브란스는 기자회견에서 고령이어서 심폐소생술은 큰 의미가 없었다며 “고인을 조용히 보내드렸다”고 밝혔다. 7월 13일 폐렴증상으로 입원한 뒤 고인의 치료를 주도해온 의사도 임종 순간에 대해 “가장 편안한 모습으로 가셨다”고 술회했다.
그랬다. 여든 다섯의 나이를 떠올리면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극적 서거와는 다르다. 고령에 폐렴 증상도, 다발성 장기부전도 사실이다.
하지만 나는 세브란스 의견에 동의할 수 없다. 의료진의 의학적 판단에 시비를 걸자는 게 아니다. 고인의 부음을 들으며 가슴이 먹먹해 온 까닭은 다른 데 있다. 고인을 결코 조용히 보내드릴 수 없는 까닭이기도 하다.
의학적 판단과 다른 근거, 고인의 오열과 분노
서거 소식을 들었을 때 떠오른 고인의 마지막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영결식장에서 울음을 터뜨리던 모습이다. 여든 다섯 살의 전직 대통령이 국민장으로 치른 영결식장에서 흐느낀 오열은 고인이 얼마나 큰 충격을 받았는가를 입증해준다. 그렇다. ‘덕담’할 때가 아니다. 명토박아둔다. 고인의 마지막이 ‘편안’하지 못했던 직접적 원인은 이명박 정권에 있다.
기실 고인은 이명박 정권이 대결주의적 대북정책을 노골화할 때부터 분노를 표출했다. 2008년 12월 노벨 평화상 수상 8주년 기념 강연에서 고인은 우리가 지금 “민주주의의 위기, 서민경제의 위기, 남북관계의 위기에 직면했다”고 간명하게 정리했다.
노 전 대통령의 서거 뒤인 2009년 6·15 남북정상회담 9주년 기념식에서는 분노가 더 커졌다.
“우리가 균등하게 평화롭게 정의롭게 사는 나라를 만들려면 행동하는 양심이 돼야 한다. 행동하지 않고 방관하는 것도 악의 편이다. 독재자에게 고개를 숙이고 아부하고, 이런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고인의 말에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 그들과 ‘동맹’을 맺고 있는 <조선일보><동아일보><중앙일보>는 어떻게 반응했던가. 대통령에 당선 전까지 줄곧 ‘전라도’와 ‘빨갱이’라는 굴레에서 살아온 노벨평화상 수상자 김대중의 마지막 가는 길 또한 ‘험악’했다.
두 대통령의 연이은 죽음에도 성찰 없는 저들
그래서다. 이제 저들이 다시 고인의 영전을 찾아가 사뭇 진지하게 ‘추모’하더라도 나는 저들의 진정성을 믿을 수 없다. 이명박 대통령이 고인의 서거 앞에서 언죽번죽 ‘화해’를 들먹이는 풍경은 더욱 그렇다. 병원에 입원하기 전에 “억울하고 분하다”고 토로한 고인의 심경을 짚어보면 가슴이 미어진다.
노정치인의 마음을 억울하고 분하게 만든 이명박 정권과 수구언론이 아무런 성찰도 보이고 있지 않아 더 그렇다. 고인이 가장 편안한 모습으로 가셨다는 담당 의사의 ‘덕담’이나 조용히 보내드렸다는 세브란스 원장의 의학적 판단에 동의할 수 없는 까닭이다.
그렇다. 나는 고인의 서거가 억울하고 분하다. 고인이 이 땅의 정치-경제-통일에 남긴 ‘숙제’는 이제 살아있는 우리의 몫이 되었다. 그 길은 ‘화해’가 아니다. ‘행동하는 양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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