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07.01 (화)

  • 구름많음동두천 27.7℃
  • 흐림강릉 29.4℃
  • 구름조금서울 29.1℃
  • 구름조금대전 30.2℃
  • 맑음대구 32.3℃
  • 연무울산 29.4℃
  • 맑음광주 31.6℃
  • 구름조금부산 26.6℃
  • 구름조금고창 32.1℃
  • 맑음제주 29.6℃
  • 흐림강화 26.9℃
  • 구름많음보은 28.2℃
  • 구름조금금산 30.3℃
  • 구름많음강진군 30.8℃
  • 구름조금경주시 32.9℃
  • 구름조금거제 28.1℃
기상청 제공

기고

[기고] 마음의 복고주의

URL복사

현대인에게 어쩌면 삶의 가치는 먹고살기와 몸의 건강함이 다일지도 모른다. 아무리 GDP 숫자가 높아져도 만족을 모르고 먹고살기와 몸의 건강함만을 위해 쉬지 않고 노력한다. 그러면서 자기가 가지고 있는 것에 행복감을 느끼기보다는 남이 조금 더 가진 것에 불행감을 느끼면서, 바로 옆에 있는 남보다 조금 더 가지려고 열심히 노력하는지도 모른다.

 

이런 시대에 복고주의가 유행한다. 드라마나 패션에서 옛날의 풍습을 현대에 맞게 재창조해서 사용하고 있다. 주로 외양을 복고하며 약간 변형해서 유행시키고 있다. 복고주의 때문에 ‘옛날’이라는 말이 유행한다. 부정적으로는 ‘나 때는 말이야’를 ‘라떼는 말야’라고 하며 꼰대 문화를 패러디하기도 한다.

 

그런데 옛날에는 지금처럼 이렇게까지 무한 경쟁을 하지 않았다. 너도나도 부동산 투기에 주식 투기, 한탕주의 같은 돈 욕심이 지금처럼 난무하지 않았다. 옛날에는 돈 말고도 ‘사람’을 가치로 생각했다. 돈 이야기만 하는 사람을 속물이라고 여기며 윤리적으로 낮게 취급했다. ‘돈보다는 사람’이라는 암묵적 도덕이 마음의 심연에 있었다. 지금 시대는 마음조차 돈으로 환산하고 품앗이하듯이 “좋아요” 같은 엄지척의 이모티콘을 가볍게 날린다. 이런 이모티콘에서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 그러면서 상처받은 내면은 정신과나 상담사에게 돈을 주고 위로받는다.

 

옛날에는 사람끼리 부딪치면서 관계 맺고 돈 없이도 인간적 감정과 교류를 나누었다. 물론 옛날에도 먹고살기의 문제는 누구의 도움 없이 혼자서 헤쳐나가야 할 시련과 고난이었다. 그런데도 지금처럼 돈 이야기만 하지 않았다. 돈은 정신이 아니라 물질이었기에 정신 영역보다 아래에 위치시켰고, ‘돈 번 일’에 대해 대놓고 이야기하지 않았다. 지금은 만나면 어느 동네의 아파트에 살고 있는지, 어떤 자동차를 모는지, 어떤 패션을 하고 있는지, 얼마만큼 땅을 소유하고 있는지, 등등 돈 이야기와 혹은 몸에 치장된 패션을 이야기한다. 옛날에는 돈이나 몸보다 인정(人情)이나 마음을 더 중요한 가치로 여겼다. 지금 시대는 공동체의 가난이나 불평등에 관련된 인권 같은 문제는 제도권에 맡기고, 개인은 자기 소비하는 소비자 역할만 하고, 몸은 유행을 따르는 패셔니스타가 되어간다.

 

현대인은 낮에는 일하고 저녁에는 운동하고 밤에는 자기 계발 공부를 하면서도 내일 일자리가 없어질지 모른다는 불안으로 살고 있다. 아무리 노력해도 계속 상대적으로 남보다 수입이 적은 계층이 되고, 남보다 덜 소비하게 될 내일을 두려워한다. 그래서 자기만의 흔들림 없는 절대 자아가 없고, 상대 자아만으로 남들과 비교하면서 남보다 ‘겨우 조금 더 가진 자기’를 만들기 위해서 시간과 열정을 투자하고 있다. 더 가졌다고 더 나은 인간이 되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인맥도 자기에게 이로운 사람하고만 일종의 사회적 재산처럼 유지한다.

 

옛날에도 먹고살기는 빠듯하고 바빴지만, 지금처럼 정신적 가치까지 돈으로 환산하지는 않았다. 지금은 마음의 문제도 병원이나 법원에서 돈을 주고 해결 받는다. 옛날에는 마음은 돈으로 계산할 수 없는 정신 영역이었다. 자기가 못나고 잘나고를 떠나서 남보다 물질적인 돈을 더 가졌음을 자랑하지 않는 겸손함과 미안함이 있었다. 지금은 대놓고 얼마나 많이 소유했는지를 자랑하고, 부동산이나 주식으로 번 돈 이야기를 부끄럼 없이 하고, 소비 품목으로 치장된 자기를 개성으로 드러내놓는다. 돈이나 몸 같은 외형의 물질 추구가 인생의 목표가 되어버린 느낌이다. 사실 먹고사는 돈은 그리 크게 들지 않을 수도 있다. 돈으로 외형을 치장하고 사치 품목을 소비하느라고 돈이 항상 모자라지 않을까 생각한다.

 

요즘 유행하는 복고주의도 물질적인 소비재 상품이다. 복고 패션이나 문화가 돈이 되니까 옛날의 외형적인 풍습을 현대에 맞게 소비 품목으로 환산해서 기업이 돈을 벌고 있다. 이런 시대에 옛날에 돈으로 환산되지 않았던 내면의 ‘마음’도 복고 되었으면 좋겠다. 타인을 진정으로 배려하는 자아관이나 소박한 인간주의 같은 ‘마음’이 복고 되었으면 좋겠다. 법이나 제도나 상담학으로 합리화되고 계산되는 인간주의가 아니라 그저 좋아서 만나고 함께 희로애락을 나누는 천진한 인간주의가 복고 되어 유행했으면 좋겠다.

 

현대인이 항우울제나 항불안제로 우울과 불안을 치료받는다면, 옛날에는 이런 약 없이도 마음을 위안받고 따뜻한 인간적 교감을 나누는 공동체가 있었다. 옛날에는 돈 없어도 친구가 되고, 어묵 국물과 소주 한 잔만으로도 행복을 느끼는 마음이 있었다. 지금 시대는 아무리 많이 소유해도 욕망 자체가 채워지지 않는 시스템에 사람들이 갇혀 있는 느낌이다. 먹고살 만한데도 더 먹고살고 더 소비하기 위해 끝없이 소유하는 구조가 영혼이나 정신까지 파고든 느낌이다.

 

복고주의가 유행하는 요즘, 소박함만으로 행복했던 ‘옛날의 마음’이 복고 되어 유행했으면 좋겠다. 돈 없이도 서로를 인정해주고 영혼의 즐거움을 함께 나누며, 타인과 비교해서 적다고 불행해하기보다는 적게 가져도 자족감과 행복감을 느끼는 정신승리 같은 마음의 무형 재산을 공동체가 복고해서 유행시켰으면 좋겠다.

 

글쓴이=김현희(<명리학그램1.2.3.> 저자, 시집 <견유주의> 저자)

 

 

 

 

충남대 국문과 석사
<서정문학> 2016년 시부문 신인상
서정문학 작가협회 회원
「한국대표서정시선』 공동저자

 

저서

명리학그램1-작은인문학(2019)
명리학그램2-사주통변론(2020)
명리학그램3-사주통변술(2022)

 

시집

껍질의 시(2020)
고수高手 (2021)
견유주의 (2021)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한국아스트라제네카, 플루미스트 국내 허가 간담회...'비강 스프레이형' 독감 백신, 韓 상륙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한국아스트라제네카㈜는 자사의 비강 스프레이 방식의 약독화 인플루엔자 생백신 ‘플루미스트인트라나잘스프레이(인플루엔자생바이러스백신, 이하 플루미스트)’의 국내 허가를 기념하는 기자간담회를 27일 더플라자 호텔 서울에서 개최했다. 플루미스트는 비강 스프레이 방식의 인플루엔자 백신으로, 지난 4월 28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24개월 이상에서 49세 이하의 소아 및 성인에서 이 백신에 함유된 인플루엔자 A형 바이러스들 및 인플루엔자 B형 바이러스에 의해 유발되는 인플루엔자 질환의 예방에 대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 받았다. 기자간담회에서는 김윤경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가 ‘인플루엔자 예방의 새 패러다임, 플루미스트 국내 허가의 의미’를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김윤경 교수는 인플루엔자가 전 세계적으로 초래하는 질병 부담을 설명하며, 이를 줄이기 위한 인플루엔자 백신 접종의 중요성과 플루미스트의 역할에 대해 강조했다. 김 교수는 “인플루엔자는 매년 전 세계에서 약 10억 건의 감염을 일으키며, 이 중 300~500만 건이 중증 질환으로 이어지고, 최대 65만 명이 사망에 이르는 등 상당한 공중보건 문제를 야기한다”고 설명하며

정치

더보기

경제

더보기
여기종, 여성기업 일자리 허브 매칭데이 이벤트 실시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여성기업종합지원센터(이사장 박창숙, 이하 여기종)’는 제4회 여성기업 주간을 맞이해 좋은 일자리 창출을 위한‘여성기업 일자리허브 매칭데이’이벤트를 실시한다고 6월 30일 밝혔다. 이번 이벤트는 여성기업과 구직 희망자를 대상으로 △여성기업 온라인 채용관 △매칭데이 채용 이벤트 △회원가입 이벤트 △전문인력 프로필 등록 이벤트 △여성기업 주간 기념 퀴즈 이벤트 등으로 진행된다. '여성기업 온라인 채용관'은 국내 최대규모 구직 포털사이트인 ‘잡코리아'와 여성기업 공동채용관을 생성해 9월 말까지 수출, 마케팅, IT 분야 등 여성기업의 좋은 일자리를 홍보한다. ‘매칭데이 채용 이벤트'는 여성기업 일자리허브에서 7월 25일까지 신규 일자리(프로젝트)를 등록한 여성기업 중 200개사 정도를 추첨해 30만원 또는 10만원 상당의 상품권이나 직원들과 함께 즐길 수 있도록 치킨쿠폰을 제공한다. ‘회원가입 이벤트'는 여성기업과 구직자 모두 참여 가능하며 7월 31일까지 토스, 카카오T, 페이북 등 홍보배너를 통해 여성기업 일자리허브 플랫폼에 회원가입하게 되면 포인트 리워드를 즉시 받는다. ‘전문인력 프로필 등록 이벤트'는 구직자 대상으로 7월 15일까지

사회

더보기
신장 7배 커진 다낭성 신증후군 환자 로봇 신장이식 아시아 첫 성공
[시사뉴스 이용만 기자] 국내 의료진이 다낭성 신증후군으로 신장이 7배나 커진 환자에게 로봇을 이용하여 비대해진 신장을 안전하게 제거하고 공여자의 건강한 신장을 이식하는 데 성공했다. 다낭성 신증후군 환자에게 로봇 신장이식을 성공한 건 아시아 최초이자 전 세계 세 번째다. 서울아산병원 신·췌장이식외과 신성·김진명 교수팀은 16일(월) 다낭성 신증후군으로 인한 신장 비대로 만성 신부전을 앓던 이가영 씨(여, 24세)에게 로봇 신장이식을 시행했다. 모든 수술은 배꼽 주변으로 낸 1cm 구멍 3개와 신장이 들어갈 수 있는 6cm의 절개창을 통해 이뤄졌다. 이 씨는 수술 후 빠른 회복을 보이며 최근 건강한 모습으로 퇴원했다. 이 씨는 상염색체 우성 다낭성 신증후군을 앓았다. 다낭성 신증후군은 신장에 셀 수없이 많은 낭종이 발생해 신장이 최대 축구공만큼 커지는 유전 질환이다. 1,000명 중 한 명꼴로 비교적 흔하게 발생하며 대부분 만성 신부전으로 이어진다. 보통의 만성 신부전 환자는 신장이식을 할 때 기존 신장을 그대로 두지만, 다낭성 신증후군 환자는 기존 신장을 떼어내야 한다. 이미 신장이 비대해진 상태이므로 새로운 신장이 들어올 공간을 확보해야 할 뿐만 아니라,

문화

더보기
숏폼과 밸런스 게임까지 MZ 겨냥 콘텐츠 제작... 문화재 공공콘텐츠의 새 지평 열어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공공디자인 전문기업 오세이프가 국립고궁박물관과의 협업을 통해 문화재 공공콘텐츠의 새 지평을 열었다. 오세이프는 국립고궁박물관과 함께 하는 문화재 콘텐츠가 유튜브 누적 조회수 7만 회를 돌파하며 박물관 콘텐츠 전략의 성공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고 밝혔다. 짧고 강렬한 숏폼 영상부터 황당하지만 재치 있는 밸런스 게임, 왕실 유물을 굿즈로 표현해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콘텐츠까지 문화재 콘텐츠의 형식을 탈피한 시도가 주효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MZ세대의 감성과 맞아떨어지면서 ‘감다살(감이 다시 살아났다)’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오세이프는 지난 5월부터 국립고궁박물관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남녀노소 누구나 공감할 수 있도록 쉽고 재밌게 즐길 수 있는 3가지 시리즈의 유물 콘텐츠를 선보였다. 그 첫번째 시리즈는 숏폼 영상 ‘조선시대에는 이랬다!’로, 총 6편이 공개됐다. 1편 ‘9살에 성대간 썰 푼다’는 효명세자의 성균관 입학 장면을 그린 유물 ‘왕세자입학도’를 통해 당시 왕실 교육 문화를 재미있게 전달한다. 이어진 시리즈에서도 왕실의 ‘스드메’부터 연회 음식, 조선시대 고급 보자기 ‘봉황문인문보’ 등을 소재로 조선시대 생활상을 현대적 감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국민이 선택한 이재명 정부 경제 현안 해결 정책에 중점 둬야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치러진 지난 6.3 조기대선에서 제21대 대통령으로 당선된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한 지도 벌써 2주가 지나갔다. 6.3 선거 당일 출구조사에서 50%가 넘을 것이라는 예측에는 빗나갔지만 49.42%의 득표로 41.15%를 얻은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를 압도적으로 누르고 제21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이 대통령은 1천728만표를 얻어 역대 대통령 선거에서 가장 많은 득표로 당선된 대통령으로 자리매김했다. 이 같은 득표의 배경으로 전국적으로 고른 지지를 받은데다 보수의 텃밭인 대구 경북지역에서도 당초 예상보다 7% 포인트 정도 더 지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즉 보수진영에서도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령이라는 본헤드 플레이는 잘못된 것이고 나라를 거의 망쳐버린 윤 전 대통령보다는 나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했다는 것이다. 선거가 끝난 후 이재명 대통령의 향후 직무수행에 여론조사 결과 70% 정도가 ‘이 대통령이 직무수행을 잘할 것’이라고 응답한 결과가 나왔다. 한국갤럽이 지난 10~12일(6월 둘째 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이 대통령이 앞으로 5년 동안 대통령으로서 직무를 잘 수행할 것으로 보는지, 잘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