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뉴스 김세권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고강도 인적 쇄신과 민생행보가 계속되고 있다. 답보 상태인 20%대 지지율에 따른 국정 운영 동력 상실을 회복해 정권 초 교육·연금·노동 3대 개혁을 추진할 동력을 회복하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2일 대통령실 관계자들에 따르면 지난달 20일을 전후로 시작된 감찰과 쇄신은 추석 연휴 직전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사람을 쉽게 내치지 못한다"던 윤 대통령이 '피바람' 수준의 인사 조정에 나선 이유는 결국 민심 때문이다. 여론조사기관 한국갤럽 기준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6주째 20% 중후반 박스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윤 대통령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이들이 꼽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인사(人事)다. 100여일간 대통령실에서 나온 사건·사고에 실무진의 책임을 묻고 흔들린 기강을 바로 세우는 방식으로 국민의 신뢰를 쌓아가겠다는 게 대통령실의 전략이다.
대통령실의 목표 지지율은 추석 전후 40%대 반등이다.
◆기강 세우는 尹…대통령실 직원들 "숨도 크게 못 쉬겠다"
대통령실이 인적 쇄신과 함께 중점 점검하고 있는 부분 중 하나는 '보안'이다.
한 관계자는 내부 감찰에서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 보좌관 출신 직원들이 대통령실 정보를 윤핵관 측에 수시로 전달한 게 확인된 후 실무진을 향한 강한 경고가 떨어졌다고 전했다.
대통령실은 국정 초반 잦은 내부 정보 유출로 곤혹을 겪었는데 이 유출 경로가 감찰을 통해 확인된 것이다.
하루 아침에 자리가 사라지는 시국에 직원들 사이에서도 흉흉한 당부가 이어지는 중이다. "식당 사장을 통해서도 감찰을 한다고 하니 대통령실 주변 식당에서 업무 이야기를 절대 삼가라", "기자들과 자주 연락하지 마라", "중요한 문서는 책상에 올려놓지 마라" 등등이다.
비서실 420여 명 중 70~80명이 교체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한 대통령실 직원은 "눈에 뛸까 봐 숨도 크게 쉬지 못할 지경"이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칼바람 피한 '檢핵관'…尹의 '경험·자질 부족' 해소 하기엔 역부족
매서운 감찰에도 유난히 평온한 직원들이 있다. 검사 출신인 윤 대통령과 오래 전부터 인연을 맺었던 검찰 라인이다. 이들은 이번 내부 감찰을 주도하며 책임론에서 벗어났다.
여권 고위급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이번 인사 쇄신은 "윤핵관 세력이 후퇴와 '검(檢)핵관' 권력의 확대"라는 해석이 공공연하게 나오는 중이다.
문제는 이들이 과연 윤 대통령의 치명적인 약점을 해소할 수 있냐는 것이다.
이날 발표된 한국갤럽 조사 결과 윤 대통령의 직무를 부정 평가한 이들은 전체의 63%에 달한다. 부정 평가의 가장 큰 이유인 인사를 제외하면 '경험·자질 부족' '무능함' 등이 윤 대통령의 지지율을 깎아먹고 있다.
한 여권 관계자는 "여의도 정치에 물들지 않은 윤 대통령에 매력을 느낀 국민들이 이제는 '능력 있는 정치인'이 될 것을 재촉하는 중"이라며 "지금 대통령에 필요한 건 검사들이 아닌 정무 감각을 겸비한 정치인"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앞서 언급한 한국갤럽 여론조사는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1일까지 전국 성인 1000명을 상대로 실시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