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09.08 (월)

  • 구름많음동두천 29.3℃
  • 맑음강릉 33.1℃
  • 구름많음서울 29.7℃
  • 구름조금대전 30.6℃
  • 구름조금대구 30.8℃
  • 맑음울산 31.3℃
  • 구름조금광주 30.5℃
  • 맑음부산 31.2℃
  • 맑음고창 31.0℃
  • 맑음제주 31.5℃
  • 구름많음강화 28.8℃
  • 구름조금보은 27.9℃
  • 맑음금산 29.4℃
  • 구름조금강진군 30.8℃
  • 맑음경주시 31.7℃
  • 구름조금거제 30.6℃
기상청 제공

사회

세월호 참사 9년 전 멈춘 기억…애끓는 탄식에 '침묵'

URL복사

세월호 유가족 22명, 참사 현장서 9주기 추모식

[시사뉴스 김도영 기자]  세월호 참사 9주기를 일주일 앞둔 9일 오전 10시 30분 전남 진도군 맹골수도 세월호 침몰 현장. 해경 1509 경비함정(1500t급)을 타고 참사 해역에 도착한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등 유가족 22명은 망망대해를 바라보며 그간 참아온 애끓는 간절함을 쏟아냈다.

유가족들의 시선이 머문 곳은 9년 전 세월호가 바닷속으로 가라앉은 자리에 세워진 녹슨 노란색 '세월호 부표'.

선체 헬기착륙장 갑판에 올라 처연한 표정으로 부표를 바라보던 유가족들은 눈물이 새어나오는 것을 막으려고 이따금 하늘로 고개를 치켜 들어올리기도 했다.

"선상 추모식을 시작하겠습니다. 일동 묵념"이라는 말과 함께 추모식이 시작되자, 유가족들은 천천히 고개를 숙였다. 1분여 가까운 시간 동안 묵념한 유가족들은 그간 묻어둔 아픈 기억이 떠오른 듯 흰 면장갑이 끼워진 손을 천천히 강하게 쥐었다.

묵념을 마친 유가족들은 헌화를 위해 선체 난간에 하나둘 모여들었다. 지친 기색이 역력한 가족들의 손에는 저마다 국화꽃이 한 송이씩 쥐어져 있었다.

부표를 바라보며 숨을 고른 유가족들은 하나둘 떨리는 손으로 푸른 바다를 향해 새하얀 국화꽃을 던졌다. 일렁이는 파도 위로 수십여 송이 국화꽃이 눈처럼 내려앉자 유가족들은 담담한 표정으로 일렁이는 수면을 바라봤다.

부서지는 파도를 보던 유가족들의 눈에는 서서히 눈물이 맺혔다. 노란 외투 소매로 눈물을 닦아내던 유가족들은 이내 서로 부둥켜안은 채 흐느꼈다. 흐느낌은 모여서 통곡이 되고 통곡은 돌아오지 않는 메아리가 돼 맹골수도 한복판에서 사방으로 흩어졌다.

 2014년 4월 16일에 멈춘 기억 시계는 이날도 끝내 흐르지 않았다.

선상추모식을 마치고 경비함정이 뱃머리를 돌리는 순간에도 유가족들의 시선은 노란 부표에 머물러 있었다. 손에 끼워진 흰 면장갑은 서로의 눈가를 닦아주느라 어느덧 살갗의 색이 보일 정도로 적셔졌다.

부표를 바라보던 한 유가족은 "안 울게. 엄마가 미안해. 미안하고 또 미안해"라며 구슬픈 목소리로 매년 반복되는 영원한 작별 인사를 건넸다.

김종기 유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가족들과 시민들이 바라는 성역없는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은 9년이란 세월 속에서 이뤄지지 않았다"며 "도리어 (참사 초동 조치에 실패한) 해경 지휘부가 무죄라는 납득할 수 없는 재판 결과가 나온데다 가족들을 모욕·공격한 국가 폭력 행위들이 법원 판결로 확인됐음에도 여태 국가는 공식적인 인정과 사과를 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참담한 현실에서도 유가족들은 슬퍼하지도, 포기하지도 않을 것"이라며 "아이들의 명예를 회복시키고 우리가 염원하는 안전 사회를 반드시 만들어가자"고 당부했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정치

더보기
장동혁 “이재명 정권에 단일 대오로 투쟁해야”
[시사뉴스 김세권 기자] 지난달 26일 국민의힘 결선투표에서 새로운 당 대표로 장동혁 후보가 김문수 후보를 꺽고 선출됐다. 신임 장 대표는 강성파로 대여 강경 투쟁 노선을 걸을 전망이다. 장 대표는 “잘 싸우는 정당을 만드는 것이 혁신의 시작”이라며, “이재명 정권의 국가 허물기와 실정을 막아내기 위해 우리가 투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동혁 “단일 대오 강조”...안정 속 쇄신 장동혁 신임 대표는 지난달 26일 오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당 대표 선거 결선투표에서 22만302표로 당 대표에 선출됐다. 장 대표는 수락연설에서 “단일 대오에 합류하지 못하고 당을 분열로 몰고가는 분들에 대해서는 결단이 필요하다”며, “저는 원내에서 단일 대오가 되지 않는다면 밖에 있는 우파 시민들과의 연대가 오히려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믿을 것은 싸울 의지가 있는 자유우파 시민들과 연대해 싸우는 것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원내에서 분란이 계속되고 그것을 묵인, 방치한다면 그분들과 연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며, “그런 연대와 힘을 모으는 과정에서 장애가 되고 방해가 된다면 결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당 핵심 인사에는 사무

경제

더보기

사회

더보기
한국학중앙연구원, 이념의 경계를 넘나든 지식인, 설정식의 문학적 궤적을 돌아보다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한국학중앙연구원 출판부가 광복 80주년을 맞아 격동의 한국 근대사를 온몸으로 겪어낸 작가 설정식(薛貞植, 1912~1953)에 주목했다. 이번에 펴낸 『설정식 문학선: 해방의 문학, 청춘의 상상력』은 희곡, 논평, 대담, 소설을 중심으로 기존에 공개되지 않았던 설정식의 문학 자료들을 담고 있다. 엮은이의 상세한 해설을 더해 독자들이 설정식의 삶과 문학을 유기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왔다. 설정식, 격랑의 한국 근대사를 극적으로 살다 간 작가 설정식의 삶은 그야말로 한 편의 드라마였다. 1912년 함경남도 단천에서 태어나 경성에서 자란 그는 1929년 광주학생운동 서울 시위에 가담했다는 이유로 경성공립농업학교에서 권고 퇴학을 당했다. 이후 중국, 일본을 거쳐 경성으로 돌아왔고, 연희전문학교를 최우등으로 졸업한 뒤 미국 마운트유니언대학과 컬럼비아대학에서 유학 생활을 이어갔다. 해방 후에는 셰익스피어의 『햄릿』을 국내 최초로 완역하고 미군정청의 관료로도 활동하는 등 엘리트 지식인의 면모를 보였지만, 미군정청에 몸담으면서도 조선공산당에 입당하는 이율배반적인 행보를 보였다. 또한 국민보도연맹에 가입했다가도 결국 한국전쟁 중에 월북하여 휴전회

문화

더보기
나와 타인을 이해하는 심리적 안내서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좋은땅출판사가 ‘에니어그램 명상상담 전략’을 펴냈다. 이 책은 현대인이 겪는 심리적 불안과 대인관계의 갈등을 다루며, 아홉 가지 성격 유형을 통해 자기 이해와 관계 회복의 길을 안내하는 심리 지침서다. 저자는 에니어그램 이론에 명상상담을 결합해 각 유형의 특성과 패턴을 드러내고, 이를 극복할 수 있는 구체적인 전략을 제시한다. 단순히 성격을 분류하는 데 그치지 않고, 어린 시절의 경험과 현재의 관계 문제를 연결해 설명함으로써 독자가 자기 성찰의 깊이를 더할 수 있도록 돕는다. 저자 김문자는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명상심리상담학과에서 상담심리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대학교 상담심리센터 객원 상담사를 역임한 바 있다. 현재는 명상에니어그램 교육원 원장으로 활동하며 명상과 심리상담을 접목한 다양한 연구와 실천을 이어가고 있다. 저자는 ‘명상상담프로그램이 여대생의 스트레스 감소에 미치는 영향’, ‘에니어그램을 활용한 영상관법이 분노 감소에 미치는 영향’, ‘에니어그램 명상상담 단일사례연구’ 등 여러 논문을 통해 그 효과를 입증해 온 학자이자 상담 전문가다. ‘에니어그램 명상상담 전략’은 명상이 내면의 불안을 직면하게 하고, 에니어그램이 그 불안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생성형 AI 활용…결국 사용자의 활용 능력과 방법에 달려 있다
지난 2022년 인공지능 전문 기업인 오픈AI에서 개발한 챗GPT를 비롯해 구글의 Gemini(제미나이), 중국의 AI기업에서 개발한 딥시크, 한국의 AI기업에서 개발한 뤼튼, 미국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두고 있는 중국계 미국기업이 개발한 젠스파크 등 생성형 AI 활용시대가 열리면서 연령층에 상관없이 생성형 AI 활용 열기가 뜨겁다. 몇 시간에서 며칠이 걸려야 할 수 있는 글쓰기, 자료정리, 자료검색, 보고서, 제안서 작성 등이 내용에 따라 10초~1시간이면 뚝딱이니 한번 사용해 본 사람들은 완전 AI 마니아가 되어 모든 것을 AI로 해결하려 한다, 이미 65세를 넘어 70세를 바라보는 필자는 아직도 대학에서 3학점 학점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2일 개강 첫날 학생들에게 한 학기 동안 글쓰기 과제물을 10회 정도 제출해야 하는데 생성형 AI를 활용해도 좋으나 그대로 퍼오는 것은 안 된다는 지침을 주었다. 그러면서 “교수님이 그대로 퍼오는지 여부를 체크 할수 있다”고 큰소리를 쳤다. 큰소리가 아니라 지난 학기에도 실제 그렇게 점검하고 체크해서 활용 정도에 따라 차등 평가를 실시했다. 이렇게 차등 평가를 할 수 있다는 것은 필자가 생성형 AI 활용 경험이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