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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이화순의 아트&컬처] 동판화 연금술사 강승희, 갤러리포레서 <블랙예찬> 성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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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호 기획, ‘새벽’ 다룬 자연풍경 40여점 소개
드라이포인트, 부식 판법 융합으로 수묵화 서정성 표현
특수 제작한 ‘다이아몬드 블랙’의 신비로운 빛깔 선봬

 

새벽의 강과 산, 들과 오솔길, 그리고 이를 배경으로 한 수목과 화초들...

수묵화 같은 감성적인 동판화에 40년간 매진해온 작가 강승희 교수(추계예술대학). ‘동판의 연금술사’로 불려온 그가 9년만에 펼친 ‘새벽’ 풍경의 동판화전이 20일 서울 서초동 갤러리포레(대표 서미진)서 성료되었다. 2014년 노화랑 전시 이후 9년만이었다.

 

강승희는 ‘새벽’이란 주제로 일관해왔다. 고즈넉한 새벽녘의 서정이 수묵화 같은 분위기를 담고 있다. ‘새벽’ 시리즈는 5시30분이라는 시점이 명확히 제시되어 있다. 콘크리트 빌딩과 광고물 그리고 전신주 사이로 밝아오는 도시의 새벽을 담은 작품은 여명과 어둠의 대비를 통해 동양적 명상의 세계로 이끄는 듯하다. 

 

왜 ‘새벽’이었을까?

이에 대해 강승희는 “대학때 고향 제주와 가족을 떠나 상경했는데, 늘 고향과 가족이 그리웠다. 매일 새벽 5시30분에 깨어나면 어슴프레한 미명 속에서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밀려왔다. 그 ‘그리움’ 때문에 약 40년간 작품 주제는 ‘새벽’이었다”고 말했다. 풍광 좋은 제주도가 고향인 그는 삭막한 서울의 새벽 풍경에서 자연을 발견하고 고독함을 치유하는 새벽을 소재로 줄곧 작업했다.

 

강승희의 동판화는 주제와 기법 그리고 색채에서 독보적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우선 그가 신택한 주제는 ‘새벽’으로 일관되어 왔다. 동틀녘의 ‘도시 풍경’에서 시작해 ‘자연 풍경’으로 이어지는 ‘새벽’ 시리즈는 5시 30분이라는 시점이 명확히 제시되어 있다. 그가 작품으로 보여주는 도시의 새벽은 여명과 어둠의 대비가 확연하다. 그가 선택한 풍경이 자연으로 이어지면서 새벽의 서정성은 차원을 달리하게 된다.

 

평론가 고충환에 따르면 ‘비어있으면서 충만한 움직이지 않으면서 움직이는 침묵을 통해서 말하는 역설’의 시간이 그의 <새벽> 시리즈가 품은 5시 30분이다.

강승희는 “역마살이 있는지 시간 날 때마다 전국 이곳저곳을 다닌다”면서 "한강 하류 김포평야부터 전국 산하를 돌아다니며 새벽 풍경을 동판에 새겨왔다"고 말했다.

 

작가는 직접 만든 강철 니들 등 판화 도구를 쓰면서 남다른 판법 드라이포인트를 쓴다. 직접 제작한 강철 니들을 통해 수묵화의 번짐 효과를 동판화에서 보여준다. 여명의 시간대에서 바라본 자연풍경은 드라이포인트와 직접 부식 판법이 융합된 기법으로 표현해낸다. 더 구체적으로는 니들 끝이 동판의 표면에 깊숙이 파고들며 발생하는 고랑과 그 주변에 솟아오른 금속 찌꺼기에 잉크가 올려지고 프레스의 압력으로 풍부한 표정의 점과 선이 완성되고 수묵화의 효과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강승희가 동판화를 위해 선택한 색채는 블랙이다. 도시와 자연의 새벽이 이제 막 생명의 움을 틔우는 듯한 심오함을 품고 있다. 그의 동판화에서 발견되는 블랙의 계보학은 먹빛에 젖줄을 대고 있다.

천연 원료로 만들어낸 자연스럽고 깊은 먹빛의 계보학이다. 해뜨기 직전의 여명과 같은 밤하늘의 색깔로 푸른빛이 도는 송연묵(松煙墨), 해가 지고 난 뒤의 밤하늘 색깔로 황혼처럼 붉은 빛이 도는 유연묵(油煙墨)이 좋은 예다. 작업을 할 때는 적·청·녹·흑·백을 모두 섞은 블랙 30%와 순수한 블랙 70%를 철판에 끓인 후 특별한 '다이아몬드 블랙'을 만들어 쓴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평론가 김영호(중앙대 명예교수)는 “강승희가 제작 사용하는 블랙은 청색과 녹색 그리고 적색을 모두 품은 색으로 오방색의 신비로운 기운을 지니고 있다”면서 “그의 블랙은 원형적 세계의 빛이라 부를 어떤 색감의 서정을 보는 이들에게 선사해준다”고 평한다.

 

고향 제주 향한 그리움으로 ‘새벽’을 주제 삼아

제주에서 태어난 강승희는 오현고를 졸업하고 홍익대 서양화과에 입학했다. 그에게 서울은 고층 빌딩과 소음의 도시로 낯설었다. 새벽 도시 풍경의 삭막함과 서정성에 점차 익숙하게 되고 정을 붙이게 됐다. 부전공으로 선택한 판화가 자신에게 잘 맞는 것을 느낀 작가는 동판화를 통해 한편의 수묵활 같은 서정적인 작품을 만들어내고자 노력했다.

 

국내에 판화과가 개설된 것은 1988년. 홍익대와 추계예술대가 학부에 판화과를 개설하면서 국내에서 판화 연구가 시작되었다. 국내에 판화과가 개설되기 전까지 판화는 화가들이 몫이었다. 국내에서 화가 수업을 받은 작가들이 외국에서 판화를 공부하고 돌아와 강단에 서거나 그룹을 조직해 판화의 보급에 앞장섰던 시절이었다.

 

강승희는 대학 3학년에 재학 중이던 1986년 회화과에 개설된 판화 수업을 부전공으로 공부하면서 동판화에 천착하기 시작했다.  대학 졸업 후에는 본격적으로 판화로 작품 제작에 몰두했다. 그의 연구 실적은 유고슬라비아와 일본의 유수한 국제판화공모전에서 인정을 받아 판화가로서 입지를 굳혔다. 1994년 추계예술대 판화과 교수로 초빙되어 후진을 양성하고 있다.

 

 

작가는 대학원 때 유럽을 여행하면서 ‘서양화로는 더 이상 새로울 게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특히 한국은 중국과 일본에 비해 판화에 대한 인식이 낮아 이를 바로 잡고 싶은 마음이 컸다고 한다.  그에게 동판화 작가의 길은 이렇게 운명처럼 다가왔다.  특히 해외 판화공모전 수상 후 정통 동판화의 계보 속에서 새로운 판법을 지속적으로 실험하며 독자적인 세계를 일구어 왔다.

 

그의 초기작들은 도시의 새벽 풍경들을 자신의 심상 풍경으로 구현한 동판화 작품이었다. 오랫동안 살았던 번잡한 도시, 서울을 떠나 김포로 내려가면서 그의 작품은 변화하기 시작했다. 강과 산 그리고 들판이 넓게 펼쳐진 풍경들로 변모했다. 순수한 새벽의 서정을 표현하기 위해 불필요한 요소들을 화면에서 걷어냈다. 비어있으나 상념과 아련한 기억만 남아있는 공간을 판화 속에 담았다.

 

 

 

갤러리포레는 지난 9월 1일 서울 서초구 방배동 서리풀 공원 근처에 개관한 신생 갤러리. 한국 신형상 미술의 계보 속에서 자신의 고유한 조형언어를 구축해 온 작가들을 소개하고 있다. 숲을 나타내는 프랑스어 ‘포레(Forêt)’를 갤러리 명칭으로 한 만큼, 생태· 생명· 환경 그리고 자연을 지향하는 갤러리의 비전을 담고 있다. 갤러리는 판화예술의 대중화를 위한 특가로 작품을 소장할 수 있는 기회로 10호 작품을 특가 200만원에 판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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