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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기자 수첩】 비판 언론 ‘입틀막’ 與나 野나 ‘도긴 개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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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뉴스 김철우 기자] 여야의 극한 정쟁에 언론 환경과 미디어 산업 전반에 짙은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과학기술과 ICT산업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언론·미디어 정책 틀을 준비하기도 바쁜데 ‘비판 언론 통제’라는 하나의 이슈가 전체를 집어삼키는 모양새다. 범용 인공지능(AGI) 시대가 눈앞에 왔지만 ‘인공지능기본법’은 21대 국회에서 표류하다 폐기됐다. 해당 상임위인 국회 과학정보기술방송통신위원(과방위)는 여야 전쟁터로 전락한 지 오래다. 22대 국회가 얼마 전 개원했지만 전반기 상임위원장 자리를 두고 여야는 벼랑 끝 대치를 이어가고 있다. 당장은 오는 8월로 임기가 종료되는 MBC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와 KBS 이사진 임명을 염두에 둔 줄다리기로 보인다.

 

언론을 길들이고 자기편으로 만들기 위한 여야의 모습은 도긴 개긴이라는 생각이다.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는 열 달째 2인체제로 파행 운영 중이다. 지난해 12월 법원에서 ‘방통위 2인체제 의결’에 문제가 있다는 판결이 나왔지만 윤석열 정부는 해결할 의지가 없어 보인다. 방통위가 합의제 기구의 위상을 상실하고 대통령이 직접 임명한 위원장과 부위원장 2인으로만 ‘편법 운영’되면서 정치적·사회적 갈등의 진원지가 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책임이 크다.

 

야권은 또 어떤가? 22대 국회가 열리자마자 더불어민주당에서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지난 국회에서 언론자유 침해 논란을 부른 언론 대상 징벌적 손해배상제 카드를 다시 꺼내든 것이다. 정청래 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31일 ‘악의적 보도’로 인격권이 침해되면 손해액 3배 범위에서 배상을 명할 수 있는 내용의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정권 비판적인 언론사에 방통위와 선거방송심의위원회의 법정제재가 난발되고 압수수색이 이뤄지는 상황에서 징벌적 손해배상제가 자칫 ‘언론 입틀막’에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당장 보수 진보 가릴 것 없이 언론계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기준이 모호하고 추상적인 ‘악의적 보도’라는 개념으로 언론사에 손해배상을 요구한다면, 이는 필연적으로 언론 보도의 위축을 불러올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특히, 계속 지적되었던 봉쇄소송 우려에 대한 대비책이 담기지 않아 권력자들이 이를 남용해 감시·비판 보도를 옥죄고, 언론자유를 위협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 문제다. 이 때문에 2021년 7월 해당 법안을 민주당이 강행처리하려다 역풍을 맞았던 전례가 있다. 

 

속도 경쟁이 격화하고, AI·ICT 기술과의 접목으로 미디어 환경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언론보도로 인한 실질적 피해 구제 방안은 반드시 필요하다. 여당이든 야당이든 자기 정책에 대한 일관성을 갖는 것도 나무랄 일은 아니다. 하지만 언론은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대상이 아니다 해당 법안의 공동발의자인 양문석 민주당 의원처럼 자기 입에 맞지 않는다고 징벌적 손배제를 통해 “한 축을 무너뜨리겠다”는 식이면 곤란하다. 특정 언론을 없애기 위해 법안을 내겠다는 발상이 언론자유를 지키겠다는 민주당에서 나온 게 황당할뿐더러 민주당의 정체성에 맞는지도 의문이다. 양 의원은 문재인 정부시절 방통위 상임위원을 지냈던 터라 더 그렇다. 언론단체에서는 윤 대통령이 좋아할 법안이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방통위를 가급적 빨리 정상화하는 게 중요하다. 공영방송을 둘러싼 사회적 갈등과 정치적 대립을 해소하면서 미디어콘텐츠산업과 플랫폼에 대한 정리가 시급하기 때문이다. 전통 미디어의 뉴스 편향성 문제는 물론 포털·유튜브 등 새로운 언론 소비채널과 알고리즘에 대한 공론의 장을 제공하고 사회적 조율을 거쳐 언론과 미디어콘텐츠산업 전반에 대한 새로운 기준 마련에 속도를 내야 한다. 갈등의 골이 깊은 만큼 해법 마련이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정치, 사회적 대타협 없이는 해결할 수 없는 일이다. 

 

다행히 그런 사례가 있다. 김대중 정부 초기 방송 개혁을 위한 사회적 논의 기구로 출범했던 ‘방송개혁위원회’는 유효한 참고 사례다. 방송개혁위원회 논의 결과를 법제화하는 과정에서 당시 야당이었던 현 보수정당도 크게 반대하지 않았다. 빈손으로 끝났지만 이명박정부 시절 언론관계법 타결을 위한 사회적 논의 기구로 국회가 주도해 ‘미디어발전국민위원회’를 설치해 운영한 사례도 있었다. 국회 중심으로 사회적 논의 기구를 구성해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등 여야 간 핵심 쟁점을 다시 논의하는 것도 검토해 볼 만하다. 언론·미디어산업 정책 틀을 원점에서부터 새롭게 짠다는 자세로 시작하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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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고통 속에서도 피어나는 희망의 시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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