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지난 7일 한국마사회(회장 정기환) 렛츠런파크 서울이 2만 8천여 관중의 뜨거운 함성소리로 가득찼다. OBS 코리아컵(IGⅢ, 1800m, 총상금 16억원)과 코리아스프린트(IGⅢ, 1200m, 총상금 14억원)를 ‘직관’하기 위해 모인 사람들이었다.
올해로 8회차를 맞이하며 점차 경주의 수준과 품격을 높여나가고 있는 코리아컵·스프린트에는 일본, 홍콩, 미국 등 경마선진국의 우수 경주마 68두가 예비등록을 통해 출전의사를 밝혔고 일본 6두와 홍콩 2두가 최종 출전하며 박진감 넘치는 경주를 예고한 바 있다.
한국 9두, 일본 3두, 홍콩 1두 등 총 13두가 출전해 치열한 승부를 펼친 코리아스프린트에서는 홍콩의 ‘셀프임프루브먼트(단승 16.3배, 연승 4.1배)’가 유력한 우승후보였던 일본의 ‘치카파(단승 1.3배, 연승 1.0배)’를 막판 추입으로 제압하고 우승을 차지했다. 외국마의 압도적인 실력에 한국은 다소 주춤한 모습을 보여주었으나 ‘슈퍼피니시’와 김용근 기수가 3위로 들어오며 과천벌을 수성했다.
한국마사회는 이미 전세계 26개국에 경주 실황을 수출, 연 1200억원의 매출을 내고 있지만 이번에 최초로 홍콩에 코리아컵과 코리아스프린트 경주를 수출하며 123.9억원의 매출을 올렸는데, 홍콩자키클럽(HKJC)의 샘나티 발매본부장은 “홍콩 내에서는 이번 원정과 홍콩 말의 우승에 대해 비관적(hopeless) 시각도 있었다. 하지만 우수 경주마 원정 장려를 위한 한국마사회의 다양한 노력과 공정하고 체계적인 대회 운영 등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며 “홍콩의 경주마가 우승하게 되어 기쁨과 동시에 K-경마의 저력을 실감한 기회였다”고 말했다.
‘셀프임프루브먼트’의 조교사 만(Manfred Man Ka Leung)은 “투지가 있는 말이기 때문에 1~2두를 선두에 두고 그 페이스를 추격하다 따라잡는 전략”이라고 밝혔었는데 전략이 정확히 들어맞으며 결승선 50m를 남기고 짜릿한 추입에 성공하며 총상금 14억의 절반인 7억원을 손에 쥐었다. 단 1분 10.5초만에 얻어낸 결과였다. 2위 ‘치카파’는 0.1초 뒤진 1분 10.6초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코리아컵에서는 이변이 일어났다. 젊고 강한 일본의 경주마 ‘램제트’와 ‘두라에레데’가 가장 높은 인기를 모았는데, 이들을 제치고 7세 베테랑인 ‘딕테이언’이 우승을 차지한 것이다. 순위권 안에는 들 것으로 예상되었지만 우승을 차지할 것이라고 기대하는 이들은 많지 않았던 만큼 ‘딕테이언’의 우승에 팬들은 희비가 엇갈렸다.
2위는 홍콩의 ‘챈쳉글로리’, 3위는 일본의 ‘램제트’, 4위는 한국대표격인 ‘스피드영’이 차지했다. 리딩자키 중 한명인 김혜선 기수와 함께였다. 많은 기대를 모았던 한국의 ‘석세스백파’도 경주 초중반 선전했으나 마지막 직선주로 들어서며 힘이 빠진 듯 뒤로 밀려났다.
각 경주에서 우승한 ‘셀프임프루브먼트’와 ‘딕테이언’은 거액의 상금과 함께 올해 11월 미 캘리포니아주 산타아니타 경마장에서 개최될 브리더스 스프린트와 브리더스 더트마일의 출전권도 자동 획득하게 되었다.
세계 경마무대에서 점차 위상을 쌓아가고 있는 코리아컵과 코리아스프린트는 미국 최대 규모 경주마 경매회사인 OBS(Ocala Breeders Sales Company)와 버번위스키의 대명사인 ‘우드포드 리저브’를 보유한 한국브라운포맨과 스폰서십을 체결하는 등 레저스포츠로서의 위상도 다져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