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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병장수백세

【건강백세】 현대인은 왜 잠들지 못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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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인, 늦은 저녁식사, 스마트폰 등
불면의 라이프 스타일 심화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잠들기 힘들거나 수면 중 자주 깨는 등 수면의 질이 낮아 낮 시간 피로를 느끼는 경우를 말하는 수면장애는 도시인의 만성적 문제다. 수면장애는 고혈압 당뇨 등의 원인이 되는 대사장애와 치매 등을 유발하며 우울증 등의 정신건강에도 문제를 발생시킨다.

 

스마트폰 과다 사용, 수면 건강 위협

 

수면장애의 원인은 신체리듬을 깨트리는 호르몬이나 환경적 영향, 스트레스 등의 다양한 요인이 있다. 수면무호흡증, 하지불안증후군 등을 비롯한 신체적 질환 이외에 현대인들의 수면을 방해하는 대표적 원인은 카페인과 음주, 불규칙한 생활습관 등이다.

 

잠을 자고 일어나는 시간을 규칙적으로 만들고 낮잠을 자지 않으며 적당한 운동을 하는 생활습관을 만들면 일상적 수면장애를 치료하는 데 도움이 된다.

 

스마트폰은 현대인의 불면증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다. 고려대 안암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조철현 교수 연구팀은 최근 불면증 증상을 호소하는 성인 246명을 대상으로, ‘스마트폰 과다 사용 위험도’와 ‘수면·정신건강 지표’ 간의 연관성을 분석한 결과 스마트폰을 과도하게 사용하는 불면증 환자는 수면의 질 저하와 함께 우울·불안 위험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연구 시작 시점에 스마트폰 과다 사용 선별 설문을 통해 참가자를 고위험군과 저위험군으로 구분한 뒤, 스마트폰 앱과 웨어러블 기기를 활용해 일상 속 수면, 활동, 심박수 등 행동 및 생체 데이터를 연속적으로 수집했다. 이를 통해 설문 점수에 따른 차이가 일시적인 상태가 아니라 일상생활 속에서 지속적으로 관찰되는 패턴인지를 확인했다.

 

분석 결과, 스마트폰 과다 사용 고위험군은 저위험군에 비해 중등도 이상 불면증에 해당할 가능성이 약 2.6배 높았으며, 주관적 수면의 질 저하 가능성도 약 2.4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생체리듬 안정성을 평가하는 지표에서도 고위험군은 저위험군 보다 생체리듬 불안정이 동반되는 경향을 보였다.

 

정신건강 지표에서도 유의한 차이가 확인됐다. 스마트폰 과다 사용 고위험군은 우울 증상 위험이 약 2.8배, 불안 증상 위험이 약 1.6배 높은 것으로 분석됐으며, 이러한 결과는 연령, 성별, 체질량지수(BMI)를 보정한 이후에도 유지됐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아동병원 란 바르질레이 소아·청소년 정신과 의사가 미국 21개 지역의 1만 500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에서는 12살에 스마트폰을 받은 아이들의 수면의 질이 나쁘거나 비만일 가능성이 높게 나타났다.

 

야식은 악몽을 부른다

 

저녁을 늦게 먹는 현대인의 라이프 스타일도 불면의 원인이 된다. 특히, 음주를 하거나 고열량 음식을 먹기 쉬운 저녁식사 문화는 잠의 질을 낮춘다. 술을 마시고 잠드는 습관은 정상적인 수면 단계의 진행을 방해하기 때문에 매우 위험하다.

 

술은 빨리 잠들게 하기 때문에 잠드는데 효과적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깊은 숙면에 이르는 것을 방해하기 때문에 수면의 질을 낮춰서 결국 잠을 자도 졸리고 피곤한 수면장애에 이르게 한다.

 

소화가 안되는 음식을 먹었을 때도 숙면에 방해가 된다. 캐나다 몬트리올대 연구진이 음식과 수면의 연관성을 분석한 연구 결과 자기 전 치즈, 우유 등 유제품을 많이 섭취하면 악몽을 꿀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악몽을 꾸거나 과격한 꿈을 꾸는 것은 숙면을 취하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발표에 따르면 연구진은 캐나다 맥이완대 학생 1,082명을 대상으로 수면 시간과 질, 꿈의 빈도, 정신·신체 건강 상태, 특정 음식과 꿈의 연관성 등을 설문조사했다. 그 결과 응답자의 40.2%는 늦은 밤 음식 섭취가 수면에 영향을 준다고 답했으며, 이 중 24.7%는 특정 음식이 수면을 악화시킨다고 답했다.

 

수면에 영향을 주는 음식으로는 과자, 매운 음식, 유제품 등을 꼽았다. 또, 응답자의 5.5%는 섭취한 음식이 꿈의 내용에 영향을 준다고 느꼈다고 답했으며, 이 중 다수는 단 음식이나 유제품을 먹었을 때 더 불안하거나 기괴한 꿈을 꿨다고 답했다.

 

연구진은 유제품 과다 섭취 시 유당불내증으로 인한 위장 장애가 수면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위장 장애로 인한 불편감이 꿈에도 반영돼 수면의 질 전반을 떨어뜨리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잠 못 이루는 밤에 대한 근심으로 악영향

 

수면이 건강에서 중요하다는 정보가 널리 알려지면서 오히려 이것이 독으로 작용하는 경향도 있다.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석주 교수 연구팀은 불면증을 호소한 60세 이상 45명을 대상으로 노년에서 수면에 대한 기대와 걱정이 뇌파 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살핀 결과 ‘좋은 잠’에 지나치게 매달리는 심리적 압박감이 노년의 불면을 부추긴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나이가 들수록 수면 시간이 짧아지면서 숙면에 대한 갈망이 생기기 쉽지만 노년의 불면증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키는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62채널 뇌파 증폭기를 이용해 연구 참가자의 뇌파(qEEG)를 확인하고, 연구 참가자의 현재 수면 상태와 태도, 불면증에 대한 스트레스 반응 등을 동시에 분석했다. 연구에 등록한 환자들의 평균 나이는 68.1세로 모든 참가자가 임상적으로 유의미한 수면 장애를 호소했고, 경미한 우울증과 불안 증상을 보였다. 인지기능은 모두 정상이었다. 잠 못 이루는 밤에 대한 근심이 있을 뿐 주변에서 쉽게 마주하는 흔한 노년의 특징을 갖췄지만, 이들의 뇌파는 특이한 양상을 보였다.

 

연구팀에 따르면 수면에 대한 비합리적 신념(DBAS-16)이 큰 사람은 뇌의 모든 영역에서 베타파가 증가했다. 베타파는 흔히 뇌가 깨어 있었을 때 측정된다.

 

연구 참가자들 중 충분히 잠을 못 자면 다음 날 문제가 생긴다고 믿거나 수면 환경이 완벽해야 좋은 잠을 잘 수 있다는 믿음이 비합리적 수준일 때 베타파가 과도하게 높게 관찰됐다. 잠자리에서 잠에 대한 인지적 반추, 즉 잠에 대한 걱정을 곱씹으면서 잠들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를 해소하려면 스트레스 대처 능력이 중요한데, 참가자는 이런 능력도 감소해 있다는 게 뇌파로 확인됐다. 수면 반응성 설문(FIRST)을 통해 스트레스 상황에서 수면이 얼마나 방해받는지 조사한 결과 반응성이 높은 사람들은 뇌의 전 영역에서 델타파와 세타파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델타파와 세타파는 깊은 수면 상태에서 주로 관찰되는데 깨어 있을 때 비정상적으로 높다는 건 뇌가 비활성화되고 스트레스 대처 능력이 감소했다는 증거다.

 

스트레스 상황이 걱정을 만들고, 이로 인해 잠 못 이루는 날이 많아지자 잠에 대한 고민으로 이어져 불면의 밤이 반복되는 악순환이 발생한다는 의미다.

 

이와 관련해서 장기적 목표에 대한 끈기와 열정을 뜻하는 심리학적 특성인 ‘그릿(GRIT)’이 강할수록 불면증의 발병률과 중증도는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도 존재한다.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윤창호·김재림 교수 연구팀은 ‘한국인 수면-두통 연구설문’을 통해 수집한 2500여 명의 데이터를 회귀 분석해 그릿과 불면증의 연관성을 밝히는 연구를 진행한 결과를 밝혔다. 그릿은 근성, 끈기, 대담성, 회복 탄력성, 야망, 성취욕, 성실성 등의 심리 요소로 구성돼 있다. 그릿 점수가 높을수록 좌절 상황에서도 인내심을 가지고 성취 실현에 대한 노력을 이어가는 경향이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윤창호 신경과 교수는 “그릿은 우울증 등 불면증을 유발하는 요인에 대해 완충 작용을 하고, 압박·스트레스 상황에 대한 우리 몸의 대응력을 강화함으로써 불면증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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